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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뉴스

이화 125주년 기념식사(전문)-모두를 위한 진정한 변화가 시작되는 곳, 우리의 이화

  • 작성처
  • 등록일2011.06.10
  • 11588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이화가 이 땅에 세워진 지 125주년이 되는 뜻 깊은 날입니다. 모든 이화 가족 여러분들과 함께 이날을 기념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장명수 이사장님, 윤후정 명예총장님, 장상, 신인령, 이배용 전임총장님, 조종남 총동창회장님과 전임 회장단 여러분, 김영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님, 김한중 연세대학교 총장님, 정정길 한국학중앙연구원 총장님, 백용호 대통령 정책실장님, 김영순 청와대 여성 특보님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들께서 많이 참석해주고 계십니다. 이 기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함께 자리를 빛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특히 올해의 ‘자랑스러운 이화인’으로 선정되신 정의숙 전 이사장님과 이어령 명예석좌교수님께 이화를 대표하여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화 학술상을 수상하시는 이서구 석좌교수님께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랜 세월 이화에 헌신하신 근속 교직원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1886년 작은 하나의 밀알로 이 땅에 뿌려진 이화는 125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명실공히 세계 최대, 최고 수준의 여자대학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선배들이 지닌 원대한 꿈과 비전,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노력과 희생이 오늘의 이화를 가능하게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적과도 같은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이 길을 예비하시고 지켜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한번 기억하게 됩니다. 우리 앞길에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변함없이 늘 함께하기를 믿습니다. 이화 125년의 역사는 시대와 역사의 요청에 귀 기울이고 사회적인 사명에 응답하면서 지켜온 도전과 모험의 역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시대를 앞서서 민족과 역사가 요구하는 여성교육기관으로서의 사명을 완수하고자 하는 노력의 역사였고 창의적이고 선도적으로 변화를 주도해온 신념의 역사였습니다. 이화는 이제까지 많은 최초를 만들어왔고, 또 배출하였습니다.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시선을 이기고, 여성들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진정한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 토대를 마련하고 교육해왔습니다. 우리사회에서 양성평등의 실현에 이화가 기여한 바가 결코 작지 않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은, 이화 125년의 발자취가 양성평등의 교육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956년,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김활란 당시 총장님께서는 “우리가 시대를 따르기보다 시대가 우리를 따를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이 말씀은 55년이 지난 지금에도 커다란 울림을 남기고 있습니다. 지금 시대는 무한 경쟁과 승자독식을 강요하지만 우리는 나눔과 섬김, 배려와 정의에 기초한 이화의 정신으로 우리가 시대를 따르게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지난 1년간 이화의 총장으로 직무를 수행하면서 이화의 찬란한 역사의 한장에 함께 참여하게 된 것을 굉장한 자부심으로 느끼며 일해 왔습니다. 그러나 오랜 역사에 대한 자부심, 이화가 성취한 많은 것들에 대한 자긍심으로 인해서 혹시나 우리가 과거에 이룩한 것들에 안주하려하지는 않을까 하는 반성도 하게 됩니다. 역사는 과거에 남겨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새로이 써내려가기 위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화의 역사가 앞으로의 역사를 밝혀주고 우리의 자부심과 긍지심에 더 당당한 이화의 앞날을 열어갈 수 있는 자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화가 한국사회에 대학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여성들의 삶에서의 통합성을 회복하는 모델을 만들어내며 전 지구적인 나눔과 배려, 정의에 입각한 성장을 주도하고, 젊고 혁신적인 대학으로 성장해갈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우리 이화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125년이 가능했던 그 저력을 가지고 이 꿈을 새롭고 젊게 가꾸어감으로써 실현해갈 수 있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지난 125년이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이화는 시대의 좌표를 설정하고, 여성들에게 미래와 세계를 향한 도약의 디딤돌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화만이 할 수 있는 일, 또 우리의 역사와 비전이 우리에게 제시해 주는 길, 그 길을 따라서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그 길 위에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신 여러분의 격려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이화의 새 역사를 걸어가기 위해서 우리는 첫째, 미래형 인재양성에 적합한 커리큘럼을 개발해서 학부교육을 혁신해 나가려고 합니다. 이화의 딸들이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을 향해서 보다 폭넓은,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과, 비교과 과목들을 개발해 내고 있습니다. 미래의 주인이 될 창의성과 인문적 소양을 갖추고, 폭넓은 관점과 도전의식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는 일. 그것은 단기적인 성취와 수량화된 지표를 넘어서 21세기에 이화가 선도해가야 할 교육이념이자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융합 학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생 스스로 교육 주체로서 자기주도력을 가지고 진로설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제공하고자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교수간의 긴밀한 유대를 신장하는 방안을 간구해서, 이화가 단지 지식을 전달하고 기술을 습득하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이화의 정신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로 자라나게 하겠습니다.

