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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뉴스

[이화투데이] 칭찬 이어달리기-봉사의 대가, 동현씨를 만나다

  • 작성처
  • 등록일2011.08.08
  • 11269



이화투데이는 이웃을 열심히 돕는 사람, 배려심 있는 사람, 무언가를 잘 만드는 사람 등 일상의 소소한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칭찬 받기에 충분한, 또는 나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이화의 숨겨진 보석 같은 사람들을 찾아 칭찬을 이어가는 '칭찬 이어달리기' 시리즈를 특집으로 기획했다. 자, 지금부터 행복한 바톤 터치가 시작된다. 주변에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운 훈훈한 사연을 알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제보해주길.

※ ‘칭찬 이어달리기’는 처음 칭찬을 받은 사람이 다음 사람을 칭찬해주고 그 사람이 또 다음 칭찬할 사람을 소개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모든 이화인이 칭찬 받는 그날까지 칭찬 이어달리기는 계속 된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봉사가 하나의 스펙이 되면서 봉사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 되고 있다. 많은 봉사 행태가 마음에서 우러나온 나눔이라기보다 스펙을 위한 인위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우리 교정 안에 이러한 의문을 무색하게 만드는 봉사의 대가가 있다. 바로 본교 2학년에 재학중인 신동현(경제 10)씨다.

동현씨는 현재 대전 누리재활원, 이화봉사단, 교육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하 배나사)>, 3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가 대학 입학 후 현재까지 쌓은 봉사활동 시간은 총 400 여 시간에 달한다. 동현씨가 대학에 입학한 지 겨우 1년 반이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그녀는 진정 봉사활동을 즐기는 학생일 터. 아니나 다를까 인터뷰를 잡은 화창한 일요일에도 동현씨는 <배나사> 용산 교육장에 나와 교육장 관리에 힘쓰고 있었다. ‘칭찬합시다’의 첫 번째 주인공, 봉사의 대가(大家) 동현씨를 찾아 이화투데이가 직접 나섰다.

봉사의 대가, 동현씨
‘칭찬합시다.’의 첫 주자라는 말에 동현씨는 “제가 이런 칭찬 받을 위인인지는 모르겠네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동현씨는 작년 3월 대학 입학 후부터 그녀의 고향인 대전 누리재활원에서 월 1회 장애아동 대상 봉사를 해오고 있으며, 작년 7월부터는 대학생 교육봉사단체 <배나사>에서 교육 봉사활동 및 용산 교육장 대표로서 중책을 맡고 있다. 또한 지난겨울에는 이화봉사단으로 선발되어 베트남 교육 봉사에 참여하였고, 이어서 이번 여름에는 역시 이화봉사단으로서 강원도 석정여자 중학교에서 봉사를 행한다. 최근에는 학생처 사회봉사센터로부터 개인적으로 연락을 받아 사랑의 배꽃향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독거 노인 가정을 방문하였다.

봉사가 낳은 봉사, 어느새 400 여 시간
동현씨가 나열하기도 벅찬 많은 봉사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이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에게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를 묻자, 동현씨는 열정 가득한 눈을 깜빡이며 “대학생으로서 많은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한다. 그녀의 고등학교 시절은 대입 준비라는 부담감에 억눌려 봉사 필수 이수시간만을 간신히 채울 뿐, 봉사활동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고 한다. 대학 합격 후 수험생이라는 틀에서 벗어난 동현씨는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찾기 시작했다. 먼저 그녀의 어머니를 통하여 소개받은 누리재활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 이후 서울에 올라와서 평소 관심 있던 교육 봉사를 경험하기 위하여 웹서핑으로 우연히 알게 된 <배나사>에 지원하였다. 그리고 교육 봉사의 연장선에서, 다양한 교육 봉사를 체험해보고 싶었던 그녀는 자연스레 이화봉사단 국내외 봉사활동에 지원하게 된다. 결국 동현씨의 화려한 봉사 경력은 많은 경험을 쌓고 싶었던 그녀의 소박한 열정에서 시작돼 봉사에서 봉사로 이어져 내려와, 1년 반의 시간 동안 누적 400여 시간의 봉사 시간을 쌓은 지금의 봉사의 대가 동현씨를 만든 것이다.

