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교육과 김혜미 교수 연구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연구성과 게재
“화산 폭발이 단순 자연재해 넘어 기후 시스템에도 영향 미쳐”
미래 기후변화 대응 위한 중요한 실마리 제공해
과학교육과 김혜미 교수(제1저자) 연구팀이 화산 활동이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지구 대기와 해양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화산 활동이 엘니뇨 발생에 미치는 원인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그 결과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했다.
대규모 화산이 폭발하면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화산 폭발 후 엘니뇨가 즉각적으로 발생하는 원리는 명확하지 않았으며, 기존의 기후 모델들이 이러한 원리를 제대로 시뮬레이션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김혜미 교수 연구팀은 기후모델의 대규모 앙상블 시뮬레이션을 통해 화산 강제력이 엘니뇨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열대 지역의 매든-줄리안 진동(Madden–Julian Oscillation, 이하 MJO)이 엘니뇨를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밝혀냈다. 화산 폭발 후 인도-태평양 지역의 육지 건조화와 바다 습도 변화로 인해 MJO 활동이 강화될 확률이 약 35% 증가하며, 이는 엘니뇨 발생 확률을 약 98%까지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화산 활동과 엘니뇨 발생 간의 메커니즘을 더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발견으로, 기후 모델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MJO 현상의 역할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A. B. : 엘치촌 화산(1982년)과 피나투보 화산(1991년) 폭발시 수분 편차 (갈색: 건조해진 구역) | C. D.: 두 화산 폭발시 MJO 활동 강도 (파란색: 활동이 강화된 구역).
화산이 폭발함에 따른 수분 분포 차이로 인해 MJO의 활동 강도가 강해짐을 나타냄.
화산 활동에 의해 발생된 기후 반응을 이해하는 것은 기후공학(climate engineering) 기술이 미칠 잠재적 영향을 예측할 수 있기에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기후를 조절하려는 기후공학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인공 화산’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성층권에 에어로졸(대기 중의 작은 입자)을 주입해 온난화 효과를 상쇄하려는 방법으로, 대규모 화산 폭발을 모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 화산 기술이 환경에 미칠 잠재적 위험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고, 앞으로 온실가스 온난화로 MJO나 엘니뇨-남방진동(ENSO)이 강해지면 기후변화에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혜미 교수팀의 연구는 미래 기후 메커니즘에 대한 중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와 기후공학에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나아가 기후 모델을 정교화하고 기상 이변과 강수 패턴 변화를 예측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화산에 의해 유도된 매든-줄리안 진동이 엘니뇨의 즉각적인 발생에 미치는 영향(Volcanically forced Madden–Julian oscillation triggers the immediate onset of El Niño)」는 본교 과학교육과 김혜미 교수와 포스텍, 서울대, 미국 코넬대와 공동연구로 한국연구재단(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