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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KOICA 연구개발팀 연구원 김지현 동문(정치외교·00년 졸)

  • 등록일2015.08.24
  • 6209

김지현1


글로벌시대가 도래하고, '지구촌'이라는 이름아래에서 많은 나라들은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많은 이화인들은 국제사회의 업무를 담당하는 직업을 한번쯤 꿈꾸곤 한다.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의 대외 무상협력 사업을 주관하는 KOICA(한국국제협력단,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는 많은 학생들의 꿈의 직장이다.

개발도상국과의 우호협력관계 및 상호교류를 증진하고, 이 국가들의 발전을 지원함으로써 국제협력을 증진하고자 하는 KOICA는 개발도상국에 직업 훈련원, 병원, 학교 등을 지어 주며 주민들의 복지 향상에 힘쓰고 있다. The Ewha가 KOICA 연구개발팀 연구원인 김지현 동문(정치외교·00년 졸)을 만났다.

01 현재 KOICA 연구개발팀의 연구원으로 어떤 일을 하시고 계신가요?

KOICA 전략기획부 밑에 연구개발팀이 있고, KOICA의 전략을 개발하는 기초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KOICA는 외교부 산하 기관이기 때문에 무상원조 정책의 전략을 세우는 데 필요한, 그리고 우리나라가 ODA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어떤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기초 연구를 하고 있어요.

저는 그 안에서 ODA 집행 체제나 앞으로 15년 동안 국제개발협력을 좌우하게 될 의제(POST-2015), 동향을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큰 흐름을 따라가는  연구를 주로 하고 있어요.

02 KOICA의 연구원으로 일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우선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KOICA의 연구 과제와 관련된 공부를 했습니다. 우리나라에 ODA  무상원조 기관이 많기는 하지만, 연구 기능을 함께 하는 곳이 흔치 않거든요. 이렇게 국가적 시스템이나, 발전 동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기능을 가진 기관들도 많지 않죠. 제가 갖고 있는 능력이 조금이라도 더 발휘되고,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는 곳이 KOICA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곳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03 국제개발협력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언제이셨나요?

솔직히 말하면, 대학에 다닐 땐 이런 영역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제가 석사를 미국에서 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안보학을 공부했었죠. 이후 한국에 들어와서, 전공과 관계없이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라는 정부출연연구원에서 국제협력 담당으로 일을 하게 됐어요. 그 일의 상당부분이 개발도상국과의 과학기술 협력이었죠. 그 때,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과의 협력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어요. 이러한 활동이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공부하고 싶어서 박사 과정을 관련 분야로 하게 됐습니다.

김지현2 04 국제개발협력이나 국제기구 등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 학생들은 국내외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우선은, ‘국제개발협력’이라는 것이 정의하기가 어려운 영역이에요. 또 학문적인 접근법이 매우 다양하거든요. 그래서 우선은 다양한 접근법들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KOICA에 입사하는 신입직원 분들을 보면 대학원 출신이 많긴 해요. 학부 때는 국제개발협력에 대해 전공과목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죠. 국제개발협력이라는 것이 굉장히 다학제적이고, 사회 전반의 시사적인 것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혼자서 모든 영역을 다 스스로 하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 기초적인 지식을 쌓는 차원에서 1년 반, 2년 석사를 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05 일을 하시면서 언제 가장 뿌듯하고, 언제 가장 힘드신가요?

업무의 특성상, 큰 흐름 속에서 작은 일조를 한다는 것이 좋아요. 국제사회에서 하는 여러 가지 협상이나, KOICA의 전략 등에 제 의견이 고려될 때 가장 뿌듯한 것 같아요. 일련의 프로젝트에 손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뿌듯해요. 작은 것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이 일을 하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힘든 점은 없는 편이에요. 하지만 힘든 점을 굳이 꼽자면,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 조금 안타까워요. 무상협력이 선진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요소 중의 하나지만, '우리도 먹고 살기 바쁜데 다른 나라를 도와주냐, 그런 거 필요 없다'와 같은 시선들이 있거든요. 세대가 바뀌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데, 우리가 노력하고 있는 것에 비해 아직 사회적으로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결국 일을 하며 느끼는 힘듦은 ‘개인적인’ 것보단 ‘구조적인’ 문제 같아요.

06 대학 시절에 어떤 학생이셨나요?

