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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통장에 담긴 100년의 스토리, 곽삼근 명예교수(교육학과 75졸)

  • Date2020.04.06
  • 1509
곽삼근 교육학과 명예교수(교육학과 75졸)


“모든 기부에는 스토리가 있죠.” 촬영 중간, 곽삼근 교수가 읊조리듯 말했다. 2018년 5월, 곽 교수는 이화미래전략기금 1억원을 약정했다. 그 1억원에는 남다른 100년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할아버지에게서 어머니에게로, 어머니에게서 그에게로, 삶으로 감응한 100년의 기부 스토리. 여운은 묵직했지만 곽 교수의 눈빛은 밝고 목소리는 생기 넘쳤다.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 뿜어내는 환한 에너지였다. 

 

 

나의 할아버지, 나의 어머니


2017년 8월 작고하신 어머니가 남기신 통장에서 곽 교수의 기부 스토리는 시작한다. 곽 교수의 조부는 독립운동가 곽대용 선생이다. 옥고의 후유증으로 해방 이듬해 돌아가셨고 매달 독립유공자 후손연금을 어머니가 받으셨다. 그런데 그 돈을 사사로이 쓸 수 없다는 어머니의 신념 하에 적지 않은 금액이 모아져 있었다. “통장은 제 관할은 아니었지만 ‘사회 환원’이라는 큰 정신적 유산을 받은 셈이지요.” 

 

할아버지가 훌륭하게 사셔서 받은 것이니 우리 사회를 위해 써야 한다는 어머니의 유지는 곽 교수의 마음에 지진을 일으켰다. “7남매를 키우면서 엄마도 돈이 아쉬울 때도 많으셨을 텐데 시아버지의 뜻을 기리며 차곡차곡 쌓아온 어머니의 삶의 흔적이 커다랗게 다가왔어요. 어머니 1주기 되기 전에 엄마가 할아버지를 기렸던 마음처럼 제가 이화에서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이화의 발전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결심했지요.”



‘좋은 삶’을 꿈꾼다는 것


여성평생교육학자 1세대로서 여성주의와 평생교육 분야에서 선도적 연구를 해온 곽 교수가 도달한 결론은 진학과 취직을 위한 교과 중심적 공부가 아니라 배운 지식을 토대로 사회에서 좋은 삶을 살아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교육의 진정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십대에는 많은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았나를 간접 체험하며 길잡이로 삼았으면 좋 겠어요.” 

 

곽 교수가 이대 교육학과에 입학하게 된 계기도 한 권의 책이었다. 의사 아버지를 따 라 의대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던 중, 고3 때 김활란 자서전을 읽고 ‘여성교육’에 눈을 뜨게 됐 고,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를 감행하며 이화여대 교육학과에 입학했다. 이화인을 위한 책 추 천을 청하자 곽 교수는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을 꼽았다. 인간의 활동을 노동, 작업, 행 위의 세 차원으로 구분하는 한나 아렌트의 관점에서 자기 존재가치를 발휘하며 살면 좋겠다 며 곽 교수는 “강추!”했다. 



자기 안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발휘하길


곽 교수는 이화의 미래교육이 나아갈 바를 ‘인간미’에서 찾았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차별점이자 강점은 결국 ‘가장 사람다운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은 마음, 정신, 가치의 영역이지요. 같은 맥락에서 저는 이화가 갖고 있는 저력은 대강당 채플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대강당 채플을 통해 공동체를 의식하고 신을 의식하게 되죠.” 

 

스피노자의 말처럼 “신을 의식하면서 산다는 것은 이 세상의 면면을 살피는 것”이다. 그것은 섬세한 시선으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감사를 느끼는 미적 체험으로 이어진다. “어느 대학도 할 수 없는 이화만의 이런 가치를 바탕으로 이화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평생교육의 허브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이화에서 우리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인물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