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이화란?
늘 그리운 곳입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꿈이 크고 에너지가 넘쳤을 때, 활동적으로 다닌 대학교입니다. 1학년 입학하자마자 과 부대표로 뽑혀서 열심히 뛰어 다녔어요. 1학년 2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과대표로, 그 후 졸업할 때까지는 특수교육학회 학생 간부로 늘 뛰어 다녔습니다. 졸업 이후엔 가보고 싶어도, 때로는 대학원이이나 평생교육원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도 늘 있었지만, 서울을 떠나 삼남매 키우며 살림하며 일까지 하면서는 모교 방문 자체가 힘들어서 잘 못 가는 곳이니까요.
기부에 대한 나름의 소신이 있으신가요?
기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게 돌아오는 것이 다양하고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각을 깨닫게 된 계기가 있어요. 대학교수로 임용된 남편을 따라 연고도 없는 군산에서 혼자 3남매를 키우면서 일하는 것 자체가 벅차고 힘들다 보니, 제 가족도 건사하기 힘든데 밖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스스로 위선이라고 생각하며 그저 아이들 학교 봉사활동만 겨우 시간 내어 최소한으로만 하던 때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운영하는 영어교습소에 월드비전에서 전화가 왔어요. 월드비전 소속 어린이들에게 영어교육 봉사를 해줄 수 있냐는 전화였죠.
당시 이 지역에서는 어린이 기초 영어 교육의 체계가 덜 잡혔을 때라 제가 특히 기초교육에 전문화된 어린이 영어지도를 한다는 것을 수소문 끝에 알게 되어 연락했다고 했습니다. 살짝 고민은 됐지만, '아, 이번 기회를 통해서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것으로 좋은 일 한 번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스쳐서 바로 하겠다고 응했지요. 그리고 딱 1년 간 성실히 지도를 했는데, 1년 후에 봉사로 인한 놀라운 축복을 체험하면서 확실히 깨닫게 되었어요.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갖고 있는 것을 조건 없이 선의로 베풀면 그에 대한 축복이 반드시 오는구나!’라고요. 그리고 그 선한 도움은 선하게 잘 전달되어 향기로 퍼져 나가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또 그 선한 향기를 퍼뜨릴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듣고 싶습니다.
요즘의 후배들은 저희 때에 비하여 훨씬 다양하고 깊게 공부하고 있고, 또 해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화의 후배들은 스스로 잘 알아서 해내는 학생들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고요. 많은 인구수에 비해 비좁은 국토에 밀집되어 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경쟁이 매우 심하여 때로는 지치기도 하고 시야가 좁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만,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젊은 시절에 흘리는 땀은 매우 값지게 되돌아 올 것임을 믿고, 좌절하지 말고 더욱 더 매진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나날이 열악해지고 있는 공해, 토양 및 해양오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질병도 많아지고 있어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자신의 신체가 건강하여야 하고, 신체가 건강하면 정신도 건강해지는 바, 자신의 몸을 좀 더 사랑하고 소중히 대할 줄 아는 지혜로운 여성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선한 향기와 품격을 지닌 자랑스러운 이화인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