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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EBS 중학 과학교사 최사랑 동문(과학교육·18년졸)

  • 등록일2022.06.10
  • 5127

코로나가 장기화됨에 따라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온라인 강의는 집에서 코로나 걱정 없이 편리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EBS 중학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계신 동문님을 만나봤는데요. 바로 과학과 사랑에 빠지게 해주신다는 최사랑 동문님(과학교육·18년졸)입니다! 그럼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과(지구과학교육전공)를 졸업하고, 현재 마전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사랑입니다. 2021년부터는 EBS 중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서부영재교육원 지도강사, STEAM 교사연구회, 교내·외 전학공(전문적학습공동체) 활동 등을 하고 있습니다.


Q. 과학 교사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사실 어릴 때부터 누군가 제 꿈을 물으면 저는 ‘과학 교사’라기보다는 ‘좋은 교육자가 되는 것’이라고 늘 대답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교육자란 ‘가정환경·경제·인종·장애·종교·성별 등과 상관없이 학생들이 가진 다양한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굉장히 거창하죠? (웃음) 그렇게 좋은 교육자가 되고자 하는 제 꿈의 ‘시작’을 교사로 하고 싶었고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지구과학이라서 그 과목으로 임용시험을 봤습니다. 교사가 교육 현장을 가장 정확하게 배울 수 있고, 또 제가 배울 수 있는 일이 가장 많을 것 같았거든요. 사실 지금도 제 거창한 꿈을 이루기 위해 겨우 첫발을 뗀 것이라 생각하고요,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갈지 제가 가장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는 아마 평생에 걸쳐 찾아가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Q. 대학 재학 시절이 궁금합니다.

1, 2학년에는 평범한 대학생들처럼 정말 열심히 술을 마셨습니다. (웃음) 그 이후 1년 동안 휴학을 하고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고 3, 4학년에는 죽어라 공부했습니다. 3학년부터는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게 곧 임용 준비라는 생각으로 모든 전공 수업에서 1등 하는 것을 목표로 임했습니다. 4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임용 공부에 들어갔는데 ‘남들보다 임고실(임용고시 준비실)에 빨리 가고 늦게 나오면 뭐라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 늘 가장 먼저 도착해서 불을 켰고, 가장 늦게 나오며 불을 껐습니다. 1년 동안 작은 것까지 하면 총 10개 정도의 스터디를 했고, ‘절대 두 번은 이렇게 못 하겠다’라는 마음으로 지냈더니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죽어라 논 시간도, 공부한 시간도 제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과 집행부 활동을 하며 평생을 함께할 동기이자 동료 교사들을 만났고 임용 준비에 좋은 자극과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정말 열심히 했던 연합 연극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기본적인 발음·발성법을 비롯해 자신 있게 수업하는 방법, 공동 비전을 제시하고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방법 등을 배웠습니다. 나중에 EBS 강사 지원을 할 때도 이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범대학에서 주관한 미국 교생 실습을 통해 다양한 교육 환경을 이해할 수 있었고,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를 갔을 때는 오로라 관광 가이드로 일하면서 밤하늘에 대한 동경과 지구과학 교사로서의 꿈을 더 키울 수 있었습니다. 정말 모든 경험은 제가 더 나은 교사가 되기 위한 거름이 됐습니다. 이런 시간들이 없었다면 복학 후 그렇게나 열심히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을 것 같고, 결국 졸업과 동시에 인천 지역 수석 합격이라는 값진 결과도 얻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Q. 현재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신데 교사로 계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 보람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요?

학교에서는 대부분의 순간에 보람을 느끼는데요. 그중 가장 뿌듯한 순간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제 꿈과 연관된 것 같습니다. 바로 ‘학생들이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볼 때’입니다.

