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검색 열기
통합검색
모바일 메뉴 열기

이화여자대학교

통합검색
nav bar
 
Ewha University

People

[경제계] 스타트업 PR 전문가 이미나 동문(사학·94년졸)

  • 등록일2021.04.14
  • 3680

새싹 스타트업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스타트업 PR 전문가, ‘꼬날’ 이미나 동문을 만나다


최근 토스, 당근마켓, 마켓컬리 등 벤처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면서 #창업 을 준비하는 이화인들도 많을 텐데요. 성공적인 스타트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 회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 널리 알리고 홍보하는 일도 정말 중요하겠죠?

오늘 이화투데이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러 스타트업 기업의 홍보 담당으로 일하며, 스타트업 홍보 업계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불리고 있는 이미나 동문(사학·94년졸)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미나 동문은 '꼬날'이라는 필명으로 ‘꼬날의 좌충우돌 PR 현장 이야기’라는 브런치 계정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데요. ‘꼬날’ 이미나 동문의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까요?

*이번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됐으며, 이미나 동문 님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구어체를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현재 재직 중인 ‘렌딧’의 상징인 민트색 벽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Q. 안녕하세요, 이미나 동문님!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인문대 사학과 90학번 이미나입니다. 90학번이라고 하니 무척 오래전에 학교를 다닌 것 같은 느낌이지만, 아직도 엄마와 함께 원서를 내러 이화여대 교정에 처음 방문했던 날이 생생하네요. 지금과는 조금 다른 교정이었는데, (학생들이) 여기저기 잔디밭에 엎드리거나 앉아서 이야기 나누고 책 읽고 있는 모습을 보며 ‘와~ 이런 게 대학생이구나?’ 했던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그리고 평소 제 말투는 매우 명랑하고 억양 높낮이가 꽤 많은 말투인데요. (웃음) 이 점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Q. 스타트업 PR(Public Relationship, 홍보) 전문가로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알려주세요.

제가 꼭 ‘나는 스타트업에서 PR을 할 거야.’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저 스스로를 ‘스타트업 PR 전문가'라고 규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웃음)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하다 보니 지난 20여 년 동안 정말 시작하는 단계의 스타트업에서 PR 일을 해 왔네요.

홍보담당자로서 제가 하는 일은 꽤 다양하고 폭이 넓은 편이에요. 그래서 종종 같이 일하는 동료들 중에서 “이제까지 본 회사 홍보담당과 너무 다르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요. 때로는 회사 외부 분들이 “꼬날님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냐? 그냥 회사 홍보담당 같지 않다.”라는 이야기를 하실 때도 있어요.

한 8~9년 전쯤? 당시 함께 일했던 저희 대표님이 업무 평가를 하던 날 말씀하셨어요. “꼬날님이 하는 일이 나는 꼭 홍보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 함께 꼬날님이 하는 일에 대해서 정의를 내려 보자.”라고요. 그때 저희 대표님과 함께 정리한 ‘꼬날이 하는 일'에 대한 정의를 저는 정말 좋아하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PR 이란? - 꼬날이 하는 일이란?’ 기업이 기업 활동과 관련 있는 공중들과 관계를 구축, 유지, 발전시킴으로써 기업 경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는 모든 활동입니다.

