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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축산 ICT 스타트업 '유라이크코리아' 대표 김희진 동문 인터뷰

  • 등록일2019.04.03
  • 3398

축산 ICT 서비스인 라이브케어 사업으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각광받는 스타트업
유라이크코리아(uLikeKorea)을 설립한 김희진 동문을 만나다!

Q. 안녕하세요. 먼저 선배님에 대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주식회사 유라이크코리아(uLikeKorea) 대표이사로서 축산 ICT 서비스인 라이브케어 사업을 하고 있는 김희진입니다. 저는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01학번으로, 동대학에서 석 ‧ 박사까지 마쳤습니다. 이런 좋은 기회를 통해서 이화인 여러분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Q. 대표(CEO)로 계신 유라이크코리아(uLikeKorea)에서는 IoT 기반 가축 헬스케어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여 서비스를 제공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고 계신 축산 ICT 사업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2012년 10월에 IoT 바이오 전문 기업 주식회사 유라이크코리아를 설립했고, 현재 국내 최초로는 가축 헬스케어 솔루션인 라이브케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이오 캡슐이에요. 이것을 소한테 먹이는 겁니다. 바이오 캡슐에는 각종 센서가 내장되어 있고 축우의 경구로 투여를 해서 수집된 생체정보, 예를 들어 체온, 활동량, 음수 횟수(물 먹는 횟수) 등 여러 가지 데이터를 얻어냅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의 발정이나 임신, 질병 등에 도움을 주는 IoT 기반의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바이오캡슐을 먹이고 있는 김희진 대표


Q. 축우(소)에만 해당이 되나요?
이 캡슐은 현재 축우(소) 용으로 만든 캡슐이고, 저희는 원래 라이브스탁(livestock) 헬스케어라서 전체적으로는 가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차는 축우를 대상으로 했지만 이제는 소, 돼지, 닭, 반려견까지 준비를 하고 있어요. 축우만 해도 워낙 큰 시장이다 보니까 이것만 해도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Q. 축우의 생체정보(질병, 발정, 분만)를 실시간으로 수집 및 분석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일 것 같은데요. 어떠한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캡슐이 사탕수수인 친환경 재질로 만들어졌고, 국내에서는 최초로 동물의료기기 인증을 받았어요. 그래서 소한테 먹이면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될 수 있겠지만, 무해성 테스트를 받은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그리고 먹이기만 하면 국내에서는 현재 SKT의 로라망이라는 통신망에 붙어서 저희가 실시간으로 생체정보를 콜렉팅하고 빅데이터 분류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인공지능으로 이 소가 아픈지 아닌지, 유방염과 같이 어떤 질병이 생겼는지 등을 농장주에게 실시간으로 푸시(PUSH) 알람을 줘서 가축을 편리하게 사육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Q. 6년간의 R&D 과정에서 시행착오 및 어려움들이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려웠던 것들이 워낙 많아서.(웃음) 자금적인 것도 그렇고 좋은 인재를 데리고 오고 싶은 것,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기술 보안’인 것 같아요. 스타트업에서 좋은 것을 만들면 보호받기가 쉽지 않아요. 큰 시장에서 관심을 받아서 노출되면 따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는 자금력이 없기 때문에 따라 하는 것을 막는 것이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지적재산권 등을 획득해서 보호하려고 노력했고, 특허 출원 후에 등록하고 페이퍼를 써서 시장에 알리는데 집중을 많이 했어요.
 
Q. 축산 IoT와 관련한 회사가 국내 스타트업 기업 중에는 거의 최초라고 생각되는데요. 회사가 추구하는 기업 가치는 무엇인가요?
이게 생소하고 먼 얘기 같지만 우리 항상 소고기나 돼지고기 먹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먹는 가축이 건강해야 사람이 건강하거든요. 현재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One Health New Wave라고 해서, 외국에서는 안전한 먹거리와 가축의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가축이 좋은 먹거리를 통해서 건강하게 크면 사람도 건강해지는 순환구조를 갖는 거죠.
저희 서비스의 좋은 점이 무엇이냐면 약물 오 ‧ 남용을 줄여줘요. 원래는 보통 한 개체가 아프면 100마리에 다 치료제를 줘요. 한 마리가 아프기 때문에 다른 소들도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물 오 ‧ 남용이 생기는 겁니다. 하지만 저희의 라이브 케어는 개체마다 캡슐을 투여해서 아픈 소만 확인해서 한 개체만 치료하면 돼요. 그리고 만약 유방염이 발생을 했는데 육안으로 고름이 나온다던가 해야 키우는 사람이 파악이 가능하지만, 우리 시스템은 조기에 발견이 돼요. 그러면 항생제를 많이 먹여서 치료해야 되는 시점이 아니라 간단한 해열제만 먹여도 금방 해결이 될 수 있는 시점에 질병을 일찍 발견하고 항생제 남용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라이브케어 서비스를 통해서 자란 소는 더 건강하게 키웠다는 느낌을 주고, 바로 저희가 추구하는 건강한 가축을 위한 서비스가 됩니다.

 

Q.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공과는 관련이 없어 보일 수도 있는 축산업 시장에 뛰어들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나요?
제가 처음 이 일을 시작한 것은 구제역 때문이었는데요. 구제역이 계속 발생하는데 왜 IT 강국인 우리나라에 질병을 예찰하는 IT 시스템이 없을까 신기했어요. IT 학도로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아버지가 축산을 전공하셨는데, 아기 때부터 ‘축산의 밤’과 같은 행사를 많이 따라다니면서 소를 많이 보았는데 살처분되고 이런 것이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볼까 해서 시작한 게 라이브케어 서비스에요.
 
