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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관광 커뮤니케이터 윤지민 동문(국제·10년 졸)

  • 등록일2015.04.20
  • 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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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투데이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윤지민 동문
저는 국제학부 06학번 윤지민입니다. 대학교 때부터 관광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가지 관광 관련 일을 해왔고요. 현재는 관광커뮤니케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화투데이
‘관광’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셨나요?

윤지민 동문 대학교 3학년때 싱가폴 경영대학(SMU,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 교환학생을 다녀왔는데, 싱가폴에서 지내면서 나라 규모가 작은 데 비해 관광상품이 굉장히 잘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싱가폴도 이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관광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대학시절 내내 관광과 관련된 활동들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것이 저의 진로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죠. 그런데 제가 관광과 관련된 전공을 공부하는 것도 아니었고 학교에도 관련 전공이 없어서 여행가이드 알바나 관광처 인턴 등 다양한 일들을 외부에서 찾아 하면서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이화투데이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직업을 포기하고 ‘관광’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자 세계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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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민 동문 제가 서울시에서 일할 때 한류관광을 담당했었는데 주로 했던 일이 한류 관광 가이드 북 제작, 서울시 내 한류관련 콘텐츠 개발, 싸이 콘서트 같은 행사 기획 등이었어요. 일 자체는 참 재미있게 했어요. 하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제대로 된 관광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 어딜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명동이나 이대 앞에 화장품을 사러 가면 아무래도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보니 우리나라 손님들이 역차별 당하는 일들이 더러 있잖아요. 이런 일들을 보면서 '내가 관광객을 유치하는 일을 하는 서울시 직원이기는 하지만, 한편 서울 시민으로서 이렇게 관광으로 인한 불편을 겪고 있다면 이것이 과연 제대로 된 관광의 방향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러면서 제가 직접 관광객이 되어 세계 여러나라에서 관광을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일을 그만 두고 세계 여행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이화투데이
공무원을 포기하고 여행을 선택했을 때 주변사람들의 만류가 있진 않았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설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윤지민 동문
일을 그만둔 후에 부모님께 여행을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솔직히 딱히 반대는 하지 않으셨어요. 저희 아버지께서 여행을 좋아하셔서 여행 가는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걱정보다는 질투하시고 부러워하시는 게 많으셨죠.(웃음) 물론 걱정은 하셨지만 저는 제가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이쪽 분야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고 오겠다는 확신도 있었고요. 그래서 제가 부모님 설득을 잘 했던 것 같아요.

이화투데이
금까지 38개국 100여개 도시를 여행하셨는데요. 관광 상품이나 관광 정책에 있어서 한국과 다른 나라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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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민 동문 다른 나라와 한국을 1대 1로 비교할 순 없겠지만 아시아 국가와 서양 국가의 차이점은 확실히 있어요. 그리고 이 차이는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산업혁명으로 기차가 생기면서 여행상품을 팔기 시작했고, 그렇게 관광상품들이 생겼거든요. 출발점이 민간이었죠. 그에 반해 아시아는 산업혁명 이후에 이러한 개념을 받아들이다 보니 정부 위주로 관광산업이 발달된 거에요.

우리나라에는 1958년에 교통부 산하의 관광부가 생기면서 정부에 의해 관광이라는 개념이 도입됐어요. 

서양과 비교해보자면 우리나라는 관광이 정부나 정책에 많이 집중되어있는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도시 계획이나 인프라 구축 같은 거요.

(그럼 앞으로 우리나라가 어떻게 그런 점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제가 여행다니면서 제일 좋았던 곳으로 멕시코를 가장 자주 얘기해요. 멕시코 현지인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문화를 소비하는 데 감동받았거든요. 그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문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죠.(웃음)

이화투데이
지금까지 다닌 여행지 중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씀하신 멕시코에 대해 짧게 소개해주세요. 

윤지민 동문 멕시코는 정말 좋았어요. 우리가 보통 여행을 가면 현지인들이 먹는 것, 입는 것, 가는 곳 등을 경험해보고 싶어하지 외국인들만 있는 곳에 가고 싶어하진 않잖아요. 멕시코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자신들의 문화를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게 정말 자연스러워요. 한 번은 ‘멕시코시티’ 같은 큰 도시에서 살면서 정부에서 일하는 제 친구를 만났거든요. 그 친구는 ‘마리아치’라는 멕시코 전통 노래를 일상적으로 듣고, 주말마다 전통 옷을 입고 가족들과 전통 음식을 먹어요. 축제가 있으면 동네 사람들이 다 함께 모여서 즐기는 모습도 외국인으로서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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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가 멕시코에서 느꼈던 이런 감동을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이 과연 느낄까 생각해보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우리가 가진 관광 자원의 가치를 생각해보고, 이를 일상적으로 즐기는 모습들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이런 모습이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고, 한국을 가장 인상깊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요?

