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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Microsoft 이승윤 동문(경영·95) 인터뷰

  • 등록일2019.03.05
  • 4589

많이 도전을 해보고 실전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
항상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녕하세요 이화인 여러분!
외국계 기업 취업에 관심이 있다면,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취업하고 싶은 외국계 기업 조사에서 항상 상위권에 속하는 회사 이름 몇 개는 알고 계실 텐데요. 오늘은 그중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고 계신 동문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바로 글로벌 기업고객 사업부에서 영업 대표로 재직 중인 이승윤 동문님인데요. 웃음이 가득했던 이승윤 동문과의 인터뷰, 지금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선배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화여대 경영학과 95학번 이승윤이고, 이화여대 대학원도 졸업했습니다. 휴렛팩커드(HP)에서 11년간 일했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한 지는 6년 정도 되어가고 있습니다.
 
Q.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선배님의 직책은 현재 글로벌 기업고객 사업부 Account Executive라고 알고 있는데요,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영업 대표라는 직책이고, 간단히 말해서 고객사를 담당하는 거예요. 저는 삼성전자를 담당하고 있는데, 제가 오너십을 가지고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Q. 이전에는 미국의 다국적 컴퓨터 정보 기술 업체인 휴렛 팩커드(Hewlett-Packard)에서 근무하셨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하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HP 입사 면접을 볼 때 했던 이야기 중 하나가 "한 직무에서 여러 회사로 이직하며 경력을 쌓는 방법이 있고,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회사인 경우 회사 안에서 직무를 바꿔보며 성장하는 방식이 있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저는 HP에서 직무를 몇 번 바꾸면서 경력을 쌓아온 케이스입니다.
처음에는 HP에서 컨설턴트로 시작했는데 컨설턴트는 회사 밖에서 고객사의 컨설팅 과제를 수행하는 직무예요. 그러니까 정작 제가 소속한 회사는 잘 모르는 거예요(웃음). 경영학과 후배들이 사례 조사나 벤치마킹을 해보겠다며 많이 찾아왔었는데 제가 정말 잘 모른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저는 HP라는 글로벌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서 내부 업무를 꼭 경험해보고 싶었고, 그다음으로 영업 분야를 해보고 싶었어요. 이 정도로 다양하게 경험을 해보아야 매니저 단계로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때 기회가 되어서 전략기획부라는 부서로 옮기게 되었고, 이 부서에서 본사가 추구하는 전략을 각 나라별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수행하는지, 어떻게 보고하는지 등을 경험했어요.
하지만 당시에도 저는 항상 영업 분야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항상 했어요(웃음). 영업은 특히 연륜이 있는 분들이 많이 담당하시는데 우연히 어느 임원께서 Alliance 영업이라는 자리가 생겼는데 관심이 있냐고 제안을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SAP라는 IT 회사의 Alliance 영업을 담당을 하게 되었고, 이 일을 하면서 두 회사 임원들과 회의할 기회도 생기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삼성이라는 고객사를 담당할 영업대표를 찾고 있다는 연락이 와서 이직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사실 저는 제가 HP를 이렇게 쉽게 떠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계속 제가 하고 싶은 분야를 생각하고 있다 보니까 기회가 왔을 때 정말 빨리 결정한 것 같아요.
 
Q.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꾸준히 IT 분야에서 근무하시고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학부생 시절부터 관심이 있으셨나요?
꼭 IT 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취업을 준비하던 시기에 좋은 기업으로 선정되던 기업 중의 하나가 HP이기도 했어요. 미국 회사임에도 인본주의 사상을 강조하는 기업으로 유명했거든요. 그리고 규모가 있고, 직원들의 다양성이 보장되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업에 취업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이런 특징들이 부합했던 회사가 HP였고 또 마침 채용이 되었기 때문에 일했던 거 같네요(웃음).

