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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화학·나노과학과 장원준·홍승우 교수

장원준·홍승우 교수 공동연구팀, 촉매의 ‘반응 순서’ 제어로 알킬–알카이닐 교차결합의 오랜 난제 극복

장원준·홍승우 교수

화학·나노과학과

반응성 불일치 뒤집는 ‘알킬 우선 순차 활성화’ 구현… 비활성 3차 알킬 할라이드와 복잡한 천연물 유도체까지 적용

세계적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게재


화학·나노과학과 장원준·홍승우 교수 공동연구팀이 반응성 차이가 커 직접 연결하기 어려웠던 비활성 알킬 할라이드와 알카이닐 할라이드를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새로운 니켈 촉매 반응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두 출발물질의 반응 속도를 맞추는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촉매가 두 출발물질을 활성화하는 '순서'를 리간드를 통해 제어하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IF = 18.1)에 최근 게재됐다.


탄소–탄소 결합을 선택적으로 만드는 기술은 의약품, 천연물, 기능성 소재 등 복잡한 유기 분자를 합성하는 데 핵심적이다. 특히 알카인은 여러 종류의 화합물로 전환할 수 있는 유용한 구조이지만, 알킬 조각과 알카이닐 조각을 직접 연결하는 C(sp³)–C(sp) 결합 형성은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뎠다. 교차 친전자체 짝지음(cross-electrophile coupling, XEC)은 할로젠과 같은 이탈기를 지닌 두 유기 친전자체를 환원 조건에서 직접 연결하는 반응이다. 따라서 반응성이 높고 취급이 까다로운 유기금속 시약을 미리 제조해야 하는 기존 교차 짝지음 반응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문제는 비활성 알킬 할라이드와 알카이닐 할라이드를 함께 사용하면 두 화합물의 반응성이 크게 어긋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조건에서는 알킬 할라이드로부터 결합에 필요한 중간체가 형성되기 전에 알카이닐 할라이드가 먼저 활성화되기 쉽다. 그 결과 서로 다른 두 출발물질이 결합하는 대신 알카이닐 할라이드끼리 결합해 1,3-다이인 부산물이 생성된다. 기존에는 이를 피하기 위해 라디칼을 쉽게 만드는 활성화 알킬 전구체를 별도로 합성하고, 두 출발물질의 활성화 속도를 비슷하게 맞추는 방식이 주로 활용됐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추가적인 합성 단계가 필요할 뿐 아니라, 구조가 단순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비활성 알킬 할라이드를 그대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두 화합물의 반응 속도를 맞추는 대신, 촉매가 출발물질을 활성화하는 순서 자체를 바꾸는 방법을 택했다. 니켈 중심에 세 곳으로 결합해 촉매의 반응성을 조절하는 세 자리 리간드(tridentate ligand)를 도입함으로써, 본래 반응성이 낮은 알킬 할라이드가 알카이닐 할라이드보다 먼저 활성화되는 '알킬 우선 순차 활성화(alkyl-first sequential activation)' 경로를 구현했다. 실제로 이 리간드가 결합한 니켈(0) 착물은 알카이닐 브로마이드와 반응할 때보다 알킬 할라이드 반응할 때 약 20배 빠른 반응 속도를 보였다. 그 결과 알킬–니켈 중간체가 먼저 형성된 뒤에야 알카이닐 친전자체가 반응에 참여하게 되고, 알카이닐 화합물끼리의 부반응이 억제되어 원하는 C(sp³)–C(sp) 결합이 선택적으로 형성됐다.


장원준·홍승우 교수 공동연구팀, 촉매의 ‘반응 순서’ 제어로 알킬–알카이닐 교차결합의 오랜 난제 극복


개발된 반응은 다양한 작용기를 지닌 비활성 1차·2차 알킬 할라이드는 물론, 입체적으로 혼잡해 기존 알카이닐화 반응에 적용하기 어려웠던 3차 알킬 할라이드에도 적용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비활성 3차 알킬 친전자체와 알카이닐 친전자체의 환원적 교차결합을 구현한 최초의 보고 사례다.


또한 에스트론, 콜레스테롤, α-토코페롤(비타민E), 노트카톤(nootkatone)에서 유래한 복잡한 분자도 출발물질로 활용할 수 있었다. 특히 α-토코페롤 유래 알킬 조각과 에스트론 유래 알카이닐 조각처럼 부피가 큰 두 분자 조각을 직접 연결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는 복잡한 분자의 구조를 합성 후반 단계에서 효율적으로 변형하고 다양한 유도체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기존에는 반응성이 다른 두 친전자체의 속도를 조절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촉매가 어느 친전자체를 먼저 활성화할지를 바꾸는 것만으로 반응 경로와 선택성을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활성화 순서를 촉매 설계의 새로운 변수로 활용하는 이번 전략은 앞으로 서로 반응성이 맞지 않는 다양한 화합물을 연결하는 촉매 개발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우수신진연구,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신진연구자 인프라 지원사업) 및 △본교 자율운영중점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본교 화학·나노과학과 김나영 석박사통합과정생과 전혜리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장원준·홍승우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Ligand-controlled sequential activation enables nickel-catalysed alkyl–alkynyl coupling」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김나영 석박사통합과정생, 홍승우 교수, 장원준 교수, 전혜리 연구원(왼쪽부터)

김나영 석박사통합과정생, 홍승우 교수, 장원준 교수, 전혜리 연구원(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