둘째, 이화는 세계적인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성장해 나갈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50위권의 선도 연구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탑 파이브(Global Top 5s) 사업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본교가 오랫동안 나노화학부분에 대한 선제적인 집중투자를 한 결과, 나노하이브리드에 관심을 가진 세계적인 글로벌기업인 솔베이와 2,15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수반한 산학협력으로 이어졌듯이 미래를 내다보고 교내 5개 선도 연구 집단을 선정하여 집중적인 행정적·재정적 투자를 할 것입니다.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학문후속세대에 대한 지원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연구중심대학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은 학문후속세대의 양성에 달려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처음으로 대학원 FAIR를 성황리에 개최했고, 6월부터는 대학원생에 대한 행정 업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행정 인턴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기존 대학원 조교에 대한 급여성격의 재원을 장학금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본교 출신 성적 우수자의 본교 대학원 진학률을 제고하고, 이공계 대학원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여성들이 걱정 없이 마음껏 학업과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차별화된 교육․연구 환경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고급여성연구인력 양성의 요람이라는 이화의 전통을 이어갈 것입니다. 일과 생활의 양립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현재 직장보육시설 등 다양한 방법을 간구 중에 있고,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예정입니다. 여성의 일과 생활의 균형은 단순히 이화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진정한 통합적 삶에 기초한 양성평등을 성취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확신합니다.

셋째,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이화의 아름다운 캠퍼스가 교육과 연구의 유기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캠퍼스마스터 플랜을 수립 중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부터 캠퍼스 마스터플랜 위원회를 구성하여 가동 중입니다. 위원회에서는 기존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참고하고 현재 및 미래의 수요도 함께 고려하여 캠퍼스 공간의 유기적 연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8월부터 우선순위에 따라 신축, 재건축, 리모델링, 냉난방 개보수를 진행하고, 1,300여명 규모의 신축 기숙사도 착공할 예정입니다. 학관의 재건축과 산학협력동의 신축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공간 재배치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기존의 아름다움을 지키면서도 연구 공간, 생활공간, 학습공간이 기능적으로 조화되어 머물고 싶은 캠퍼스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넷째, 대학 본연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자 합니다. 대학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와 인류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와 교육을 통한 사회적 책무의 실현은 물론이고, 사회가 나아가야 할 이념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한 대학의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섬김과 나눔의 정신은 이화에 있어서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이화 125년을 일관되게 관통해 온 전통입니다. 대학과 안과 밖에서 이화의 아름다운 섬김과 나눔의 전통을 보다 강화하고, 이것이 단지 신념이나 구호에 머물지 않도록 구체화하는 실천 방안을 제도화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이화 가족 여러분,

제가 앞서 제시한 계획들을 지지해 주시고, 또 이 모든 여정에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기획들이 단지 현재의 짧은 계획으로 머물지 않고, 긴 전망과 비전을 마음에 품고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한 작은 노력이자 시도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면서 큰 힘을 보태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화는 지금 활기차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125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화가 다시 젊어지고 활기찬 발걸음으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습니다. 이화의 전통과 역사는 우리의 변화와 발전을 견인하는 토대이자 견인차입니다. 과거 우리의 선배들과 선생님들의 비전과 꿈, 그에 대한 확신이 지금의 이화를 만들어왔습니다. 이화는 이제 새로운 기로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성취에 머물 수 없습니다. 지금 이화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꿈, 지금의 시대를 넘어서는 미래를 향한 전망입니다. 이화는 이 꿈을 실현해갈 저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제 이화는 125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우리는 지난 역사를 단지 지나간 시절이 아닌,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우리의 의무이자 과업으로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이화의 125년은 이화의 미래를 열어갈 힘이자 자원입니다. 우리는 정의와 배려, 평등과 조화의 새로운 세상을 향한 길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 이화의 새로운 역사에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의 성취에 머물지 않고, 우리 사회와 인류를 위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갈 이화의 미래를 기대해 주십시오. 여러분과 함께 이화는 시대를 선도하며, 시대를 넘어서는, “시대가 우리를 따르게 할”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려 합니다.

모두를 위한 진정한 변화가 시작되는 곳, 이화가 걸어갈 새로운 길을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1. 5. 31.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김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