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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메이저대회 3연승 박인비 선수의 멘탈 트레이너, 스포츠심리상담가 조수경 박사(체육·92년 졸)

  • 등록일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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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메이저대회 3연승을 이뤄낸 박인비 선수는 미국 현지에서 ‘침묵의 암살자’로 불린다. 위기상황에서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박인비 선수를 보고 미국 언론에서 붙여준 별명이다. 박인비 선수는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매주 멘탈 코치와 상담한 것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 바 있다. 박인비 선수를 ‘침묵의 암살자’로 만들어준 멘탈코치, 바로 스포츠심리상담가 조수경 박사(체육·92년 졸)다. 조수경 박사는 박인비 선수 외에도 박태환, 손연재, 양학선 선수들의 심리 상담을 맡고 있다. ‘국내 개업 1호 스포츠심리상담가’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지니고 살아가는 조수경 박사를 The Ewha에서 만났다.
 

‘국내 개업 1호’ 스포츠심리상담가 

 

조수경 박사는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작은 사무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선수들의 일정에 상담시간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그의 일정은 매일 다르다. 상담은 면대면, 전화, 영상통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하거나 전지훈련을 나가있는 선수들을 상담할 때에는 시차 때문에 밤늦게 혹은 아침 일찍 상담이 이뤄지기도 하죠. 그래서 하루에 소화해내는 상담 횟수도 일정하지 않아요.” 

 

지금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수경 박사지만 스포츠심리상담가로서의 시작이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사업을 시작하려면 국세청에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는데 2002년 조수경 박사가 처음 스포츠심리상담연구소를 개업하려던 당시, 국세청에 ‘스포츠심리상담’이라는 업종 자체가 등록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국세청 직원이 기존에 있던 심리상담으로 분류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스포츠심리상담’은 스포츠심리학이라는 학문에 기저한 고유의 영역이며 이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질 거라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누군가 이 단어를 국세청에 새로이 만드는 절차를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여 등록을 성공시키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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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선수의 멘탈 코칭을 하다 

 

사실 스포츠심리상담가에게 상담을 통해 얻은 선수의 정보는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박인비 선수가 승승장구하자 많은 기자들이 조수경 박사에게 그 비결을 물어왔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스포츠심리상담에 대해 일단면을 설명하자면,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의 장·단점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평가하여, 강점을 계속 강화시키고 약점을 보완해 나가는 훈련을 하는 겁니다.” 

 

조수경 박사의 가장 대표적인 멘탈 코칭 방법은 바로 ‘일기(일지)쓰기’다. 2009년 박인비 선수는 많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일기(일지)쓰기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날 자신에게 칭찬하고 싶은 것, 훈련을 하면서 만족한 것, 잘해내지 못한 것 등을 그 선수에게 맞는 형식의 수첩(일지)을 만들어 일상, 훈련, 시합 등에 대해 논하게 하죠. 자신의 합리적인 사고의 틀 안에서 바라보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일기(일지)쓰기를 통해서 하루하루를 어떠한 만족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어요.”  


면접을 앞둔 당신, ‘Now&Here’을 되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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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경 박사는 스포츠 선수들이 행복한 선수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말한다. 행복한 삶은 비단 스포츠 선수들뿐 아니라 현대인의 목표다. 멘탈 트레이닝을 통해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저는 멘탈 트레이닝이 행복한 삶을 얻는 데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멘탈 트레이닝은 스스로를 변화시켜 나가는 거예요. 멘탈 트레이닝은 극도의 긴장 상황에서 연습해온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선수가 긴장, 압박, 부담을 평정, 집중, 희망으로 시합에 최선을 다한다면 후회할 가능이 적어지는 거예요. 그것이 바로 행복한 삶으로 가는 마음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퇴계 이황 선생의 생활철학 첫번째가 ‘내 몸이 있는 곳에 내 마음도 함께 하는가’거든요. 몸과 마음이 모든 상황에 함께 함을 추구하는 거죠.” 

 

극한의 상황에서 긴장하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은 비단 스포츠 선수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필요한 역량이다. 입사 면접날이나 수능시험 날 떨리는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실수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조수경 박사는 ‘지금 이 순간(Now & Here)을 계속 되뇌라고 조언한다.  

 

“평소에도 바로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해요. 매 순간 제대로 집중하고 있지 않다면 평상심을 유지하기 함들죠. 그 순간 나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고자 하는 인식부터 시작되는 거죠.”  

 

“한 가지 일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의식이 흐려질 때가 있어요. 그 때 필요한 것이 ‘회복탄력성’입니다. ‘회복탄력성’은 공을 떨어뜨렸을 때 바닥을 치고 다시 튀어 올라오는 것처럼, 우리가 역경을 마주했을 때 그 역경을 딛고 회복하는 것을 말해요. 슬럼프나 시련에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는 거죠."  

 

스포츠를 사랑하는 법, 이화에서 배우다 

이화여대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ECC가 들어서기 전 그 자리에는 커다란 운동장이 있었다. 그  운동장에서 체육학과 학생들이 육상 수업을 받기도 했고, 대동제가 열렸고, 타 대학과의 스포츠 대회도 있었다.  

 

“다른 학교와 시합이라도 있을 때면, 백여 명 정도 되는 학부생들이 마치 올림픽을 치루는 것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서로 양보해가며 팀워크가 이루어졌어요. 그런 경험은 특히 선수들과 상담할 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돼요. 스포츠심리상담가라는 직업을 가지지 않았다면 잊어버렸을 기억인데, 가슴 설렜던 학창시절을 꺼내볼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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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경 박사는 “온 마음을 다하라”며 “자신이 가장 합리적인 사고로 단순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때 그 상황에 집중할 수 있다”고 이화의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모험이나 도전을 할 때 두려움을 만나게 돼요. 용기를 낸다고 두려움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진정한 용기란 두렵지만, 그 두려운 것을 계속해 나가는 마음입니다. 자신이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도전과 모험을 하고 있는지 항상 생각하는 삶이되길 바랍니다.” 


* 출처 : 이화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