Q.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외국계 기업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꿈의 기업으로 언급되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기업 문화가 궁금합니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에 정말 많이 변하고 있어요. 그래서 예전에 일하셨던 분들과 최근에 일하시는 분들 답변이 많이 다를 것 같아요. 마이크로소프트가 Window 같은 정말 독보적인 영역들이 있다 보니까 자신의 분야에 프라이드가 굉장히 강해서 좀 서로에게 냉정한 문화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에 사티아 나델라 회장이 새로 오셔서 "기업은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하고 그것을 이끌어야 된다."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셨어요. 그래서 회사도 좀 더 빠르고 협력적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문화는 Customer-Obsessed, Diverse and Inclusive, One Microsoft를 모토로 고객지향적 조직 문화를 지향하고 있는데요, 내부 문화적으로는 Growth Mindset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Q. 글로벌 기업고객 사업부에서 영업 대표로 근무하며 느끼시는 영업 분야에서 가장 필요한 자질이나 역량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일단 영업 대표는 새로운 영업 기회를 발굴해야 하는 역할이기도 해서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또 고객들과 좋은 이야기도 나누지만 불만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연락하게 되는 것이 담당 영업 대표거든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뭐든지 부딪히며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외국계 회사 영업이어도 한국 고객들을 위주로 상대하니까 영어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실제로 시니어가 될수록 본사를 설득하고 승인을 받을 때 다 영어로 해야 하거든요. 영업이라는 직무가 매출만 올리면 되는 시절은 지나갔어요(웃음). 이제 고객사의 요청사항을 파악해서 전략적으로 플래닝하는 일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해요. 임원 분들을 설득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과 협업하는 일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 과정에서 언어 실력이 좋다면 도움이 되겠죠.
하지만 영어를 정말 잘해야 외국계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저도 회사에서 일하면서 영어가 굉장히 많이 늘었고 계속 경험하면서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Q. 외국계 기업에서 계속 근무하신 선배님으로서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외국계 기업은 자신이 알아서 자기 계발을 해야 해요. 외국계 기업은 한국 대기업처럼 신입사원 교육 이런 것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공부를 아예 안 할 수도 있고 공부를 정말 끝없이 할 수도 있어요(웃음). 필요한 것은 회사에 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그 인프라를 빠르게 파악하고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따로 필요한 자기 계발을 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Q.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선배님의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CEO까진 가야죠(웃음)!
 
Q. 선배님의 학창시절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선배님은 이화에서 어떤 학생이셨나요?
대학 선배들이 "1학년 때는 노는 거야."라고 해서 열심히 놀았어요!(웃음) 물론 그 '노는' 시간이 그저 '노는' 시간만은 아니었어요. 학교 행사에도 열심히 참석했고, 학교 외부 동아리 활동도 했었죠. 학교 언어교육원에서 영어 수업도 열심히 들었는데, 그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영어 토론 동아리였어요. 그 동아리를 굉장히 열심히 했고 거기서 지금 남편도 만났습니다(웃음). 제가 어느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이렇게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고 학교 행사에도 열심히 참여했던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Q. 선배님의 이화 DNA(이화에서 배운 정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화에서는 아무래도 제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이야기되는 게 없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축제 준비를 하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못질을 하던 것도 다 저희들이었고요(웃음). 그런데 사회는 이화여대 안의 환경과 달랐어요. 제가 생각나는 건 제가 처음 입사해서 어떤 프로젝트가 끝나고 교육장에서 저희가 구축한 시스템에 대해서 설명하는 일정이 잡혔어요. 그때 컴퓨터들을 한 방에 옮기고 있었고 당연히 저도 같이 옮기기 시작했죠. 직원들이 막 당황하시는 거예요. 이화에서는 모두가 다 같이 했던 것들이 사회에서는 당연하지 않은 거죠. 지금 벌써 17년전이니 이제 많이 변했죠


 


Q. 마지막으로 외국계 기업에 취업을 꿈꾸는 이화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외국계 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보통 자율적인 기업문화와 해외 진출 기회가 더 많을 것 같다는 이유가 많던데요. 일단 저는 외국계 기업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어요. 오히려 우리나라 기업이 요즘은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가 더 많고 다양하죠. 
또, 요즘도 정말 취업이 어렵지만 제가 취업할 당시에도 IMF였기 때문에 정말 뽑는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자기소개서만 정말 200장을 넘게 썼던 것 같아요(웃음). 저는 취업 준비를 할 때, 원하는 기업을 선택해서 지원하기 보다 일단 채용을 하는 곳이 있으면 다 지원했어요. 워낙 채용하는 곳이 없어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지만, 또 그렇게 하다 보니 다양한 면접을 경험할 수 있더라고요. 다양한 기업의 면접을 경험하면 당시 면접관들의 트렌드도 파악할 수 있고, 정말 가고 싶은 기업에서 면접 제의가 왔을 때 많은 경험을 하고 면접을 갈 수 있게 되는 거죠. 결론적으로 많이 도전을 해보고 실전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화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항상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겁니다. 이화에서 저보다 훨씬 똑똑하고 능력 있었던 친구들이 지금 일을 안 하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그 친구들의 의사를 존중하지만 정말 아깝긴 해요. 그 친구들보다 훨씬 못했던 저도 이만큼 일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일을 했으면 얼마나 많은 공헌을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구조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일을 병행하다 보면 아이가 어떨 때는 아플 수도 있고 일이 잘 안 풀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시행착오들을 잘 못 견딘 것은 아닐까. 하지만 이런 것들은 다 같이 겪는 어려움이니까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너무 완벽함만 추구하다 보면 결국 힘든 건 자신이거든요.
그리고 항상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내내, 이화 선배로서 동문의 취업과 영업 분야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여러분들 모두 이승윤 동문의 조언들을 통해 많은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의 이승윤 부장님의 행보도 이화투데이가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이화투데이 리포터 백승윤(중어중문학·16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