(선배님께서 추천하시는 멕시코의 관광 코스는 어디인가요?)
호텔이나 리조트가 잘 되어 있는 칸쿤이라는 곳이 있어요. 그 주변에 잘 찾아보면 작은 소도시인데 좋은 곳들이 많아요. 자연 지형이 특이한 곳곳도 많고, 옛날 마야 문명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도시들도 있고요. 섬도 참 예뻐요. 칸쿤에 유명한 리조트도 많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향토적인 면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이화투데이
낯선 타국에서 현지 관광청과 직접 컨택하고 여행일정을 혼자 계획하면서 여러모로 힘든 점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공무원을 그만둔 것을 후회한 적은 없으셨는지, 그리고 이런 어려움들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윤지민 동문
저는 제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나의 타이틀로 보여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학생활 동안 스펙 쌓는 것에 중점을 두었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모든 타이틀을 내려놓고 여행을 떠났을 때, 그동안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로부터 멀어진다고 느껴서 불안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혼자 여행을 다니다보니 자연스레 이런 두려움이 극복되더라고요. 번지점프는 떨어지기 직전이 가장 무서운데 눈 감고 딱 한 발짝만 내딛으면 그때부터는 짜릿하고 재밌는 것처럼 사는 것도 마찬가지더라고요. 두렵게 느껴졌던 것이 알고보니 내가 진정으로 꿈꿔왔던 것이라고나 할까요?

이화투데이
세화 SK 우수사원 인센티브관광 투어가이드,이집트정부관광청 한국홍보사무소 인턴, 청와대 문화체육관광비서관실 인턴, 서울특별시청 관광사업과 주무관 등 관광지로서의 한국을 국내외 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하셨는데요. 선배님의 ‘대한민국사랑’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한국 관광코스 Best 3을 꼽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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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민 동문 제가 추구하는 인생의 방향은 '한국이 보다 매력적인 나라가 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예요. 저희 아버지는 배낭여행 1세대일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셨고, 그러한 가정환경 속에서 저도 어릴 때부터 여행을 많이 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외국에 나가서 제가 느꼈던 것처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사람들도 우리나라를 좋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죠.

사람들은 관광을 코스와 상품 등으로 인식하지만 저는 일상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것이 '관광'이라고 생각해요. 집 밖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사회적 활동들이 관광인거죠. 

예를 들면 홍대에서 하는 공연이 외국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관광으로 보여질 수 있는 것처럼 한국의 명소가 아닌 일상 자체가 한국의 관광 코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Tourism과 sightseeing 중 tourism의 의미로 말하면 관광은 넓은 범위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사회적 활동이이에요. 저는 여행을 통해서 관광을 경험한 사람이기 때문에 관광의 넓은 의미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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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투데이
이화에서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그리고 이화에서 배운 가르침이 선배님의 삶에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윤지민 동문
저는 학교를 즐기면서 다녔어요. 국제학부 학생회 활동뿐만 아니라 댄스동아리도 하고 방학 때는 국제교류 프로그램이나 봉사활동을 자발적으로 찾아보면서 정말 후회없는 대학생활을 했어요. 특히 저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중국어를 부전공해서 싱가포르로 교환학생을 다녀왔고요. 그 계기로 졸업 후의 진로도 관광 분야로 결정하게 됐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처럼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제 인생을 이끌어 갈 수 있었던 것은 이화에서의 대학생활 덕분이 아닌가 싶어요. 

이화투데이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윤지민 동문
 외국에서 경험한 방식으로 한국을 경험해보고 싶어 국내 전국 일주를 계획하고 있어요. 제 여행 경험을 나누면서 사람들이 관광을 거창한 것이 아닌 친숙한 것으로 느꼈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에요.
관광의 참 의미를 찾고 이를 사람들이 알게 된다고 해서 다시 공무원으로 돌아갈 계획은 없어요. 한국을 매력적인 나라로 만드는 것은 공무원뿐만 아니라 작가나 사업가 등 다양한 직업에서 해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제가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화투데이
 마지막으로 이화의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윤지민 동문 후배들이 대학생으로서, 특히 이화여대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모두 활용했으면 해요. 남녀공학과는 달리 여대에서는 친구를 폭넓게 사귀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는데 오히려 저는 여대생이기 때문에 연합동아리와 같은 다양한 활동으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데 결국 대학생 때 순수하게 만난  사람들이 내가 필요할 때 마음 편히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더라구요. 아무래도 일로 만난 사람들과 대학생 때 만난 사람들은 다르다 보니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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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로 정해진 꿈을 좇지 않았으면 해요. 그 꿈이 좌절된다고 내 인생이 변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인생의 꿈을 크게 잡아야 오히려 내가 설정한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이화투데이 리포터 최윤영(국제·13), 김세연(사학·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