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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이안아트컨설팅 대표 김영애 동문(서양화·97년졸)

  • 등록일2022.04.27
  • 2693

이화 출신 동문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화의 이름을 빛내고 있는데요. 예술 분야에서는 전통적인 작가와 교육자 뿐만 아니라 아트 마켓을 움직이는 리더들도 많이 배출했습니다. 오늘은 아트컨설팅 전문 업체를 창업하며 아트 컨설턴트 분야를 선도하고, 최근 롯데갤러리의 신규 조직인 아트비즈니스실의 실장에 발탁된 김영애 동문(서양화·97년졸)을 만나 보았습니다! 


이안아트컨설팅 대표 김영애 동문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화여대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미술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김영애입니다. 이화를 사랑하는 이화인입니다.


Q. 현재 ‘이안아트컨설팅’의 대표이자 롯데백화점 아트비즈니스실을 이끌어가고 계시는데요.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요.

아트가 점차 이 시대의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면서 롯데백화점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아트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제가 실장을 맡고 있는 아트비즈니스실은 갤러리의 전시회 기획은 물론, 전 백화점을 갤러리로 만드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트 마케팅을 주도하고, 예술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접근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할 예정입니다.

이안아트컨설팅은 제가 10년 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아트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고, 개인에게는 아트 강의와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을 삶 속에 가깝게 하는 다양한 실천 지점을 서비스로 풀어냈던 비즈니스였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시작해 현재 이안아트컨설팅은 이 분야에서는 좋은 평판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안아트컨설팅은 계속해서 미술 분야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Q. 아트 컨설턴트라는 낯선 분야에 도전하고, 전문 기업을 창업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꿈꿨던 직업과 현실은 계속 바뀌어 왔는데요. 예술가가 되고 싶어서 미대에 갔지만, 그게 저와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이론으로 전공을 바꾸었습니다.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대학교수를 생각하며 유학을 갔는데, 에꼴 뒤 루브르에서 공부하면서 경영학을 알게 되니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문화기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 인턴으로 지원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지만, 인턴을 하면서 도리어 저와 맞지 않는 곳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업무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성격과 일이 맞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저는 활발한 성향으로 대외적인 일에 관심이 많은데, 사무실에서 연구하고 보고서 작성하는 일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고, 정책이 현실화되는 것을 보려면 최소 몇 년이 걸린다는 것을 기다리는 일도 성향과는 좀 맞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에서 유학하며 인턴도 하고, 이화여대 EMAF 전시, 파리의 라 뉘 블랑쉬 전시 등 독립 큐레이터 생활을 병행하고, 『페로티시즘』이라는 책도 쓰고 바쁘게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지인들의 소개를 통해 세계적 체인의 갤러리 관장님을 만났는데, 그분께서 제게 비즈니스 감각이 있는 것을 알아봐 주셔서 반신반의하며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일이 무척이나 흥미로웠고, 저의 진로가 학문 분야에서 아트 마켓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아트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선택하긴 했지만 공부도 여전히 좋아했기에 30대 후반까지 교수가 되고 싶은지, 갤러리에서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 자신에게 솔직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남들이 알아주는 명함을 갖는 것이 중요한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지 사이에서 결국 저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공부든 비즈니스든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모두 다 할 수 있는 통합적인 회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대기업의 임원이 되어 제가 그동안 쌓아온 전문성과 노하우를 큰 조직 속에 녹여 넣어서 시스템화 시키고 경영하는 미션을 갖고 있습니다.


김영애 동문 저서

김영애 동문 저서 (출처 : yes24)


