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연구원·이화정치연구소,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전 부총리 초청 강연 개최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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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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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만드는 평화’ 주제로 여성 리더십과 민주주의·평화의 미래 조명
“여성에게는 이미 목소리가 있다…그 목소리가 경청되지 않았을 뿐”
한국여성연구원(원장 이은아)과 이화정치연구소(소장 고민희)는 9월 29일(화) 교내 대학원관 중강당에서 마르고트 발스트룀(Margot Elisabeth Wallström) 스웨덴 전 부총리를 초청해 ‘갈등의 시대, 여성의 리더십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여성이 만드는 평화(Women Building Peace)’를 주제로 강연을 개최했다. 이태석재단, 이태석리더십아카데미와 공동 주최한 이번 강연에는 이태석 재단 구수환 이사장, 한국여성재단 장필화 이사장을 비롯해 본교 학생 100여 명이 참석했다.
25세에 스웨덴 의회 의원으로 선출된 이후 스웨덴 정부와 EU에서 주요 직책을 역임한 발스트룀 전 부총리는 UN 분쟁지역 성폭력 담당 초대 특별대표(2010~2012년)와 스웨덴 외교부 장관(2014~2019년)을 지냈으며, 세계 최초로 ‘페미니스트 외교정책’을 추진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강연에서는 스웨덴 정부와 EU, UN 등 국제정치 현장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와 인권, 여성·평화·안보, 페미니스트 외교정책을 중심으로 갈등의 시대에 요구되는 여성 리더십의 의미와 역할을 조명했다.
(왼쪽부터) 고민희 이화정치연구소장, 이은아 한국여성연구원장, 구진성 이태석리더십아카데미 대표
이날 강연은 고민희 이화정치연구소장의 사회로 문을 열었으며, 이은아 한국여성연구원장 및 구진성 이태석리더십아카데미 대표가 인사말씀을 전했다. 발스트룀 전 부총리는 스웨덴 북부 노동자 가정에서 성장해 지역 청년운동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한 경험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젊은 여성 국회의원으로서 남성 중심의 정치문화를 경험했던 그는 페미니즘을 “여성과 남성이 사회에서 동일한 권리와 의무,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하며 성평등이 민주주의와 사회 발전의 중요한 토대임을 강조했다.
이어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 제도에 대한 신뢰 저하 등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민주주의의 후퇴를 짚으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시민의 참여와 제도적 안전장치, 국제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목소리를 내며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서도 민주주의가 중요한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강연의 주요 화두인 여성·평화·안보와 관련해서는 UN 분쟁지역 성폭력 담당 초대 특별대표로 활동하며 전쟁과 분쟁 현장에서 만난 여성들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분쟁 상황에서의 성폭력을 “단순한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평화와 안보의 문제”라고 강조하고, 평화협상과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의 경험과 관점이 실질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성들이 평화협상에 참여할 때 전쟁과 폭력이 개인의 삶과 공동체에 미친 영향까지 협상의 의제로 확장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여성에게 목소리를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여성에게는 이미 목소리가 있지만, 그 목소리가 경청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연 후에는 고민희 소장의 진행으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외교에서 공감과 정의를 조화시키는 방법을 비롯해 여성 리더십의 특성, 페미니스트 외교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경험과 장벽, 한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발스트룀 전 부총리와 학생들이 의견을 나눴다.
발스트룀 전 부총리는 강연 말미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자신의 이해관계를 넘어 사회와 세계를 바라보고 공동체에 참여할 것, 문학과 독서를 통해 다른 사람의 삶과 관점을 이해할 것, 자신의 가치관을 삶의 기준으로 삼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여러분의 가치관을 자신의 척추로 삼으라(Let your values be your backbone)”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는 ‘도덕적 나침반(moral compass)’을 갖고 두려움 속에서도 행동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연은 한국여성연구원이 수행 중인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 ‘젠더와 민주주의’의 하나로 마련됐으며, 중헌제약과 SSK(사회과학연구지원사업) 반감정치연구그룹이 후원했다. 이번 강연은 갈등과 분쟁이 이어지는 국제사회에서 여성의 경험과 참여가 민주주의와 지속가능한 평화에 갖는 의미를 살펴보고, 미래세대인 이화 학생들과 함께 평화와 협력을 이꿀어 갈 여성 리더십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