어떠세요? 실제로 제가 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이 범주에 모두 포함되는 것이고요. 이렇게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 정의를 내리고 나니, 회사 안에서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무척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언론홍보, 소셜미디어, 대관이나 제휴, 때로는 채용과 관련된 일일 수도 있고요. 이벤트를 만들거나 연구 보고서를 제작할 수도 있고요. 그때그때마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부분, 어떠한 목표를 이루는 데 선택할 수 있는 방향성들이 매우 열려 있는 편이고, 저 역시 다양한 방면으로 상상하고 제가 할 일을 만들어 가는 편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에는 "저 그 일을 이렇게 저렇게 하고 싶어요."라고 먼저 이야기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아! 그리고 저희 회사는 서로 닉네임을 부르는 호칭 문화를 가지고 있고요. 저는 제 블로그 필명인 ‘꼬날'을 쓰고 있어요. 외부에서도 많은 분들과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기 때문에 ‘이미나'라는 이름보다는 ‘꼬날'이라고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Q. 사학과를 졸업하시고 음반 기획사 일을 하다가 "어느 날 어쩌다 덜컥 홍보담당이란 직업을” 갖게 되셨다고요. 그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원래 고등학교 입학하면서까지는 피아노 전공을 하려던 예체능계 학생이었어요. 5살 때부터 피아노만 쳤거든요. 좋아했고, 열심히 했고요. 그런데 아빠가 음악을 하는 것은 좋지만, 전공은 하지 않고 정말 좋아하는 취미였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계속 음대 가는 걸 반대하셨어요. 예중 때 한 번, 예고에서 한 번 그러다가 결국 고2 때쯤에 완전히 포기하고 인문계로 돌리게 되었고요.

학교에 입학하고서도 사실 공부가 별로 재미는 없었고, 아빠한테 반항하는 마음도 있었죠. 결국 대중음악 쪽 일을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대학교 졸업하면서 사실상 한 군데도 제대로 된 이력서를 내보지 않고, 그냥 음반 기획사에 취직을 해 버린 거예요. 그런데 막상 1년 정도 진짜 물에 가보니 ‘나는 여긴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어떤 작은 회사에 들어갔는데, 그 회사가 마침 IT 계통 회사였던 것이고요. 어릴 때부터 컴퓨터나 게임, 인터넷 이런 쪽을 엄청 좋아했었기 때문에 다행히 재미를 붙였고, 그 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부장님께서 어느 날 “회사에 홍보가 필요하니 해보지 않겠냐?”라고 하셔서 “네, 그럴게요.”라고 한 게 제가 홍보담당이 된 시작이었습니다. 근데 이렇게 저한테 즐거운 일이 될 줄은 정말 몰랐네요.


평소에 홍보 자료나 소셜미디어를 위한 촬영을 회사 동료들과 직접 하곤 합니다.

어느 날 ‘렌딧’ 동료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다른 동료가 찍어줬는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Q. ‘스타트업’에서의 홍보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요?

제 경우는 스타트업 중에서도 진짜, 처음, 막 시작되는 스타트업에서 일을 했던 경험이 많았어요. 예를 들면 지금 일하는 테크핀(Tech-Fin) 스타트업 렌딧(LENDIT)의 경우, 창업 후 서비스를 시작한 지 4개월 정도가 지난 후에 입사했고 당시 직원이 10명 정도였어요. 예전에 일했던 회사 중에는 직원이 8명인데 모두 개발 베이스의 남자 직원뿐이었던 경우도 있었고요. 홍보 담당 초기에 일했던 ‘검색엔진 엠파스(EMPAS)’의 경우, 아직 개발 중이어서 서비스 자체가 없었던 때에 입사해서 거의 6개월 이상은 다른 팀에서 일하면서 서비스에 대해 공부하는 기간을 가졌던 때도 있었어요.

흔히들 “스타트업은 아주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는 말하지만, 이 말의 진짜 의미는 잘 모르실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이 말의 진짜 의미는 ‘진짜 처음'이라는 의미거든요. ‘아. 무. 것. 도. 없. 다.’는 뜻이죠.

검색창에 ‘렌딧'을 치면 아무것도 안 나오는 건 물론이고요. P2P금융이라고 산업 카테고리를 검색해도 거의 나오는 결과가 없을 때부터 홍보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니 얼마나 흥미로운 작업인가요? 내 앞에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이 펼쳐져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악~~ 너무 신나지 않나요? (웃음)

우리 회사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와 지식들을 공부하고 수집해서 사람들이 검색하고 필요할 때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요.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가 하는 일과 관련된 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들도 스스로 정리해 가면서 공부해야 하죠. 그러려면 우리 회사 창업자, 직원 여러분, 그리고 우리 산업에 관심 있는 전문가분들과 정말 많이 만나서 대화해야 하고요. 끊임없이 그분들이 가진 지식과 정보를 끄집어 내서 정리하고 공유해야 하죠.

