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자랑스러운 이화경영인상에 선정된 황진선 동문(경영, 90년 졸)
- 등록일201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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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결혼과 육아, 그리고 사회적 약자라는 편견이라는 넘어야하는 장벽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장벽을 '열정'으로 허물어뜨리고 남성들 사이에서 임원으로 우뚝 선 경영학과(90년 졸) 황진선 동문을 만나 인터뷰 해보았습니다.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1986년 전문 경영인의 꿈을 가지고 경영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당시에 영업은 남자들만의 성역이라는 고정관념이 팽배했지만, 1990년 한국 피앤지 영업본부에 최초의 여성 영업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호주 피앤지로 파견도 다녀오고, 영업부문에서 최초로 아시아를 무대로 뛰는 글로벌 매니저로 발령 받아 일본 피앤지에서도 근무했습니다. 2008년 제일모직을 거치고, 2013년 코웨이 최초의 여성임원이 되어 코스메틱 사업본부장으로 연구소, 영업, 마케팅을 총괄했습니다. 이제는 전문경영인으로서 좋은 기업을 더 좋은 기업으로 성장시키기는 기회를 갖기 위해 재충전을 하면서 CEO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 자랑스러운 이화경영인상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벌써 입학 30주년이 되어 ‘자랑스러운 이화 경영인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소식은 제 자신의 30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솔직히 제가 하는 행동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이 특히, 후배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기도 해요. 나이가 많이 들어가고 있는 건가 서글퍼 지기도하고요.(웃음)
지금은 일을 쉬면서 재충전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 것이 석 달째인데 “부담 갖지 말고 천천히 준비하라”는 주변의 격려가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그렇게 부족함이 많은 저에게 ‘자랑스러운 이화 경영인상’ 수상 확정이라는 소식은 더 잘하라는 격려의 갈채로 저에게 힘을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3. 기업 간 거래, B2B 분야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셨는데, 주로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여러분들에게 B2B는 생소할거에요. B2B에 대한 이해는 B2C와 B2B의 차이점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B2C는 백화점 등을 거치지 않고 파는 것이고 백화점, 마트 또는 온라인 사이트 등 기업체를 중간에 두고 물건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B2B입니다. 예를 들면 제일모직 제품을 신세계 백화점이라는 기업체를 중간에 두고 판매하는 거죠. 저는 기업의 제품이 잘 보이게끔 백화점이나 마트 등의 기업체와 협상을 하는 일을 했어요.
4. 어려웠던 점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회사가 직접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점에서 힘든 점이 있었습니다. 어떤 한정된 공간을 거치는 것이고, 자리가 매년 리뉴얼되는 것이라 기업체 사이의 경쟁이 심합니다. 그래서 판매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장점과 가치를 잘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했죠.예를 들자면 백화점별로 특성이 다른데 각 백화점의 특성을 연구하면서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던 것 같아요. 또한 저는 거래처와 윈-윈이 되기 위해서 더 소통하고 협력하며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5. 여성으로서 어려운 점이 있으셨나요.
사실 요즘 들어 여성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이 많아진다는 것을 절실히 느껴요. 물론 80-90년대에는 여성은 보험판매만 시킨다거나 비서로만 뽑는 문제가 있었죠. 하지만 몇 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적이고 편견적인 이야기를 들어요. 현재CEO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인데 면접 등의 과정에서 저의 커리어와 성과 자체를 보기보다는 ‘여성’ 이라는 안경을 쓰고 보더라고요. 그러면서 여성으로서 제가 가는 발자국이 뒤에 오는 여성들의 길을 열어주거나 막는 것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선배님의 가치관이나 좌우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치열하게 거침없이’ 가 제 좌우명입니다. 어디에서든지 늘 말하는 거예요. (웃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입니다. 모든지 쉽게 쥐어지는 것은 없으니까요. 직장 생활하면서 눈치만 보지 않고, 할 말은 주저하지 않고 한다는 의미도 있답니다. 저는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첫째는 내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인가, 둘째는 내가 하는 방법이 옳은 방법인가입니다. 이 두 가지를 생각하고, 그 답이 ‘YES’ 라면 바로 ‘치열하게 거침없이’ 실행하죠. 그래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7. 재학생 때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학생 때나 지금이나 기복이 있는 사람이기보다 늘 꾸준하게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이번에 수상할 때 대학 동기들이 말하더라고요. “너는 학교 다닐 때 꾸준히 열심히 하더니, 참 꾸준히 잘 되는구나” 라고요. (웃음) 전문 경영인으로 성공해보고 싶어서 경영학과를 지원했었기에 학교를 열심히 다녔죠.
8. 이화에서의 가르침이 사회에서 어떤 도움이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화를 통해서 여성의 자존감을 배웠습니다. 사실 이화여자대학교를 다닐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그때는 몰랐던 것들이 이제는 보여요.이화의 학생들은 누군가에게 기대거나 약한 척을 하지 않고 실행력이 뛰어나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분 좋을 때는 “이대 졸업했어요?”, “그럴 줄 알았어. 치열하게 거침없이 파고드는 분위기가 좀 다르거든,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지거든.”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였어요. 듣기에 따라서 개인마다 해석은 다르겠지만 이화의 훌륭하신 선배들 덕분에 전문적인 직장 생활의 근성을 갖고 있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9. 앞으로의 계획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도약하기 위해 재충전을 하면서 CEO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화장품, 생활용품, 패션 등을 주로 했으니까 이제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요. 또 모든 것을 총괄하는 CEO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여행도 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도 가지고 있습니다. 내일 당장 북경으로 여행을 갈 예정이에요. (웃음)
10. 마지막으로 이화의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거울을 보고 오늘도 스스로에게 도전한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후배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찾으려고 방황하면서 직장이 없다고 하지 말고 대학생이니까 열정을 가졌으면 해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같으면 금상첨화이지만, 다르다면 하고 싶은 일을 잘하기 위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늘 긍정적으로 생활하고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웃고 집을 나섭니다. 오늘도 웃고 왔어요. (웃음) 이화를 사랑하고 후배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제가 있는 이 위치에서 여러분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앞으로 제가 좋은 길을 걸어가서 길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이화투데이 리포터 김세연(14.사학), 김혜림(14.언론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