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검색 열기
통합검색
모바일 메뉴 열기

이화여자대학교

통합검색
nav bar
 
Ewha University

People

[교육계] 국민 영어강사 이보영 동문(영어교육학과·88년졸) N

  • 등록일2025.03.14
  • 114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이화인들을 만나 열정적인 도전의 스토리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들어보는 이화 DNA 코너, 오늘의 주인공은 영어교육 분야에서 활약하고 계신 이보영 동문님(영어교육학과·88년졸)입니다. 출판, 방송, 강연 등을 통해 영유아들부터 어르신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을 만나고 계신데요. 항상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며 한국의 영어교육을 개척해 나가고 계신 이보영 동문과의 인터뷰 시작합니다.

국민 영어강사 이보영 동문(영어교육학과·88년졸)

Q. 안녕하세요, 동문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학과 84학번 이보영입니다. 저는 영어 교육가라고 저 자신을 소개하고 있어요. 학부 졸업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시통역대학원에서 석사를 하고 한참 세월이 흐른 후,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 2010년 영어교육학과 박사 1기가 되었습니다. 학교와의 인연을 말씀드리자면 영어교육학과 졸업 후, 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와 언어교육원, 또 교육대학원에서 쭉 강의를 했었고, 2015년부터 2년 동안 우리 학교 외국어교육특수대학원 TESOL학과에서 학과장을 맡으면서 전체 대학원 부원장으로 2년 동안 일을 했었어요. 2017년 임기를 마친 후, 예전에 해왔던 것처럼 다양한 영어 교육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8년에는 '올해의 이화인' 영어교육학과 대표로 뽑혀서 지금까지 올해의 이화인으로 선정된 50여 명의 각과 대표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영어교육학에 관련해서 공교육과 사교육, 연구와 실행을 다 고려하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어 교육 현장에서 IT와 접목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개발자로서 해야 할 부분에 대해 국제 학회에서 매년 두세 번씩 발표도 하고, 학계에서 연구되는 것을 지켜보며 현장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현재는 IT 관련해서 어학 앱 개발도 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스타트업 을 시작해서 CEO로서 현재 2개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영어교육 프로그램도 만들고, 전국의 영어교사들을 대상으로 특강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아주 어린 아기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영어교육의 장점과, 공부법에 대해 다루는 세미나를 많이 가고 있습니다.

출판·방송 쪽으로는 현재 책을 285권 정도 썼고, EBS 라디오에서 아침 7시 20분에 방송하는 <Easy English>라는 프로그램을 2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EBS에서 91년도부터 지금까지 약 5~6년 정도의 공백을 빼놓고는 계속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Q. 영어교육과 졸업 후 영어교육 전문가로 활동하고 계신데, 이런 진로를 선택하게 되신 시점과 계기가 궁금합니다.

영어교육학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시점이 좀 늦었어요. 고3 때 진로상담을 앞두고 영어교육학과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그날이 그때까지 19년을 살면서 가장 기뻤던 날로 기억해요. “유레카!”였죠! 부모님이 기뻐하실 이화여대에 제가 관심 갖고 있던 영어교육학과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어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해서 입학을 하게 되었죠. 

'영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해왔었어요. 어릴 적 주한미군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TV 채널인 AFKN을 우연히 접했는데, 당시 오후 6시부터 볼 수 있었던 우리나라 방송과 다르게 이 채널은 하루 종일 방송을 해줬었거든요. 이 채널에서 하루 종일 만화도 틀어주고, 코미디도 틀어주는 게 너무 재미있었는데,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니까 답답했어요. 이 채널을 접했던 것이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 어머님이 '우리나라 여성 공군 1호'이신데, 당시 대통령께서 미국에 가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서 꼭 후학을 양성하라고 하셔서 1957년에 미국에 가셨어요. 이때 미국에서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신 어머니께서 저희 자매에게 영어를, 생활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편안하게 접하며 배울 수 있도록 해 주셔서 영어가 점점 좋아졌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절대 강압적인 것은 아니었고요. 