그리고 아직 우리 회사나 우리 산업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우리 회사와 우리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고, 함께 발전시켜 나갈 사람들을 계속 발굴하고 만나고 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하죠.

그런데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해 우리에게 시간이 엄청 많지는 않아요. 스타트업은 한정된 자원과 시간 속에서 빠르게 성장해 나가야 하는 조직이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여러 가지 활동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우다다다다다다다다' 일어날 수 있도록 같이 마구마구 달려야 합니다.

‘어? 검색창에 우리 회사 정보를 쳤는데 왜 아무것도 안 나오지?’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 최초의 내용을 ‘내가 만드는 것'이 어쩌면 스타트업 홍보담당이 해 나가는 일인 것 같아요. 너무 멋지지 않나요?


Q. 벌써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타트업 PR 담당자로 재직하셨는데요. 스타트업에서 계속 일을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어떤 점에서 스타트업에 매력을 느끼셨는지 궁금해요.

저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는 ‘창업자'와 함께 일한다는 사실인 것 같아요. ‘창업자'란 ‘본인이 하고 싶은 일, 풀고 싶은 문제'가 너무 명확하고 강렬하게 있어서 스스로 회사를 만들고 함께 이 문제를 풀어나갈 사람들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잖아요?

이렇게 명확한 목표점이 있고 강렬한 추진력을 가진 사람 옆에서, 정신없이 함께 달리다 보면 어느새 쑥 성장해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사실 나 말고 다른 사람, 세상 전반에 그리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창업자들은 대부분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발전시키는 일'에 목표가 있는 분들이에요. 그 옆에서 저도 무언가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된다는 사실이 즐겁습니다.

또 하나의 동기부여는 정말로 말 그대로 ‘0에서 1’이 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처음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우리 서비스/우리 제품의 사용자가 0일 때부터 일하는 거잖아요? 상상이 되시나요? 그런데 어느새 우리 서비스를 아는 사람이 100명이 되고, 1만 명이 되고, 어느 날 식당에 갔는데 옆자리에 앉은 분들이 우리 회사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놀라운 경험을 스타트업이 아니면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요?

세상 이렇게 빈틈없이 시간이 갈 수가 없고요. 20년 동안 계속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군에서 일했기 때문에, 솔직히 제가 20년을 일했는지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흔히 스타트업에 취업하라고 하면서 ‘로켓에 올라타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저는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압니다.


Q. 현재는 P2P 금융기업 ‘렌딧’에 재직 중이시고, 그전에는 검색 엔진 스타트업 ‘첫눈’, 블로그 툴 개발 업체 ‘태터앤컴퍼니’, 모바일 분석 스타트업 ‘5Rocks’ 등등 정말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홍보 일을 하셨어요.

저는 계속 새로운 분야에서 창업하시는 창업가 분과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어요.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제가 2005년 이후에 일했던 모든 회사가 2005년에 일했던 회사에서 맺은 인연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에요.

2005년~2006년에 일했던 #첫눈 에서 만난 노정석 대표가 창업한 태터앤컴퍼니에서 2007년~2008년에 일했고요. 태터앤컴퍼니에 투자했던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소개로 입사한 엔써즈라는 회사에서 2008년~2010년까지, 다시 첫눈의 창업자이신 장병규 대표가 설립하신 투자사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에서 잠깐 일했다가, 2011년에 다시 창업하신 노정석 대표와 아블라컴퍼니 5Rocks에서 일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함께하고 있는 렌딧의 김성준 대표는 노정석 대표가 이전에 엔젤 투자를 하신 인연으로 소개해 주셔서 알게 되었어요.