Q. 학부에서부터 박사 과정까지 이화여대에서 공부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오랜 시간 지내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학교에 너무 오래 있었죠. (웃음) 저는 석 ‧ 박사까지 할 줄 몰랐어요. 학부 때 그렇게 공부를 좋아하던 학생이 아니라서. 사실 학교에서 잘 안 놀았어요. 외부 활동을 많이 했어요. 근데 이게 사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만약에 계속 컴퓨터만 공부했다면 그것에 맞는 엔지니어가 되고, 삼성이나 LG에 가서 그것만이 내 길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하면 문제점을 보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기 때문에 다양한 방면에서 ‘경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학점 좋은 사람 안 뽑아요. 4.0 이상이면 전 안 봅니다. 너무 학교 공부만 한 것 같아서(웃음). 다방면으로 열린 사고가 있어야 하는데 닫힌 사고를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러면 매력이 없더라고요.

 

Q. 최근 덴마크 정부와 MOU 체결 및 일본 축우 시장 진출 등 유라이크코리아는 해외에서 더욱 주목받는 것 같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희가 이 제품을 개발할 때 국내 타깃으로 만들지 않았어요. 해외 수출용으로 만든 겁니다. 국내에는 축우 솔루션을 만들면 우리나라는 300만두밖에 없는데 이건 겨우 전 세계 10억두 이상의 소들의 0.3프로에요. 그리고 없는 기술을 만들다 보니 해외에 니즈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해외 마케팅을 열심히 하고 있죠. 사실 론칭 했을 때 일본이랑 브라질에서 먼저 러브콜이 왔고, 그다음 중국에서 연락이 왔어요.

키우는 소가 100마리 정도면 사람이 일일이 관리할 수 있겠지만, 예를 들어 3000마리 이상으로 대량으로 키우다 보면 관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저희 서비스가 당연히 필요해요. 그리고 이것과 유사한 제품이 아예 없어요. ‘질병’ 분야는 아예 솔루션이 없고, ‘발정’은 인공수정이나 송아지 임신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생산성과 관련해서 이 서비스가 중요해요. 부착형 같은 것은 있지만 먹이는 것이나 토털 솔루션은 아예 없어요. 그래서 러브콜이 많았던 것 같아요.

 

Q. 올해 초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국제 모바일 콘퍼런스(MWC 2018)에서 라이브케어 서비스가 ‘기업용 모바일 서비스 혁신상(Best Mobile Innovation for Enterprise)’을 수상했다고 들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최초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시 세계 무대에 직접 섰던 소감, 그리고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이화인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잘 아실지 모르겠지만 컴퓨터 학도들에게는 굉장히 공신력 있는, 대기업에서도 상을 받고 싶어 하는 콘퍼런스에요. 출품하는 것도 영광이었고, 수상할 줄은 예상도 못 했어요. 스타트업으로는 최초 사례이기 때문에 더욱 영광스러웠고, 세계 자리에서 저희가 인정을 받은 느낌이었죠. 상을 받고는 해외에서 러브콜이 더 많이 온 것 같아요.

저는 ‘창업을 해야지.’하면서 한 게 아니었거든요. 꼭 필요한 제품이니까 사명감이 있었고, 타깃 시장이 명확해서 시작을 했어요. 그런데 ‘창업을 위한 창업’을 하는 친구들은 말려요. 사업 자체가 정말 힘들거든요. ‘잘 되겠지.’하는 긍정적인 마인드는 좋은데, 딱 보기에도 후배들이 고생할 것 같아서 말려요. 그런데 중요한 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바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반드시 하겠다는 문제의식도 있어야 해요. 어떤 친구는 진짜 하고 싶은 게 있는데도 경험을 쌓고 준비를 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봐요. 필요성을 느끼면 남이 하기 전에 해야 돼요. 시장의 적시성이 필요하거든요. 완벽한 제품을 바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을 하면서 레벨업이 됩니다. 그러니까 마음먹었을 때 바로 실행에 옮기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Q. 지난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었습니다. 관련 분야 종사자로서 ‘농업인의 날’이 선배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원래는 평범한 공학박사였지만, 이제는 농 ‧ 축산업 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농축산 IT를 주도하는 사람으로서 이 분야에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외에 이런 좋은 기술과 선진화된 우리의 농 ‧ 축산업을 널리 알리고 함께 발전하는 일인 것 같아요. 솔직히 해외에서는 의아해해요. "축산이 별로 발달하지 않은 나라에서 이런 것을 개발했어?"라고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분야에 기여함으로써 아마 "아니야. 우리 IT 강국이야. 우리 축산업 굉장히 발달했어."라고 말하고 싶어요.

 

Q. 마지막은 공식 질문입니다. 선배님에게 이화 DNA(이화에서 배운 것)란 무엇인가요?
10년 넘게 이화에서 박사까지 있으면서 배운 것은 이화라는 울타리가 줄 수 있는 것을 잘 누린 것 같아요. 학부생한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실패해도 괜찮다."는 말이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많이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사회에서는 그런 기회가 많이 없거든요. 저도 박사과정 중에 창업을 했기 때문에 이화의 울타리 안에서 시작했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나 도전의식을 이화에서 가르쳐준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는 진취적인 여성상을 배우잖아요. 남자랑 맞서도 굴하지 않는 그런 용기가 우리 학교에서 줄 수 있는 강점이자 장점인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상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학교가 그것을 끄집어내주는 역할을 한 거죠. 그리고 롤모델로 삼을만한 선배분들도 많잖아요. 그래서 그런 분들을 보면서 많이 배운 것도 이화에서 얻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0기 정희우(국어국문학과·17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