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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공인회계사 여자 수석 이혜수(화학·06학번)

  • 등록일2015.03.19
  • 7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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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풀 꺾이던 8월 30일 금융감독원은 제47회 공인회계사 시험 최종합격자 총 99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중 여성 합격자는 전체 29.8%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화여대는 28명의 최종 합격자를 배출하며 지금까지 총 450여 명의 공인회계사를 배출했다. 이번에 합격한 이혜수 씨(화학, 06학번)는 여성 합격자들 중에서 최고득점자의 영광을 안았다. 이혜수 씨는 회계법인 Big3 중 하나로 불리는 ‘삼일회계법인’에서 신입 회계사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The Ewha에서 이혜수 씨를 만나 공인회계사 합격의 비결을 들어보았다.
 

 

공인회계사 합격을 축하드린다. 특히 여성 수석이라는 점에서 더욱 뿌듯했을 것 같다.

힘들게 준비한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원하던 회사에 들어가게 돼 정말 기쁘다. 2년 정도 집중해서 시험 준비를 했다.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들이 날아가 버려 후련한 기분도 든다.

 

원래 회계사 시험에서는 등수를 알 수가 없는데, 우연한 기회에 내가 여성합격자들 중에서 수석인 것을 알게 됐다. 평소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서 회계사 시험을 함께 준비했던 친구들로부터 “네가 수석 되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주변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니 은근 기대가 되긴 했다. 내가 여자 수석이라고 하니, 뭔가 해냈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하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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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전공인데 공인회계사를 준비했다.

 

화학과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긴 했다. 교직이수를 해서 화학 선생님이 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교직이 나의 적성과는 맞지 않았다. 고민하고 있던 중 회계원리 수업을 먼저 들은 친구가 회계과목이 재미있다고 추천해 줘서 호기심에 회계원리 수업을 들었다. 공부해보니 재밌기도 하고 나와 잘 맞는 과목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3학년 여름부터 경영 복수전공을 하게 됐다. 다행히 학교에 복수전공 제도가 잘 되어 있어 화학 전공이었지만 회계 관련 수업을 듣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어떻게 공부했는지 궁금하다.

 

특별히 따로 준비한 것은 없다. 그냥 내 성격대로 열심히 했다. 사실 1차 시험은 준비기간이 짧아서 점수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 점이 자극이 되어 2차 시험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공부할 때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했다. 예습을 먼저 한 후에 인터넷 강의를 켰다. 강의를 듣다가 문제가 나오면 일시정지를 눌러두고 먼저 문제를 풀어본 뒤 다시 강의를 들을 정도로 예습을 중요시 했다. 또 틀린 문제만 집중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를 빠짐없이 공부했다. 식상한 답이겠지만, 예습과 복습이 가장 좋은 공부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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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라는 직업이 여성에게 힘들지 않나?

 

사실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기 전부터 회계사라는 직업 자체가 여자에게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회계 법인에 들어와 두 달 정도 근무해보니 힘든 부분이 있기는 하다. 회계 법인이 전반적으로 위계질서가 철저한 편이고, 상사에 대한 예우를 중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 직업의 특성상 출장과 술자리가 자주 있는 편이다. 아무래도 남자들과 속도를 맞추어 술을 마시는 것이 좀 힘들기는 하지만 

최대한 잘 어울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 함께 일하는 팀에는 여자 동료들도 많고, 마음이 맞는 분들도 많아서 조금은 수월하다.

 

공부하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나 슬럼프가 있었는지?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슬럼프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1차 시험을 칠 때까지는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정말 공부만 했다. 1차 시험을 합격하고 2차 시험을 준비하면서 슬럼프가 왔다. 그 무렵이 마침 봄이었는데 날씨도 풀리고, 꽃도 화사하게 피니 마음도 괜히 싱숭생숭해졌다. 또 1차 시험에 너무 힘을 들였는지,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던 것 같다. 2차 시험은 주관식 시험이라 답을 채워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그래서 주위 친구들을 붙잡고 고민을 상담하기도 하고, 회계사를 포기하면 어떤 다른 길을 갈 수 있는지 막연히 찾아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회계사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자는 쪽으로 마음을 다잡게 되더라.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여기자는 마음가짐이 주효했던 것 같다. 초심을 잃지 말고 꾸준히 하면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는 주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걸었다.

 

여성의 공인회계사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화여대에서는 공인회계사 진출을 장려하기 위해 어떤 지원을 하나?

처음 CPA를 준비하기로 결심하고 1년을 혼자서 공부하다가 2011년에 다시 학교로 들어와 CPA 준비반에서 공부했다.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과 함께 스터디도 하고 서로 격려해주기도 했다. 생일날 친구들이 케이크에 초를 꽂고 노래불러주며 축하해주었던 기억도 있다. 다들 시험 준비로 바빴을 텐데도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면서 함께 공부했던 CPA 준비반에서의 일상들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또 교수님들께서도 많이 신경써주셨다. 회계 전공 및 경영 전공 교수님들께서 공부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관심 가져주시는가 하면, 시험 직전에는 막판 정리 강의도 해주셨다. 그리고 도시락이 제공되기도 했다. CPA 시험을 준비하는 이화인들이라면 CPA준비반에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대학생활은 어땠나? 이화여대에서 얻은 자산은 무엇인가?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뭐든지 해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이화’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를 다니면서 ‘ESAOS 오케스트라’라는 오케스트라 동아리 활동을 했다. 거기서 첼로를 담당했는데, 사실 어렸을 때 피아니스트 같은 예술가가 되는 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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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정말 이것저것 꿈꿔보지 않나? 피아니스트, 첼리스트 같은 것들이 정말 꿈으로만 남을 뻔 했는데 이화에서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학교에는 자신의 전공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동아리나 소모임을 꾸리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물론 전공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아서 도서관에서 화학 공부도 열심히 했다.

 

회계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린다.

 

먼저 회계 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해 보면서 회계 업무와 자신의 적성이 맞는지 체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그 일이 자신과 맞는다고 확신이 든다면 그때부터는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1차, 2차 시험 관문이 쉽지 않다.

 

회계사라고 해서 꼭 회계 법인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다. 회계사들에게도 다양한 진로가 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고 어떤 문화에서 생활하는 것이 적합한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 그리고 회계사 시험에 붙고 나면 엑셀 프로그램을 꼭 익혀놓길 바란다. (웃음) 회계 업무를 할 때 주로 엑셀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엑셀을 다루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엑셀에서 사용하는 단축키, 함수 구하는 방법 등을 미리 숙지하고 가면 야근 시간도 줄일 수 있을 거다.

 

각자 꿈을 가지고 이루고자 한다면, 체력도 중요하다. 체력도 꿈도 단단히 키워나가길 바란다. 파이팅!


* 출처 : 이화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