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영·최선 교수 공동연구팀, 암세포 사멸 유도하고 치료 경과까지 알려주는 ‘자가보고형 항암분자’ 개발
윤주영·최선 교수
화학·나노과학전공, 약학과/글로벌 AI 신약개발 연구센터
미토콘드리아 손상부터 암세포 사멸까지 실시간 추적 가능한 단일분자 항암 플랫폼 제시
화학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게재
화학·나노과학전공 윤주영 교수와 약학대학·글로벌 AI 신약개발 연구센터 최선 교수 공동연구팀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면서 동시에 약물이 세포 안에서 작동하는 과정을 스스로 형광으로 보여주는 ‘자가보고형(Self-Reporting) 항암분자’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남기택 교수(연세대 의대), Hua Zhang 교수(중국 허난사범대)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치료 경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가보고형 소분자 항암 플랫폼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IF 17.6)에 최근 온라인 게재되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항암분자 자체가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동시에, 자신이 암세포 안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형광 신호로 스스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항암제가 세포 안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확인하기 위해 별도의 형광 염료나 진단용 프로브(탐지물질)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외부 프로브는 약물 작용을 방해하거나 실제 치료 효과와 다른 신호를 낼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자가보고형 항암분자’는 추가적인 진단제나 보조 프로브 없이 하나의 항암분자 자체가 치료제이자 리포터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즉 단일분자가 암세포를 표적으로 작용하면서 자신의 세포 내 이동 경로와 치료 반응을 형광 신호로 나타내는 새로운 개념의 소분자 항암 플랫폼이다.
연구팀은 항암 작용과 형광 추적 기능을 하나의 분자 구조 안에 통합한 양이온성 형광 항암분자 DPP 계열을 설계했다. 이 가운데 DPP-1과 DPP-2는 암세포 안으로 들어가 미토콘드리아에 축적된 뒤, 미토콘드리아 손상과 활성산소 생성을 유도해 암세포 사멸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에너지 생산뿐 아니라 세포 생존과 사멸을 조절하는 핵심 소기관으로, 암세포의 비정상적 에너지 대사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특히 DPP-1과 DPP-2는 낮은 농도에서는 미토콘드리아에 머물다가,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어 미토콘드리아 안팎의 전기적 차이인 막전위가 무너지면 핵으로 이동하며 형광 위치가 변했다. 즉, 약물이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키면 그 결과가 ‘미토콘드리아에서 핵으로 이동하는 형광 신호’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약물이 세포 안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미토콘드리아 손상이 진행되는지, 세포사멸 단계로 이어지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자가보고형 항암분자의 작동 원리 개념도 ┃ DPP 계열 항암분자는 암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 축적된 뒤 미토콘드리아 손상과 활성산소 생성을 유도한다.
이후 미토콘드리아 안팎의 전기적 차이인 막전위가 무너지면 형광 신호가 미토콘드리아에서 핵으로 이동하며, 이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손상부터 암세포 사멸까지의 치료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형광 이동이 실제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반영한다는 점도 검증했다. 미토콘드리아 막전위를 인위적으로 무너뜨리는 물질을 처리하자 DPP 형광이 미토콘드리아에서 핵으로 이동했고, 막전위가 회복되면 다시 미토콘드리아로 돌아오는 현상이 관찰됐다. 반대로 막전위를 보호하는 물질을 처리하면 핵 이동이 억제됐다. 이는 DPP 분자의 형광 이동이 단순한 위치 변화가 아니라 치료 작용을 반영하는 신뢰도 높은 자가보고 신호임을 보여준다.
항암 효과와 안전성도 확인됐다. DPP-1과 DPP-2는 HeLa, MCF-7, 4T1 등 여러 암세포에서 강한 세포독성을 보였다. 반면, L929 및 NIH-3T3 등 정상세포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독성을 나타냈다.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DPP-1 또는 DPP-2를 투여한 군은 대조군에 비해 종양 성장이 뚜렷하게 억제됐으며, 치료 기간 동안 체중 변화나 주요 장기의 뚜렷한 병리학적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종양 조직 분석에서는 치료군에서 광범위한 암세포 사멸과 세포사멸 신호 활성화가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연구팀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 단일분자 기반 암 진단·치료 융합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연구팀은 앞서 세계 최정상급 화학 학술지인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생체 내 알부민을 활용해 광감작제의 종양 표적 형광 이미징과 광역학 치료 효과를 높이는 단일분자 기반 테라노스틱 전략을 보고했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어 진단·치료 융합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Theranostics>에서는 생체 내 알부민을 천연 운반체로 활용하는 프탈로사이아닌 광감작제의 종양 표적 전달 전략을 제시했으며, 생체재료 분야의 국제적 권위 학술지인 <Biomaterials Research>에서는 알부민 결합 광감작제를 이용해 악성 뇌종양인 교종(glioma)을 표적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장했다.
이번 성과는 기존의 단일분자·알부민 결합 기반 진단·치료 융합 연구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결과다. 기존 연구가 생체 내 알부민 결합을 활용한 종양 표적화와 광역학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면, 이번 연구는 항암분자 자체가 미토콘드리아 손상, 활성산소 생성, 핵 이동, 세포사멸로 이어지는 치료 과정을 형광 신호로 실시간 보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항암분자가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동시에 그 치료 과정을 스스로 형광으로 보고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미토콘드리아 손상, 활성산소 생성, 핵 이동, 세포사멸로 이어지는 과정을 하나의 분자로 추적할 수 있어 향후 정밀 항암제 개발과 약물 반응 평가에 새로운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암세포 선택적 항암제 개발, 미토콘드리아 표적 치료제 스크리닝, 약물 반응 실시간 평가, 세포 내 소기관 간 신호전달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치료 효과를 사후에 확인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약물이 작동하는 순간을 세포 안에서 직접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밀의학 기반 항암제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본교 윤주영 교수와 최선 교수, 연세대 남기택 교수, 중국 허난사범대 Hua Zhang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본교 화학·나노과학전공 Hai Xu 박사와 약학과 윤상희 박사과정생(현 글로벌 AI 신약개발 연구센터 박사후연구원), 연세대 의대 이유라 박사는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왼쪽부터) 윤상희 박사, 최선 교수, 윤주영 교수, Hai Xu 박사
* 논문명 : 「Mitochondria-Damaging Self-Reporting Probe for Cancer Therapy (DOI : 10.1002/anie.8302619)」
* BRIC 한빛사 논문 정보: https://www.ibric.org/s.do?WDmKTeFyJf
* 관련 보도자료: https://www.dongascience.com/news/78599
https://www.ibric.org/s.do?LnkWtJLFH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