그러다가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입학하자마자 담임 선생님께서 "‘딸’이 영어로 뭔지 아냐?"라고 물어보셨어요. 저는 굉장히 소심한 성격이라 아주 작은 소리로 “daughter”라고 답했어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제 목소리를 듣고 누구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72명의 친구들 가운데 저만 대답을 했던 거죠. (웃음) 그때부터 전교에서 '영어를 잘 하는 아이'로 소문이 나서 친구들이 영어 교과서를 가져와서 해석을 도와달라고 부탁도 많이 했어요. 2학년 즈음에는 제 설명이 선생님 설명 보다 이해가 더 잘 된다면서 친구들이 저에게 영어 선생님이 되어보라고 하더라고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으로 내가 영어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도우며 전달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그렇게 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에 입학했는데, 그때 교수님께서 “어디 가서 '영어교육학과 나왔다'라고 하려면 영어로 노래 하나는 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하시면서 신기하고 재밌는 팝송을 가르쳐 주셨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중간고사가 교수님께서 만드신 교재로 노래를 부르기였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그 학부 4년 동안이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 동시통역도 공부해 봤지만 결국 저는 #교육 쪽이 맞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방송을 통해 영어교육을 시작하게 되었고, 아이들부터 성인들까지 커버할 수 있는 여러 영어 교육 교재를 많이 만들게 되었어요. TV에서도 방송을 했고, EBS 라디오는 정말 오랫동안 진행하고 있어요. 


Q. 라디오 방송은 청각적 요소를 전적으로 활용하는 방송인 만큼 전달 방식도 강연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방송을 진행하시면서 가장 집중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가 1988년부터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어요. EBS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같은 일을 오래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가 쉬워요. 대충 해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잘했다 마구 칭찬을 받는 것도 아니니, 평타를 치기가 쉬운 편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이 제일 두려워요. 저는 학원에 다닐 시간도, 경제적인 여유도 부족해 제 방송에만 의존해 시험을 준비하고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도 많고, 먹고사는 문제가 달려 있어서 목숨을 걸고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다른 분들도 그러시겠지만 그런 분들을 보면 어깨가 무거워져요. 실제로, 시각장애가 있으신 반면에 청각이 발달하신 분께서 제 방송을 들으시고 다른 사람을 돕는 선생님이나 통역사가 되고 싶다고 하신 경험도 있었어요. 이런 분들을 보면 꿈을 이루실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청취자분들이 방송을 듣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따라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말하기'라는 귀로 듣기만 해서는 절대 늘지 않거든요. 반드시 내가 말을 해야 해요. 그런데 많은 학습자들이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아서, 생각은 정리가 됐지만 단어를 몰라서, 할 말은 많지만 영어가 안되어서, 그리고 말하기에 자신이 없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말을 잘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가장 큰 문제는 수능에서 영어 말하기를 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학교에서 십수 년간 영어를 배우고도 정작 취직할 때 취준생 분들이 남들이 써놓은 모범 답안을 외워가는 거죠. 꾸준히 시간을 갖고 말하기 실력을 쌓아야 하는데 빨리 외워서 넘어가려고 하다 보니 진짜 영어가 필요한 상황에서 나서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말을 하려면 누군가가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Pushed Output’이라고, 학교 수업에서 하듯이 선생님이 지목을 하고, 지목받은 학생이 일어나서 읽는 방법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밀어내서 아웃풋이 나오도록 하는 거죠. 이렇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평가를 해준 후, 다음 단계를 이야기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입니다. 요즘에는 AI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제 생각에 AI는 선생님이 더 잘 가르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지 실제 아직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나도 너처럼 영어 못 해봤는데 이렇게 하니 기회가 있더라고. 너는 이렇게 하면 할 수 있어”라며 기회를 만들어주고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지 “준비됐을 때 해보세요”라고 하면 아무도 안 해요. 그래서 저는 청취자분들이 따라 하며 실질적인 영어 말하기 실력을 늘릴 수 있도록 이끄는 선생님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국민 영어강사 이보영 동문(영어교육학과·88년졸)

Q. 동문님과 같은 길을 꿈꾸고 있는 후배 이화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영어교육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 분들에게 “왜 이걸 하고 싶으세요?”라고 물어보니 “저 교수님 보고 왔어요. 저도 교수님처럼 유명해지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한 학생도 있었어요. 이 이야기를 듣고 내가 이 사람들에게 엉뚱한 꿈을 심어주고 있나 하는 생각에 놀란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제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저를 이렇게 바라보고 있다면 거기에 맞춰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선배가 없었기 때문에 선배로서, 혹은 이 일을 후배들보다 오래 해온 사람으로서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공부를 해오고 있는데요. 영어교육을 하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우선 가르치는 일을 고귀하게 여기셨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학생들은 선생님 하나를 보고 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거든요. 그 선생님이 초등학교 선생님이든, 학원 선생님이든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영어 선생님을 기억하고, 그 선생님의 가르침을 기억해요. 그래서 가르치는 것은 학생들의 앞날에 영향을 주는 것이죠.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기 위해 많은 학생들을 만나보면서 자신의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보면 좋겠어요. 그렇게 준비했을 때 무엇을 해도 다른 것이지 가볍게 인기인, 연예인같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면 오래 가지 못하더라고요. 교육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존중을 받는 직업군이에요. 그러면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화여대 블로그 기사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