제 이력을 들으시면 “그러면 왜 이렇게 자주 회사를 옮겼느냐?”라고 질문하실 텐데요. 첫눈은 네이버, 태터앤컴퍼니는 미국의 구글, 엔써즈는 KT, 5Rocks는 미국의 탭조이가 각각 인수해서 더욱 큰 도전을 하고 있고요. 저는 그때마다 새로운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업계 연말 행사에 참가했을 때 지금 함께 일하고 있는 ‘렌딧’의 김성준 대표와 찍은 사진입니다.


Q. 앞에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지금까지 정말 여러 스타트업의 홍보를 담당해 오셨는데요. 동문님이 일할 회사와 분야를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혹시 IT 업계에서 금융업계로 옮기신 계기가 특별히 있을까요?

사실 제가 이곳저곳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내고 어떤 한 회사를 선택해서 갔다기보다는, 그때그때마다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고 손을 내밀어 주신 창업자분이 계셨던 것 같아요. 말씀을 나누다 보면 장차 함께 일하게 될 우리 대표님이 품고 있는 큰 뜻이나 목표가 너무 멋지고 진짜 같이 해 보고 싶거나, 너무 환상적인 기술력이어서 ‘우와~ 나 저거 꼭 내가 홍보하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었던 회사들이에요.

그리고 렌딧의 경우는 핀테크, 저희는 한발 더 나아가서 ‘테크핀(Tech-Fin)’ 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요. 렌딧은 ‘기술로 금융을 혁신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는 기술 기반의 금융 회사예요.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등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바탕으로 현재는 중금리대출 분야를 혁신하는 일을 하고 있죠. 그래서 완전히 전통적인 금융회사라기보다는, 제가 무척 좋아하고 익숙한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이기도 합니다.

렌딧에 입사하게 된 가장 큰 계기도 역시 창업자인 김성준 대표셨던 것 같아요. ‘아~ 나 이 사람과 꼭 같이 일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굴뚝같이 생겨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Q. 동문님이 지금까지 진행하셨던 프로젝트 중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사실 제가 하는 일이 어떤 프로젝트 단위로 생각하기는 다소 어려운 분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일했던 모든 회사들이 정말 아주 초창기에서부터 매우 드라마틱 하게 발전을 만들어낸 회사들이었기 때문에 어느 회사 하나라도 기억에 남지 않는 회사가 없어요.

그래서 현재 일하고 있는 P2P금융 렌딧에서의 일을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P2P금융은 세계적으로는 2005년에 영국의 조파(ZOPA)라는 회사가 최초로 시작했고요.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건 2015년으로 렌딧은 아주 산업 초창기에 시작된 회사죠. 그리고 산업의 역사가 매우 짧고요.

아직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금융업이기도 하죠. 그런데 아마도 올해부터는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알게 되실 거예요. 왜냐하면 2019년 10월 31일에 세계 최초의 P2P금융산업법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온투법)’이 국회를 통과했고요. 2020년 8월 27일부터 #온투법 이 시행되었고, 이 법에 따라 2021년 8월 26일까지는 모든 P2P금융회사가 금융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로 등록해야 하거든요. 조만간 초기에 심사를 신청한 몇 개 회사들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로 정식 등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제도권 금융으로 도약하는 것이죠.

이 법이 만들어지기까지 약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고요. 여러 초기 P2P금융 스타트업들이 힘을 합쳐서 국회와 정부를 대상으로 산업이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소셜 임팩트, 그리고 혁신성 등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면서 마침내 법제화까지 이르게 되었죠. 이 과정에서 저는 국내를 대표하는 개인신용 전문 P2P금융기업의 홍보담당으로서, 아직 국내에 전파되지 않았던 다양한 산업 관련 정보와 데이터들을 발굴하고 콘텐츠화해서 여러 경로를 통해 전파하는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전문가 여러분과 함께 렌딧이 축적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P2P금융이 얼마나 거대한 소셜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는지 등 이제까지 금융권이 만들지 않았던 새로운 금융 데이터들을 개발하기도 했죠.