봉사가 낳은 인연, 봉사를 놓을 수 없는 이유!
대학 새내기 시절, 대전에서 홀로 상경한 그녀는 서울에 아는 사람이 몇 없어 외로움을 탔다고 한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지금, 그녀는 다양한 분야 출신의 많은 이들을 사귀고 있고 그 중 대다수가 봉사활동을 통해서 알게 된 인연이다. 함께 활동하는 봉사자들과 친분을 쌓을 뿐만 아니라 차상위계층 중학생 및 누리재활원의 장애 아동들과도 인격적인 교분을 나누고 있다. 동현씨가 봉사활동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잊지 못할 베트남 이화봉사단, 호텔에 감금당해
동현씨처럼 여러 봉사를 하다 보면 그 속에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음직하다. 동현씨에게 “혹시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었느냐.”고 묻자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지난 겨울방학에 다녀온 잊지 못할 이화봉사단 베트남 교육봉사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겨울 방학, 동현씨를 비롯하여 이화봉사단으로 선발된 22명의 이화인들은 아이돌 댄스, 부채춤 공연 및 다양한 레크레이션 활동을 준비한 후에 베트남으로 향했는데 봉사 도중에 그녀들과 접촉했던 현지인 일부가 신종플루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일이 있었다. 이 후 이화봉사단 중 일부가 감염 증세를 보이면서 22명 모두 잠재적 보균자로 호텔에 3일 동안 감금돼야 했다. “출국하기 전 한국에서부터 공연이랑 레크레이션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다 보여주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죠.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제가 언제 또 감금을 당해보겠어요. 함께한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감금됐어도 마냥 재미있었어요.”

 

힘들었던 시간 그러나 보람이 더 커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있다면 잊고 싶은 힘든 시간도 있는 법. 첫 대면보다 조금은 편해진 분위기 속에서 조심스레 ‘봉사를 하면서 겪었던 고난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앞서 말했다시피 동현씨는 그야말로 하고 싶은 게 많은 에너지 넘치는 학생이다. 이는 비단 봉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녀는 학점, 봉사활동, 동아리, 학생회 등 그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열정이 때로는 그녀의 심신을 지치게 했다.

특히, 배나사 활동을 주 2회 하면서 21학점을 이수했던 2010년 2학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시험 기간에 봉사와 시험이 겹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해 ‘시험기간 동안만이라도 봉사를 빠질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조금만 늦어도 “선생님이 보고 싶다.”며 연락하는 아이들을 그녀는 도저히 저버릴 수 없었다. 결국 동현씨는 낮에는 학교 수업을, 저녁에는 봉사활동을, 그리고 도서관에서 밤새 공부한 후 시험을 치렀다고 한다. 비록 체력적으로는 힘에 부쳤던 시간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그녀에게 고맙다고 말해줄 때의 가슴 벅찬 기쁨과 보람에 교육 봉사를 계속하게 됐다고 한다.
 

이화는 나의 든든한 지원군!
인터뷰를 끝맺으면서 동현씨에게 이화란 무엇일지 궁금했다. 그녀에게 솔직한 심정을 묻자, 동현씨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사실 고등학교 때 이화인이 되길 간절히 바란 것은 아녜요. 그러나 입학하고 보니 면학 분위기가 조성돼있어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고 학교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국내외 봉사 및 봉사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 시야를 넓힐 수 있었어요. 정말이지, 이 학교에 안 왔다면 제가 이렇게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었을까 싶어요.”라고 말했다. 말을 맺는 동현씨의 표정에는 이미 이화에 대한 애교심(愛校心)이 넘쳐나고 있었다. 실제로 동현씨는 이화봉사단 활동뿐만 아니라, 스크랜튼 학생회, 중앙 오케스트라 동아리 ESAOS, 본교 사회봉사센터 '사랑으로 한걸음' 기자단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봉사의 대가가 이화인에게 고함
인터뷰를 마치며, 동현씨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고백했다. 그녀는 유년시절 별다른 어려움 없이 크면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상당 부분 간과하면서 자랐다고 한다. 그러나 동현씨는 봉사를 통하여 그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제가 봉사를 함으로써 제 것을 나눈 것보다 제가 얻은 게 훨씬 많다고 생각해요. 사회는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잖아요. 많은 이화인들이 봉사를 통해 더불어 가는 사회를 직접 체험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봉사를 한번 시작하면 꼭 지속적으로 하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동현씨의 순수한 마음과 열정에 놀라기를 반복하면서 리포터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그녀의 뒤를 이을 칭찬 대상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동현씨는 잠시 생각에 빠지는 듯하더니 "학관 1층 경비실에 계신 김만두 아저씨요."라고 외쳤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김만두 아저씨는 학관을 이용하는 이화인들에게 호의와 선행을 베푸는 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때때로 이화인들이 먼저 다가가 음료수를 건네기도 한다고 한다. 김만두 경비원의 이야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동현씨를 비롯한 만 오천 이화인들이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몸으로 익혀나가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