2021년에 활동했던 STEAM 교사연구회에서 개발한 수업 주제가 ‘우리 동네 안전은 우리가 지킨다!’였습니다. 작년에 제가 근무하는 학교 주변에서 교통사고 사망 사고가 났었고, 또 다른 가슴 아픈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사고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과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이때 불법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수제 딱지를 제작해서 불법 주차된 차량에 딱지를 배부하고, 주차 금지 고깔과 안전 거울을 설치하거나 교통안전 키링, 야광 티셔츠, 안전 우산, 형광 횡단보도 등 안전 물품을 제작하고 홍보하는 활동을 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의 어린 나이지만 2달 동안 진심으로 지역사회의 안전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면서 모든 과정을 기획하고 활동했던 경험은 제게도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제가 앞으로 과학 교사이기 이전에 교사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제 꿈이 무엇이었는지 더 확고해질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Q. EBS 중학에서 과학 과목을 담당하고 계신데요, 반응이 정말 뜨겁습니다! EBS 강사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앞으로 EBS 강사로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EBS 공고 페이지에 8월쯤 EBS 강사 채용 공고가 올라옵니다. 매년 신규 채용을 하는 것은 아니라서 만약 공고가 올라오지 않았다면 채용 계획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전형은 보통 3차까지 있으며 [1차] 자기소개서, 강좌 진행 계획서, 10분짜리 샘플 강의, [2차] 20분 문제풀이 카메라 테스트, [3차] 면접으로 진행됩니다. 사실 당시에 가족의 건강 문제로 인해 계속 전형을 준비를 하는 게 마음이 무거웠었는데, 결국 그게 원동력이 되어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건강도 많이 회복하시고 무척 자랑스러워하셔서 감사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EBS 강사로서의 목표는 ‘과학도 재밌다!’는 걸 조금이라도 더 알려서 대중들의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최근 학생들부터 성인들까지 많은 분들이 제 짧은 강의 샘플을 보고 재밌어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실제로 과학은 정말 재밌는 학문이거든요. 하하! 우리가 살아 숨 쉬고 먹고 자는 모든 순간이 과학이기 때문에 과학적 소양을 기르면 분명히 그만큼 보이는 세상이 넓어집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물론이고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하는 성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똑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고, 사고의 깊이가 깊어질 수 있거든요.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이 과학 지식이 지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에 쓰일 수 있도록, 그 분야와 관련된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이 거창한 꿈에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네요.


Q. EBS 강의와 학교에서 강의하는 것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학교에서는 학생 중심의 수업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실험이나 모둠활동에 제한이 많아 어려운 편이지만 최대한 학생들이 주도하는 수업을 계획하려 합니다. 또 교사는 학생들의 인지적 성장뿐만 아니라 전인적 성장을 이끌어야 하기에 늘 이것을 고려한 수업을 구상하는 편입니다.

반면, EBS 강의는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전달식 수업을 해야 하죠. 그래서 강의의 마지막 부분에는 항상 ‘오늘 배운 과학 지식이 세상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넣어서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어릴 때부터 영상 매체에 익숙해져 있는 Z세대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과학 마술을 보여주거나 노래를 개사해 부르고 율동을 하는 등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수강 후기를 읽어주거나 강의 중 퀴즈를 내는 등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법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Q. 학교 수업과 EBS 강의를 동시에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힘든 점은 무엇이고 반대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맞습니다. 특히 작년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학습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서 이례적으로 제작 편수가 많았기에 4-5달 동안 정말 주말 하루도 쉴 틈 없이 매일 일에 매달렸습니다. 또 외부 활동 때문에 학교 일에 소홀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욕심에 결과적으로 잠을 줄일 수밖에 없었고, 매일 3-4시간씩 자며 버텼습니다. 결국 마지막쯤엔 응급실도 다녀올 만큼 몸 곳곳에 병이 났죠.

그래도 장점은 그렇게 극단적으로 힘든 고개를 넘고 나니까 웬만한 일은 거뜬히 해낼 수 있을 정도로 꽤나 성장한 것 같고요. (웃음) 건강을 챙기며 일하는 방법도 어느 정도는 배운 것 같습니다. 또 전국의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 저 덕분에 과학이 재밌고 좋아졌다는 말을 매일 들을 수 있다는 것, 성인들도 과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 강의를 듣는다고 하는 것 등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또 이를 발판으로 다양한 교육 활동의 기회가 생긴다는 점도 좋습니다.


출처 : EBS 영상 갈무리


Q. 동문님이 생각하시는 이화 DNA는 무엇인가요?

웨체비(Where Change Begins) DNA요! 교사라는 직업은 바쁘게 지내고자 하면 얼마든지 바쁘게 지낼 수 있고, 워라밸을 누리고자 하면 또 그렇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화를 졸업했다면 편한 생활에만 안주하지 않고 어떻게든 일을 만들어서 바쁘게 지내시더라고요. 정말 제가 여태까지 만났던 이화 출신 선생님들 중 학교생활을 대충 하시는 분을 한 분도 뵌 적이 없습니다. 변화를 이끌어가는 곳에 늘 동문들이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Q. 교사를 지망하는 예비 교사 이화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퍼스널 브랜딩이 정말 중요해진 세상이죠. 그건 교사에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되고 나면 끝이 아니라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시작되죠. 예를 들면 수업을 잘 하는 교사가 될 것인지 혹은 대회 지도를 잘 하는 교사가 될 것인지, 그렇다면 수업 중에서도 환경·기후변화·융합 교육 등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가질 것인지 등이요. 그리고 이걸 찾아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더 재밌을 거예요. 예비 선생님들! 어서 함께 교단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멋진 선생님들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널리 끼치며 일할 날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3기 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