특히 ‘온투법'이 제정될 무렵에는 저희 회사 변호사분들과 며칠 동안이나 많은 정보들을 검색하고 검증하면서, 이 법이 1) 세계 최초로 제정된 P2P금융 산업법이고, 2) 국내 스타트업에서 발아한 산업이 법 제정을 통해 새롭게 정의된 최초의 사례이고, 3) 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후 17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금융산업법이라는 산업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을 개발해서 널리 알렸던 일이 많이 기억에 남네요.

이렇게 아무도 발견하지 않았던 새로운 정보를 개발/발굴하고 정리해서 알리고, 이런 정보들이 여러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전파되는 것을 볼 때 정말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이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평소에 자리에 잘 앉아있지 않고 늘 외근 중이거나 미팅 중일 때가 많은데,
흔치 않게 완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다른 동료가 찍어 주셨어요. (웃음)


Q. PR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할지, 그리고 그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에 대해 꿀팁 부탁드려요.

제가 스스로 준비하고 노력해서 PR 담당이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조언하는 것에 그렇게 자신이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제까지 일을 하면서 제 스스로 ‘아! 이런 점이 더 개발되면 좋겠구나?’라고 생각했던 몇 가지 사항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읽고 쓰고 보고 듣고 하는 모든 것을 좋아하고 잘하면 좋습니다. 책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혹은 게임이든 모든 것들이 영감이 되고 머리와 가슴에 축적되어서 발현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창의적으로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으면서 매우 논리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야 할 때도 많기 때문에, 많이 읽고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호기심이 많으면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처음 만나서 이야기하고, 소개하는 일, 그리고 처음으로 전화하고, 이메일 쓰고 하는 일이 많거든요. 이럴 때 매사에 호기심이 많고 관심이 많다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새로운 사람이나 새로운 사실에 대해 훅 다가가서 알아보고 공부하고 궁금해할 수 있다면 당연히 빠르게 매사에 친근해질 수 있겠죠?

그런 면에서 무언가에 집착해서 파고들어 끝을 보는 성격과 습관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홍보는 포장'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하지만 실제로 홍보 일을 하다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아시게 될 거예요. 홍보담당은 회사의 공식적인 정보와 입장을 공유하는 일을 하거든요. 매사에 매우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명확한 정보와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굉장히 철저하게 사실을 확인하고 정리해 놓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약간은 ‘멀티 기질'을 가지고 있어도 좋은 것 같아요. 많은 홍보담당들이 ‘계획대로 일을 할 수 없다'라는 점에서 스트레스를 받으시거든요. 사실 홍보 일을 하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갑자기 연락이 오거나 정보를 요청하거나 할 때도 많고요. 그리고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이나 이벤트 등이 생길 수도 있어요. 결과적으로 업무 시간에는 계획했던 대로 움직이기가 매우 어렵죠. 그래서 이것저것을 동시에 해도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는 성향의 사람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좀 그런 편이에요. 왜 유튜브 보면서 책도 읽고 인스타도 하는 ‘스타일’ 아시죠? (웃음)


Q. 이화 재학 시절, 동문님은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해요.

이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좀 고민을 했는데요. 솔직하게 하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취업이나 미래에 대해서 고민이 많으실 텐데, 저처럼 학교를 다녀도 20년 넘게 신나게 일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사례를 꼭 전달하고 싶네요.