Q. 대표로서 회사를 운영하시면서 겪으셨던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회사의 운영은 영업과 매출이 가장 중요하기에 프로젝트를 계속 수주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러나 운영만을 위해 회사와 맞지 않는 일을 수주하다 보면 '이걸 하기 위해서 회사를 차렸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소위 말하는 ‘갑질’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고요. 영업손실이 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매출을 견인하되, 돈만 벌기 위한 일이 아니라 회사의 지향점과 맞을 수 있도록 방향 키를 놓지 않고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작은 회사이다 보니 인사, 재무, 회계 등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시스템을 만드는 일들을 대부분 대표가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술 분야 종사자는 수학을 싫어하고 감성적일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계신 분도 많던데, 저는 다행히도 숫자와 엑셀도 좋아해서 이런 일들도 재미있었습니다. 또 제가 부족한 점은 가까이에 계신 좋은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해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여러 일을 하다 보니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Q. 아트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아트 컨설턴트가 뭐 하는 직업인지부터 설명을 좀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작품의 세일즈를 중개하는 딜러 역할을 컨설턴트라고 많이 부르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부분도 중요하지만, 제가 회사를 차릴 때는 그야말로 컨설팅, 즉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기에 단순히 작품에 대한 딜링(dealing)만이 아닌 좀 더 포괄적으로 예술과 관련된 프로젝트의 기획 및 실행, 아이디어, 분석, 솔루션 등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여전히 회사의 업무를 단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너무 어렵지만, 저는 오히려 그 전문성과 복합성이 제 일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업무 자체가 포괄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여 분석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기술적인 것을 말씀 드리자면 정보의 취합을 위한 언어 능력(외국어 및 국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표현력(말 혹은 글), 분석력과 판단력 등도 필요하고요. 비가시적인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네트워킹 능력과 조직력도 중요하죠.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를 줄 수 있는 기본적인 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Q. 동문님은 재학 시절 어떤 학생이셨나요? 재학 시절 추억이 궁금합니다. 

저희 때는 70명 정도 정원이라 두 반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저는 두 반의 학생들 거의 모두와 알 정도로 친하게 잘 지냈어요. 당시에는 미팅, 소개팅도 많이 했고요. 또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대동제 때 영산 줄다리기가 큰 이벤트였어요. 체육으로 수영과 테니스를 배웠던 것도 기억에 남고, 채플을 많이 결석해서 졸업을 못할 뻔하다가 리포트를 많이 써내서 간신히 졸업할 수 있었던 것도 기억나네요.


Q. 학부와 대학원을 모두 이화에서 졸업하시고, 또 이화에서 겸임교수로도 활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학생으로서 지낸 이화와, 그리고 교육자로서 지낸 이화의 모습은 어떻게 달랐는지 궁금합니다. 

학생으로서 이화여대를 선택할 때 훌륭한 종합대학이라 미술 외에도 타 분야의 좋은 강의를 많이 들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실제로 좋은 강의를 많이 들었고 지금까지도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훌륭한 도서관도 빼놓을 수 없고요. 어학당에 다니면서 다른 과의 똑똑한 친구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고요. 지금은 사회에서 만난 여러 동문들과 교류하며 여전히 이화의 파워를 느끼고 있습니다.

교수가 되어 다시 학교에 갔을 때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화아트페어를 기획하면서 순수하고 정열적인 이화인과 함께 하는 에너지가 좋았습니다. 특히, 기꺼이 작품을 내준 동문 및 강사님들 덕분에 성공적으로 잘 운영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안타까웠던 점은 제가 학교를 다니던 90년대에 비하자면 학생들이 서로 거리를 두는 것 같아 보여서, 학생들이 조금 더 친밀하게 지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앞으로의 직업적인 목표 혹은 지향하시는 바는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제가 꿈꿨던 직업과 현실은 계속 바뀌어 왔는데요. 늘 계획을 세우는 스타일이지만, 항상 계획은 삶과 조금씩 벗어나는 것 같습니다. 직업으로서의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꿈을 버리고(!) 대신 생각하지 않았던, 혹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을 걸어가 보는 것도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저도 생각지 못한 곳에서 저를 지켜보셨던 분들께서 기회를 주셔서 새로운 인연이 많이 열렸습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형태가 어떻든 간에 계속 예술에 대한 일을 하고 있겠죠. 현재의 미션을 성공적으로 잘 완수하고 나면 그 이후의 넥스트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두렵지 않고 기대되고요. 저는 또 다른 세계로 도전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동문님께서 생각하는 이화 DNA는 무엇인가요?

사회에서 만난 이화인들의 특징이기도 한데, 일을 잘 하고 열심히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비리에 침묵하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이 있습니다. 최근 후배들의 똑똑한 모습이 사회를 바꿔나가는 동력이 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자랑스러움을 느꼈고, 직접 가지는 못했지만 저도 “언니가 있어. 걱정하지 마.”라는 응원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이화인들 모두 호기심을 가지고 많은 것을 경험하고 용기를 내시길 바랍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3기 심유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