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컬처 테크 스타트업 ‘필더필’ 대표, 신다혜 동문 N
- 등록일2024.12.12
- 197
오늘 이화DNA는 이화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예술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에 도전장을 내민 독창적 커리어의 소유자 신다혜 동문(무용·15년졸)을 만나보았습니다. 예술을 세상을 바꾸어가고 있는 신다혜 동문 이야기, 함께 만나 보실까요?
Q. 안녕하세요, 동문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무용과 11학번 신다혜입니다. 현재는 컬처테크 스타트업 필더필의 파운더이자 대표이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컬처 테크 ‘필터필’은 어떠한 기업이며, 주력 사업은 무엇인가요?
저희 필더필의 이름에서 첫 번째 '필'은 채우다의 'fill', 다음의 '필'은 느낌을 의미하는 'feel'인데요.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예술가들의 느낌을 이 공간과 사회에 가득 채워나가겠다'라는 생각으로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필더필은 ‘문화예술과 세상을 연결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공연예술을 유통하고 소비하고 창작하는 방식 자체를 '컬쳐 테크'로 해결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예를 들어, 연극·무용·뮤지컬 같은 공연을 영상으로 소비할 수 있는 OTT 플랫폼인 오아라이브(Odrinary Artist Live)를 운영하고 있고, 그 안에서 여러 창작자들이 권리를 보호받고 수익을 배분 받을 수 있도록 저작권 관련된 수익 배분 솔루션 오아싸인을 개발했습니다. 기술을 접목해 많은 예술가들이 더 많이 알려지고, 알려진 만큼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게끔 돕고 있는 회사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필더필’을 창업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대학 재학 당시 예술 분야의 선후배, 동료들이 졸업 이후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예술전공자들은 10~15살 어린 나이에 전공을 시작하니 졸업 당시로만 보아도 평균 1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만두는 비율도 굉장히 높다는 것에 매우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그 이유가 시장(market)이 너무 작아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고 새로운 기회나 시장을 만들어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문화기획 동아리를 시작했습니다. 동아리에서 전시, 공연 기회가 적은 예술가들한테 전시회, 축제 등을 열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이후 공공기관에서 하나 둘씩 일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회사가 됐어요. 그 동아리 이름이 필더필이었고, 지금 회사 이름도 필더필이 된 게 계기입니다.
Q. 스타트업을 창업하시면서 겪었던 어려움은 무엇이고, 어떻게 이를 극복하셨나요?
2016년 11월 1일에 창업을 했어요. 제가 2015년에 졸업했으니 1년 반 만에 창업을 한 것인데, 아무래도 저는 직장 경험도 없고 비즈니스 활동을 해봤던 것도 아니니 부족하지 않은 것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웠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자본도 없고, 네트워크도 충분하지도 않고, 경험도 많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정말 너무 모르다 보니 무턱대고 '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해봤던 것들이 ‘기회’로 작용되었던 것 같고, 또 이런 것을 기특하게 바라봐 주신 업계 선배, 관계자분들의 도움과 조력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필더필 회사의 업무 수행 원칙 문서에는 ‘기회-기획-계획 순으로’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회가 오면 일단 잡고, 이후에 기획하고, 계획을 세워도 늦지 않다는 것이죠.
경력이 쌓일수록, 조직이 커질수록 큰 그림과 계획들을 충분히 세우며 준비를 한 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가장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서를 작성하고 세부 계획을 만들고, 이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시장이 바뀌어 있거나 다른 경쟁사가 먼저 선점하고 있을 확률이 크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조직이 커지더라도 이 원칙을 모든 구성원이 지켜나가고자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또 많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그걸 안쓰러워하고 기특하게 여기는 그 분야의 고객과 관계자들이 저희를 찾아주고 챙겨주겠죠. 저는 기회를 놓쳐 후회하는 것보단 치열하게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더 좋습니다.