대학 3학년 때까지는 어찌 보면 약간은 교만한 학생이었어요.(웃음) 교수님들이 말하시는 것들이 와 닿지 않았다고 할까요? 내 맘대로 과목들을 평가해서 학교를 안 간 적도 있었고요. 퀴즈도 안 보고.(웃음) 대신 외부 동아리 활동을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학교에는 오지만, 학교 주변에 있었던 학생이었어요. 그러다가 3학년을 마치고 어학연수를 갔어요. 그 때, 공부라든지 인간관계 등 많은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니까 저를 되돌아보게 됐던 것 같아요.

어학연수를 갔다 온 마지막 1년의 대학생활은 학교 안에서 열심히 했어요. 전국대학생 모의UN에 우리학교 대표로 6명 중 하나로 나가서 2등상을 수상했었어요. 또, 그 당시 처음으로 우리학교 캠퍼스 투어 리더를 뽑았는데, 그것도 지원해서 했었어요. 4학년이어서 취업이라든지 전공 공부 등을 열심히 해야 했지만, 그것보단 다른 쪽으로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관심 있는 분야를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07 정치외교학이라는 전공이 국제개발협력 연구원으로서 일하시는 데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저는 정치외교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걸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제게 사회를 보는 시야를 준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제가 앞서 말한 것처럼, 국제개발협력이라는 것에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한데 그 중 큰 줄기가 정치외교학이에요. 국제정치학에 발을 걸치고 있는 것이 국제개발협력이고요. 제가 국제개발협력으로 박사논문 쓰면서도, 정치학적인 닻을 항상 유지할 수밖에 없는 근원이 된 것이 정치외교학 전공이었어요. 분명, 정치외교학은 세상을 보는 시각을 열어주는 기반이 됐어요.

08 관련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전공이 중요한가요?

전공을 구분할 것 없이 어느 전공이든 연관이 돼요. 어느 한 나라나 한 커뮤니티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모든 것이 필요하니까요. 인간의 삶이 다 관련됐다고 보면 돼요. 그래서 이를테면 ‘보건’의 영역이라고 한다면 의학, 간호학, 약학은 물론이고, 의료보험을 연구하는 행정학 전공과 사회복지학도 보건의 영역일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졸업장의 전공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똑같은 걸 배울 때도 국제개발협력의 틀 안에서 필요한 스킬 셋과 시야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즉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국제개발협력의 관점을 체득하면 시너지가 생겨요. 실제 업무에 있어서 자신만의 특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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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국제개발협력전문가를 꿈꾸는 이화인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관심이 생겨난 것이 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데, 실제로 도덕적인 기쁨과 만족감이 상당히 큰 편이에요. 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일들이기도 하고,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나 제약 같은 것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즉 좋은 의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가로 막는 것들이 많다고 느낄 만한 부분들이 있는 거죠.

좋은 의도로 하곤 있지만, 절차도 중요하거든요. 저 역시도 아직은 경험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가끔 그럴 땐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왜 더 빨리 하지 못하지’ 생각하거든요. 근데 어린 친구들일수록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현실과 이상 간의 괴리를 많이 느끼는 거죠.

그래서 결국 중요한 건 그 이상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개발도상국의 불쌍한 아이들을 돕고, 그들에게 돈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크게 생각하면 인류 공영에 이바지 하고 있다는 이상 같은 거요.

 또한 선진국으로서 갖춰야 할 많은 것들 중의 하나가 이 분야인 것을 고려하면,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는 것은 좀 더 세련되고,  좀 더 선진국적인 대한민국을 만드는 여정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즉, 완성된 곳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아직은 만들어지지 않은 곳에 뛰어드는 거예요. 그래서 이상과 열정을 각각 겸비한 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해요.

10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우선은, 거창한 계획이나 목표는 없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 오는 어려움들은 소소하게 있지만 이런 것들에 흔들리지 않게, 처음에 꿈꿨던 것들을 완성해갈 수 있는 동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동력을 어떤 식으로 찾을지에 대해선 고민을 해야겠지요.

아주 어렸을 때처럼 ‘국제기구에서 일할 거야’, ‘외무고시를 볼 거야’ 등의 목표는 없지만, 제 몫을 해내기 위해서 양질의 보고서를 내야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공부하고, 동향을 파악할 거예요. 결과적으로 그것이 ‘선진국 대한민국’을 이루는 퍼즐 조각이라면 그 퍼즐 조각을 찾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이화투데이 리포터 홍수연(방송영상·13) 김다빈(영어영문·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