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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우 석좌교수, 세계 최초로 물 산화 반응 메커니즘 규명

  • 작성처
  • 등록일2024.02.26
  • 8355

세계 최초 물 산화 반응 메커니즘 규명한 연구 성과 세계적 저널 <켐(Chem)> 게재

산소화학 분야 선도적 연구로 '알렉산더 폰 훔볼트재단 연구상' 수상 이어 한국 최초로 ‘Einstein Visiting Fellow’ 선정


화학·나노과학전공 남원우 석좌교수 연구팀이 인공광합성의 난제로 꼽히는 물 산화 반응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친환경 대체 에너지 생산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석연료를 대신할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물과 태양 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물과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면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에 식물이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유기물을 합성하는 광합성 과정을 모방해 물이나 이산화탄소에서 연료가 되는 화학물질을 합성하는 ‘인공광합성’ 기술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인공광합성 기술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은 효율적인 촉매적 물 산화 반응이다. 물이 태양빛과 만난다고 해서 바로 분해되어 산소와 수소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반응을 촉진시키는 촉매가 필요하며, 자연의 광합성에서는 엽록소나 효소가 이 촉매 역할을 맡고 있다. 이에 따라 인간이 촉매를 활용해 물 산화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광범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이 과정의 중간체를 검출하고 산소-산소 결합 형성 단계를 규명한 연구는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었다. 

재생가능한 대체 에너지 개발 개념도

재생가능한 대체 에너지 개발 개념도


본교 홍영현 박사와 남원우 교수 연구팀은 자연 광합성 과정에서 물을 산화시키는 효소 즉 산소 방출 복합체(oxygen evolving complex: OEC)의 기능을 모방한 인공광합성 연구를 진행했다. 철을 함유하고 있는 비헴성(nonheme) 철 효소의 모델 화합물을 촉매로 사용해 물 산화 반응에서 관여하는 모든 중간체들을 확인했고, 이후 산소-산소 결합 형성 단계를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물 산화 반응에서 철(V)-옥소 (Fe=O) 및 철(III)-하이드로퍼옥소 (Fe-OOH) 종들과 같은 주요 중간체들을 분광학기기를 사용하여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철(V)-옥소 종은 철(IV)-옥소의 일-전자 산화로부터 검출할 수 있었고, 철(III)-하이드로퍼옥소 종은 생성된 철(V)-옥소 종과 물의 반응으로부터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철(V)-옥소 종이 물과 반응해 철(III)-하이드로퍼옥소 종을 생성하는 산소-산소 결합 형성 단계에 대한 가설을 다양한 분광학적 방법들을 통해 입증한 세계 최초의 연구 결과라 할 수 있다.

남원우 교수와 홍영현 박사

남원우 석좌교수와 홍영현 박사


홍영현 박사와 남원우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물 산화 반응의 메커니즘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한편 물을 산화시켜 산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환하는 후속 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를 통해 규명한 반응성이 매우 높은 철(V)-옥소 종과 같은 중간체를 사용하면 물 대신 다양한 유기 화합물들을 산화시키는 방법으로도 연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으로 자연광 에너지를 이용한 효율적인 물 산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산소를 얻을 수 있다면 미래 우주공간에서 인류가 체류할 때 필요한 산소와 에너지도 효과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거라고 연구팀은 예측했다. 


남원우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작게는 효소 모방체를 이용해 광합성계의 비밀을 밝힌 것이지만, 크게는 물과 산소 화학이 관여된 생명 현상을 이해하고 효율성과 선택성이 뛰어난 효소 반응을 산업체로 적용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기초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응용기술에도 도약적인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생명 현상에서의 영감을 통한 비헴성 철 화합물에 의한 촉매적 물 산화 반응에서의 주요 중간체들 규명(Seeing the key intermediates in bioinspired nonheme iron complex-catalyzed water oxidation)」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세계적 저널 출판사 셀 프레스(Cell Press)에서 발행하는 저널 <켐(Chem)>에 게재됐다.

남원우 석좌교수

한편, 남원우 석좌교수는 지난 12월 '알렉산더 폰 훔볼트재단 연구상(Research Award of the Alexander von Humboldt Foundation, 이하 훔볼트상)'을 수상한 데 이어, 한국 연구자 최초로 베를린 아인슈타인재단의 ‘Einstein Visiting Fellow’에 선정되며 세계 수준의 연구자로서 그 수월성을 다시 한번 빛냈다.


훔볼트상은 독일 알렉산더 본 훔볼트 재단이 자연과학·공학·인문사회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업적을 남긴 학자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총 6만 유로의 상금과 함께 독일에 초청되어 1년간 관심 분야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국제적 수준의 과학과 연구를 촉진하고자 2009년 설립된 베를린 아인슈타인 재단은 Einstein Visiting Fellow를 선정하고 있으며,  남원우 교수는 아인슈타인 재단으로부터 약 10억 원의 연구비를 받아 2024년부터 3년간 베를린 훔볼트대학교에서 박사과정 학생과 박사후 연구원을 지도하면서 '생체 모방 연구 분야에서 금속 촉매를 활용한 녹색 촉매 시스템 개발'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남원우 교수는 지난 30년간 산소화 효소의 중간체 생성 및 반응성 그리고 반응 메커니즘에 대한 효소 모방 연구를 수행하며 산소화학 연구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성과를 창출해 왔다. 특히 생체 내 산소 활성화에 관여하는 물질(중간체)의 구조를 밝힘으로써 생명체가 산소를 활용하는 원리 가운데 지금껏 규명되지 않았던 부분을 밝혀낸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남원우 교수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사이언스, 네이처 케미스트리 등을 포함해 42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2003년부터 3회 연속 리더연구과제(창의적연구진흥사업)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독보적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2000년 ‘젊은과학자상(대통령상)’, 2007년 ‘경암학술상’, 2015년 ‘한국과학상(대통령상)’을 비롯해 2020년 ‘한국도레이 과학기술상’, 2022년 아시아 배위 화학회의 ‘마이크로트랙벨-ACCC 상’, 2022년 대한민국학술원상 등 국내·외의 주요 상을 다수 수상했다. 또한 홍콩대학, 북경대학, 남경대학, 시안대학 등 많은 대학에서 명예교수 또는 초빙석좌교수 등으로 추대받아 본교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본교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정년퇴직 후에도 남원우 교수를 초빙석좌교수로 임용해 70세까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