위에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아빠가 음대에 가지 못하게 하신 것에 대해서 대학교 내내 반항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빠가 “나는 네가 그렇게까지 공부를 안 할 줄은 몰랐다.”라고 실망감을 표시할 만큼 열심히 안 했고요. 친구들이 어학연수 가고, 자격증 따고, 대기업 이력서 낼 때, 저는 진짜로 아무것도 안 하고 매일 동아리 선배들하고 음악 연습하고 대학 가요제 반주하러 다녔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모범생은 아니지만 우등생이었는데요. 대학교에 와서는 모범생도 우등생도 아니었죠. 지금도 학교를 너무 열심히 안 다녀서 과 친구들은 연락되는 친구가 없고, 동아리 친구들하고만 연락을 할 정도예요. 학점도 아주 좋지는 않죠.

하지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점은, 저는 ‘내가 하고 싶은 건 무조건 한다. 어떻게든 한다.’ 주의거든요? 학교 다닐 때도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정말 하고 싶은 대로 하고 4년을 보냈습니다. 후회는 없어요! 혹시라도 지금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은 후배분들이 계시다면, 부디 제 글을 보고 파이팅 하시길 바라요.


Q. 동문님이 생각하시는 이화 DNA란 무엇인가요? 이화의 교육, 정신, 가치관이 동문님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학교에 다닐 때는 잘 몰랐어요. 이화가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 그런데 학교를 졸업하고 한 3년이 안 됐을 무렵 즈음이었던 것 같은데, 한 번은 제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졸업 반지를 끼고 나갔었어요. 그날 지나가다 어떤 약국에 들어갔는데, 약사 선생님이 “어머~~ 이대 후배시네요?”라면서 너무 반가워하시는 거예요. 선배님도 반지만 봐도 너무 반갑다고 하시더라고요.

‘이화'는 그런 DNA가 있는 것 같아요. 어쩌면 여러분들도 지금 학교 안에서는 ‘이화인은 과연 뭉치나?’라는 생각을 하실지도 몰라요. 하지만 사회에 나와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사회 곳곳에서 자랑스럽게 포진해 있는 이화인들이 얼마나 굳건히 달려 나가고 있는지를요. 솔직히 저는 학교 때 너무 열심히 학교에 다니지 않아서, “저는 이화인이에요.”라는 말을 당당하게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오늘 이후로 조금 더 당당한 이화인이 되겠습니다.


Q. PR/홍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화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만일 PR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PR 회사에 일단 인턴으로 뛰어들어 보세요. 여러분이 미처 알지 못했던 PR의 매력을 발견하실 수도 있을 것이고요. ‘나한테 이런 재능이 있었나?’ 하는 점을 알게 되실 수도 있을 거예요. 혹은 이 분야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점을 깨달을 수도 있겠죠.

제가 지금 돌아보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대학을 졸업하고 ‘음반 기획사'에 취직했던 일이에요. 1년 만에 그만두고 나오긴 했지만, 만약에 그때 제가 그 일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어쩌면 지금까지도 ‘이루지 못한 꿈'을 운운하면서 미련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Q. 동문님이 PR 전문가로서 가지고 계신 앞으로의 목표 또는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을 꽤 여러 방면으로 상상하고 저지르는 편이기 때문에, 꼭 PR 전문가로서의 장기적인 꿈을 갖고 있지는 않고요. 다만 저는 회사에 다니면서 성장하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에 오래 일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한 80살까지 일하는 사람으로 발전하고 싶어요. 사실 제가 있는 이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너무 모든 것이 빠르게 발전하고 새로운 일들이 휙휙 생겨나기 때문에, 제가 앞서 20년을 일했든 30년을 일했든 언제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제가 이제까지 한 경험에서 필요한 부분은 딱 하나! ‘0에서 1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저는 이미 경험한 적이 있어서, 걱정하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점 하나뿐인 것 같아요.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의 스타트업과 정보를 발굴해 내어 세상에 널리 알리는 이미나 동문의 스타트업 홍보 이야기, 어떠셨나요? 스타트업에서는 ‘0에서 1이 되는 과정’을 경험하며 회사와 내가 함께 성장한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이화인들에게 이 인터뷰가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2기 함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