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검색 열기
통합검색
모바일 메뉴 열기

이화여자대학교

통합검색
nav bar
 
Ewha University

People

[정관계] 사상 첫 병무청 유리천장을 깬 홍승미 동문(교육·95년 졸)

  • 등록일2015.08.03
  • 5956

홍승미1


Q. 병무청 45년 만에 첫 여성 국장으로 임명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공직에 입문한 후 대부분의 시간을 본청에서 정책업무를 수행하다 이제 부산지방병무청장으로서 현장에서 직접 국민들과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게 되어 긴장감과 기대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물론 병무청 첫 여성국장이란 수식어로 인한 주변의 과한 관심에 어깨가 무겁지만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공정하고 투명한 병무행정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홍승미2


Q. 남초 환경의 특수성을 지니는 병무청에서 여성 상사가 되기까지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여성 직원들이 50%에 근접하지만 제가 공직에 입문할 때만 해도 그 수가 매우 적었습니다. 특히 본청의 경우는 기능직을 제외하고 일반직 여성은 1~2명 뿐이었으니까요. 특히, 제가 사무관 즉, 관리자부터 시작하다보니 처음으로 여성 직장 상사를 만나게 된 저희 직원 분들이 많이 어려워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변의 우려보다 쉽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사람과의 관계를 그다지 어려워하지 않는 저의 성격 즉, 높은 친화력과 사회성이 한몫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제가 먼저 겸손하게 다가갈 때 상대도 저에게 마음의 문을 열죠. 또한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우위에 있는 능력인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고 배려할 줄 아는 소통능력이 저의 경우에도 업무적으로나 관리자로서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이라 생각하는 것은 맡고 있는 일에 대한 전문성입니다. 업무에 대한 철저성과 열정을 통해 직원들을 리드해 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실제 병무청의 근무환경은 어떤가요? 분위기나 여성 비율, 유리천장의 유무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 부탁드립니다.

가끔 병무청에 근무한다고 하면 여군 출신이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병무청 업무의 특성상 군 조직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시는 거죠. 그러나 병무청은 일반행정 조직으로 행정직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근무환경이 다른 행정기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성의 비율도 다른 공직분야와 마찬가지로 꾸준히 증가하여 현재 50%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위층의 경우 여전히 여성의 수가 적습니다.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려운 현실과 남성중심의 조직문화 잔재 등으로 업무역량을 키우고 발휘할 수 있는 주요 보직에 여성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이는 결국 승진 제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과거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리천장을 깨기에는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한 실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여직원들이 여러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뛰어난 업무 역량과 열정으로 점차 조직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합니다. 


홍승미3

Q. 병무청장으로서 주로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대한민국 모든 남자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병역의무를 가지며, 병무청은 바로 병역의무의 이행과정에 대한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기관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투명하고 공정한 징병검사를 통해 정예자원을 선발하고, 적기‧적소에 군 소요 충원을 위해 징집·모집에 의한 현역병 입영, 예비군의 편성 및 관리 그리고 전시병력동원 및 훈련소집, 보충역 복무제도로서 사회복무요원 소집 및 복무관리, 산업기능요원 등 산업지원인력의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병무청장은 이 모든 병무청 업무를 주관하는 한편, 현장에서 변화한 시대상황과 높아진 국민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는 제도는 무엇인지, 국민의 불편사항은 무엇인지 찾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현장중심, 국민중심, 소통중심 병무행정을 정착시키고자 노력해야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Q. 선배님의 멘토나 좌우명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철학자 괴테는 ‘꿈을 품고 뭔가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시작하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용기 속에 당신의 천재성과 능력, 기적이 모두 숨어있다’라고 말했죠. 늦은 나이 30대에 공직의 문을 두드리고 40대에 늦둥이를 얻어 사랑을 키우는 등 다른 이들이 무모하다 고개를 저을 때 꿈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피하지 않았던 저의 생각과 삶을 잘 반영하고 있기에, 저 자신에게 자주 상기시키는 글귀입니다.

Q. 이화에서 ‘교육학’을 전공하시고 제41회 행정고시 합격 이후에 어떻게 ‘병무청’에서 근무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직접 지원을 하셨다면 왜 병무청을 선택하셨는지요?

솔직히 성적이 그다지 우수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적었죠. 다만 남자가 할 일 여자가 할 일을 구분지어 생각하지 않았기에 남은 부처 중 일반 행정직으로서 무리 없겠다는 판단으로 병무청을 선택했습니다.

Q. 교육학전공을 살려서 교직의 길로 들어서지 않고 행정고시를 보신 이유나 그렇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의 경우 늦은 나이에 공직에 입문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공과의 연계성이 많이 느슨해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보다 책임있는 위치에서 우리 사회발전을 위해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공직을 택했고, 무엇보다 연령의 제한 없이 균등한 기회가 제공된다는 것 또한 공직의 커다란 매력이었죠. 
  

홍승미4
Q. 이화여대 재학 당시에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당시 80년대는 지금과 많이 다른 시절이었습니다. 학업과 이어지는 취업 등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단지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 보다 근본적인 질문에 몰두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인지 강의실 보다는 강의실 밖 교정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죠. 

Q. 이화에서 배운 가르침이 사회에서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학교 그리고 후배들과 교류는 미약하지만 늘 이화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화에는 여학생들만 있기에 스스로 모든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기회가 주어졌고 여성으로서 자부심과 당당함 그리고 리더쉽 등이 자연스럽게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이는 저 뿐만 아니라 졸업생 대부분이 느끼는 것일 겁니다.
Q. 마지막으로 이화의 후배들에게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지금 우리 젊은이들이 취업 등 현실의 장벽 앞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어려움도 열정과 도전정신 그리고 진정성을 갖고 준비하고 도전한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또한 여성이라는 것은 이제 제약이 아니라 더 단단해 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선배들과 함께 어깨를 겨눌 더 많은 이화인을 기대합니다.

이화투데이 리포터 김다빈(영어영문·14), 김혜림(언론정보·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