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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뉴스

캄보디아에 선교사로 떠나는 김길현·원경연 동문 부부

  • 작성처
  • 등록일2005.09.12
  • 17275
이화소식 71호 : 공부해서 남 주러 갑니다

쉰살의 나이에 캄보디아로 간다고 했다.그것도 요즘 가장 잘 나간다는 분자생명과학부 교수직을 그만두고. 용감해서 무모한 그가 궁금했다.

"유학시절부터 선교사가 되고 싶었어요. 20년 동안 품었던 꿈을 이루러 가는 거죠.”

서글서글한 인상의 김길현 교수(약학·분자생명과학부)와 아내 원경연(무용, 81년 졸)동문 부부. 안팎이 모두 ‘이화표’인 이들 부부는 캄보디아에 대학을 세우러 함께 간다고 했다.

“120년 전 외국인 선교사가 이화를 세운 것처럼 그렇게 대학을 만들고 싶어요. 이 대학에서 많은 캄보디아인을 기독교적 양심을 가진 지식인으로 키울 겁니다.”
전통적인 불교국가인 캄보디아는 70년대 중반 '킬링필드'라는 대학살을 겪으면서 지식인의 맥이 끊겼다고 한다. 국민의 70%가 문맹인데다 대학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는 곳이 국립대인 프놈펜 대학 하나뿐일 정도.

2003년 이화선교회와 함께 처음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 김교수는 ‘교육이 최선의 선교’라는 사명감에 과감히 캄보디아행을 결심했다.
사서 고생하는 김교수 덕분에 다섯 가족은 졸지에 이산가족이 됐다.부부는 캄보디아에, 세 아들은 미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쉽지 않은 결정에 원씨는 많이 망설였다고 했다.

“아직 중학생인 막내아들이 눈에 밟히고, 은근히 생계 걱정도 되는 거예요. 제 몸도 약골인 터라 몇년만 더 참아달라고 했죠. 그런데 이 양반이 그러데요. ‘그러니까 한 살이라도 더 젊고 건강할 때 가자'고.이 말에 '내가 졌다!' 손들고 말았죠.”

이제 며칠 후면 김교수 부부는 낯선 땅 캄보디아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프놈펜 대학에서 1~2년간 언어과정을 밟으면서 현지 사정을 파악한 뒤 후원단체인 '아시아교육봉사회'와 함께 대학 설립을 위한 본격적인 프로모션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우리 교육 현실이 경쟁력에만 치우쳐 지식을 다른 사람을 누르는 도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식을 섬기는 도구, 봉사하는 도구로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식년이거나 은퇴한 교수들이 와서 지식과 경험을 나눠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공부해서 남 주러 가는' 그의 행보가 자못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