Q. 필더필은 사회 공헌사업 부문에도 힘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필더필은 문화예술과 세상을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플랫폼기업입니다. 회사에 두 개 부서가 있는데, 하나는 다양한 기업, 기관의 문화프로젝트를 기획, 운영하는 '문화사업본부'이고, 이 사업 부서는 오프라인으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세상을 만나게 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경영지원센터, 전남문화재단 등 문화 관련 기관 혹은 현대모비스, GS칼텍스 등 기업의 사회 공헌 관련 문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문화예술OTT 플랫폼, 저작권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는 '콘텐츠 개발본부'이고, 문화예술분야에 필요한 기술, 솔루션 등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공연예술 특화 OTT 오아라이브(OALIVE)는 세상 모든 아티스트와 작품을 더 넓은 세상을 연결하는 공연예술 온라인 극장입니다. 현재 동아일보 콩쿠르 본선 영상, 국내 최고의 극단인 극공작소 마방진의 작품,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 Festival의 우수작 등 연극, 뮤지컬, 무용과 같은 다양한 공연예술 영상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으며, 시공간의 제약 없이 글로벌 관객과 문화예술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또한 복잡한 계약 체결과 이행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오아싸인(OA Sign)’도 운영을 하고 있는데요, 공연 창작과정에 참여한 창작진과 출연진들과 공정한 계약을 맺고 수익을 배분해 주는 솔루션입니다. 이는 건강한 공연예술 제작·유통 생태계를 지향하는 뉴노멀 솔루션으로 작품의 저작권과 저작권자들을 고려한 새로운 다자 간 계약 표준을 생성하고, 올바른 정보 표기와 발생하는 수익의 배분·정산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까지 오아라이브를 통해 400여 명의 예술가가 부가수익을 정산 받았으며,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기존에 참여한 혹은 창작한 작품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아라이브 | 오아싸인
Q. 필더필 대표로서 가장 뿌듯했거나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뿌듯하고 보람찬 것 중 하나는 회사가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 중 가장 감사한 것은 저를 포함한 3명의 Co-Founder가 7년간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필더필은 현재 4명의 임원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021년 컬쳐테크 사업을 확장하며 합류해 주신 CTO님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작부터 함께 해온 멤버입니다. 비슷한 또래의 공동창업자가 한 명도 빠짐없이 같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더라고요. 사업을 하며 단계 별로 겪는 어려움, 성취 등을 함께하다 보니 가끔은 비슷할 또 회사의 성장에 맞춰서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서로 응원하고 지지해 준다는 사실이 요즘 가장 기쁜 순간인 것 같아요.
Q. 동문님께서 지니고 계신 앞으로의 목표, 포부가 궁금합니다.
저도 계속해서 성장 중인 한 사람이다 보니 생각이 계속 변화하고 있어 말씀드리기 민망하지만, 요즘의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어떻게 하면 나 자신보다 오래가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회사가 감사하게도 매년 성장을 하고 있지만 '10년, 20년 뒤에도 필더필이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거든요. 그렇기에 회사 안에서도 계속 신사업을 시도하고 있고요, 지금은 저를 비롯한 임원진이 신사업을 리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새로운 사업을 계속 발굴하고 만들어내는, ‘살아 숨 쉬는 회사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럼 문화를 장착한 회사가 된다면 궁극적으로는 저보다 더 오래가는 회사는 만들어져있을 것 같고요. 그런 고민 끝에 선보이는 프로젝트들은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분명 사회에 기여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을 합니다. (웃음)
Q. 이화 재학 시절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대학 재학 시절 학생회 활동이 저에게 생각 전환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고 기억나는 순간으로 남아있습니다. 3학년 때 무용과 학생회장을 맡아 타 단대의 학생들과 회의도 하고 함께 엠티도 가고 다양한 교류의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러한 교류를 통해 저는 많은 고민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예중-예고-무용과 진학의 코스를 밟으며 다소 좁은 inner circle 안에서 활동하다 보니, 제가 살고 있는 삶의 장단을 고찰해 볼 기회가 없었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예술 전공한 사람들은 당연히 예술가로, 혹은 예술 분야에서 종사하겠거니 정도의 생각만 있었지, 실제로 어떤지 궁금하지도, 들여다보지도 않았었거든요. 근데 학생회 활동을 통해 만난 다른 이화인들과 대화하며 현재 업계의 현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고, 바뀌어야 하는 지점도 생각해 보게 된 것 같아요. 그 때의 생각이 계기가 되어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지고, 그게 지금의 필더필로 다시 이어졌습니다. 즐겁고도 유익한 기억이네요.
Q. 창업 이후 스타트업 대표가 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활동, 강의가 있나요?
학교 내에 관련된 활동은 굉장히 많아요. 이화 안에서도 스타트업 관련된 창업 캠프나 강의 등 좋은 기회가 많습니다. 대학 시절 이러한 기회들을 모두 활용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또 창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K 스타트업'이라는 통합 플랫폼에 다양한 강의나 활동 정보가 올라오니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다만, 강의를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활용해서 작은 일이라도 추진을 해보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스타트업 대표로 창업을 꿈꾸고 있는 이화인들께 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더 많은 여성 창업가들이 사회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 명입니다. 많이 변화하고 있지만 리더 집단의 성비는 아직까지도 불균형한 것은 자명한 사실인 것 같아요. 구성원의 동기부여, 지속적인 소통, 세심한 문화가 조직의 성과와 지속성에 영향을 미치고 상관관계가 더 높아지고 있는 만큼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리더’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협력적인 운영 방식과 소프트 리더십의 측면에서 여성 리더들이 시대에 걸 맞는 리더십을 보여주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면 합리적으로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기보다는 실천으로 먼저 옮겨 보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일단 빨리 행동으로 옮겨보고, 우리가 가진 역량을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지요. 이화인이라면 그러한 역량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화인 동문 선배와 동기들이 많아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도움을 요청한다면 이화인이라면 누구든지 기꺼이 도와주실 것이니 무엇이든 시도해 보기를 바랍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5기 이서영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