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검색 열기
통합검색
모바일 메뉴 열기

이화여자대학교

통합검색
nav bar
 
Ewha University

연구성과

    원용진 교수

에코과학부 원용진 교수팀, 인도양 심해 열수구 생물 비늘발고둥 집단 유전 구조 규명

원용진

에코과학부

인도양 6,300km 이동 경로 최초 복원

심해 생태계 연결성과 보전 전략 제시


에코과학부 원용진 교수팀이 인도양 심해 열수구(해저 화산 분출 지대)에 서식하는 희귀 생물 비늘발고둥의 유전적 이동 경로와 집단 형성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 <Current Biology>(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분야 JCI 상위 8%) 온라인 판에 2월 12일(목) 게재됐다. 


연구팀은 인도양 열수 분출구의 상징적인 고유종으로, 발에 단단하고 겹겹이 얽힌 ‘황화철 성분의 철갑’ 비늘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비늘발고둥의 집단유전체학 특성을 밝히고, 심해 해류와 ‘가상 집단(고스트 집단: 유전적 흔적은 남아 있으나 실제 표본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현재는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에 의해 형성된 남→북 방향의 비대칭적 유전자 흐름을 규명했다. 이는 인도양 열수 분출구 생물 집단 간 공급원–흡수원 역학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향후 심해 자원 채굴과 관련한 서식지 관리 및 생물 보전에 필요한 핵심 기초자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심 2~3천 미터에 위치한 심해 열수 분출구는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되고 극한적인 환경 중 하나로, 이곳 생물들이 서로 다른 지역으로 어떻게 확산하고 정착하는지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과제였다. 연구팀은 연체동물 복족류인 비늘발고둥(학명 Chrysomallon squamiferum)을 모델 종으로 삼아, 약 6,300km에 이르는 인도양 중앙해령 전역의 알려진 모든 서식지에서 표본을 수집·분석했다. 이는 해당 지역 유전적 연결성과 진화 과정을 다룬 연구 가운데 최대 규모다.


지난 25년간의 탐사를 통해 인도양 중앙해령 일대 8개 열수 분출구에서 비늘발고둥 집단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한·중·일 공동 연구로 7년간 남서인도양해령, 중앙인도양해령, 칼스버그해령 등 8개 지역을 조사하고 표본을 채집했다. 이후 총 125개체의 전장 게놈을 시퀀싱해 약 1,400만 개의 단일염기다형성(SNP)을 도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진화적 형성 과정을 재구성했다.


인도양 심해 열수 분출구 비늘발고둥의 진화 계통도와 집단별 표본 사진  흰색 원은 조상 기원 집단과 가상 집단(고스트 집단)을 나타내고, 색상이 있는 원은 오늘날 비늘발고둥이 발견된 열수 지역을 나타내며, 원 사이의 검은색 화살표는 현재의 유전자 흐름 방향과 양을 나타냄

인도양 심해 열수 분출구 비늘발고둥의 진화 계통도와 집단별 표본 사진
 흰색 원은 조상 기원 집단과 가상 집단(고스트 집단)을 나타내고, 색상이 있는 원은 오늘날 비늘발고둥이 발견된 열수 지역을 나타내며, 원 사이의 검은색 화살표는 현재의 유전자 흐름 방향과 양을 나타냄


그 결과, 이 집단은 약 24만 년 전 인도양 남부의 조상 집단에서 기원했으며, 일부 개체가 북쪽으로 이동해 새로운 서식지에 정착하면서 현재의 8개 집단으로 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멸종했거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가상 집단’이 과거 서식지 간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최남단의 롱치-두안차오 분출구 지대와 최북단의 워칸 분출구 지대는 높은 유전적 고유성을 보여서 심해 채굴 대비 보전 계획의 우선순위 후보지로 꼽혔다. 이 종의 진화와 분포에 영향을 준 환경 요인으로, 해저의 대형 변환 단층은 서식지 간 유생 교환을 방해하는 이동 장벽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발견됐다. 남→북 방향의 비대칭적 유전자 흐름은 인도양 심층 해류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추정됐는데, 심해 생물의 유생 확산을 모의한 입자-추적자 해양 물리 모델링을 통해 뒷받침됐다. 

전시영 박사과정생과 원용진 교수

전시영 박사과정생과 원용진 교수


공동교신저자인 원용진 교수와 공동 제1저자인 에코과학부 박사과정 전시영 씨는 “한중일 국제 협력을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서식지를 나눠서 탐사하고 표본을 채집해서, 대규모 게놈 분석과 해류에 근거한 입자-추적자 시뮬레이션을 결합하여 한 종의 진화사에 대해 숲과 나무를 다 보는 식으로 연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한민국 해양수산부의 ‘인도양 중앙해령대 심해열수공 생명시스템 이해’ 사업(‘17~’23)과 한국연구재단의 자율형중점연구소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시료는 다수의 국제 심해 탐사 항해와 유·무인 잠수정을 통해 채집됐으며, 한국 해양과학기술연구원(KIOST)의 이사부호 항해를 통해 발견된 ‘온누리’와 ‘온나래’ 열수 분출구 표본도 활용됐다.


논문 바로 가기: Dispersal and isolation of the scaly-foot snail across abyssal insular habitats and through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