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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방송계] KBS 아나운서 송지원 동문(사회교육·17년졸)

  • 등록일2021.11.04
  • 4396

오늘 이화 DNA 인터뷰의 주인공은 많은 이화인들이 희망하고 있는 언론계 직무 중 아나운서로 활동 중인 송지원 동문(사회교육·17년졸)입니다. 다양한 도전을 통해 방송인으로서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KBS 아나운서 송지원 동문(사회교육·17년졸)의 스토리, 지금 바로 만나 보시죠!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KBS 46기 아나운서 송지원입니다. 저는 사범대학 사회과교육과에서 일반사회교육을 전공했습니다. 2019년에 입사해 현재 경남 창원에서 근무하고 있고요. 1TV <뉴스9 경남>과 지역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시사 경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사범대 출신으로 커리어가 독특합니다. 아나운서를 꿈꾸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사회과교육과를 선택한 것도, 아나운서를 꿈꾸게 된 것도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였어요. ‘배워서 남주는’ 삶을 살고 싶었거든요. 일반 기업 취업도 생각해 보지 않은 건 아니었는데,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의 주머니를 불려주는 일은 아니었으면 싶더라고요. 그중에서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의 교집합이 무언지 고민했어요. 그러자 주변 친구들이 제가 사람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을 잘해준다면서 "너랑만 얘기하면 이야기가 술술 나와"라고 말해주는 거예요. 사람들 앞에 서는 걸 꺼리지 않았던 성격까지 고려해봤을 때 '아나운서를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아나운서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맡은 프로그램에 따라 하루 일과가 달라지는데요, 저는 오후 5시부터 하는 한 시간짜리 라디오 프로그램과 저녁 9시 뉴스를 맡고 있기 때문에 오후 2시에 출근해서 10시에 퇴근합니다. 출근하자마자 그날 방송될 라디오 프로그램 원고를 가지고 제작진들과 질문 배치를 수정하거나 교체라는 작업을 하고, 다음날 아이템 선정 회의를 합니다. 그리고 나면 라디오 오프닝을 쓰는데요. 신문에 오피니언, 사설이 있는 것처럼 오프닝에서 그날 일어난 사회적인 이슈들 중 꼭 이야기해야겠다 싶은 주제 한 가지를 꼽아 질문을 던집니다. 최종 방송 원고가 오후 4시쯤 제 손에 쥐어지는데 한 시간 정도 원고 숙지하고, 방송 전까지 출연하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관련 기사를 찾아봅니다.


2020 총선 개표방송을 준비하는 송지원 동문


라디오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면 방송국 내 분장실에서 헤어 메이크업을 하고 방송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그날 뉴스에 나갈 헤드라인을 녹음하고, 앵커멘트를 작성하고 나면 방송 시간이 다가와요. 9시 50분쯤 뉴스를 마치면 하루 일과는 끝이 납니다. 이외에도 종종 프로그램 더빙이나 라디오 뉴스를 할 때도 있고, 정부 행사나 음악회 사회를 보기도 한답니다.


Q. 아나운서로서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과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감시자들>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겪은 일인데요. 방과 후 강사의 열악한 노동 실태를 고발하는 내용이었어요. 방송이 나가고 나서 서울에 사는 친구에게 연락이 왔더라고요. 방과 후 강사로 일하시는 본인의 어머니가 유튜브로 방송을 보고 계셨다고, 지금껏 어디에서도 방과 후 강사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고 조명해 주지 않았는데, 이 프로그램이 유일했다면서 눈물을 흘리시더래요. 고맙다는 말을 전해 달라는 말도 덧붙이셨다고 합니다.

보이는 직업이기 때문에 늘 관리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또 실제 방송에 투입돼서 진행하는 시간보다 준비하는 시간이 배로 길고, 실수도 눈에 너무 잘 보여서 늘 긴장 속에 사는 것 같지만 제 꿈에 맡게 '배워서 남 주는 일을 한다'라는 자부심이 계속 이 일을 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소수의 목소리를 조명하고, 그 소리를 잘 듣는 진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Q. 아나운서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지랖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제도가 바뀌고 나서 사람들이 불편해하지는 않는지, 특정 판결이 미칠 사회적인 영향이라든지 사각지대와 차별을 개선하는 목소리는 무엇인지에 늘 관심을 두어야 하죠. 결국 이런 것들이 모여 기사가 되고 뉴스가 되거든요. 올바른 우리말을 쓰고 적확한 표현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본질적으로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야 재미있게 일을 하고, 주체적으로 뉴스를 전하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송지원 동문님은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셨나요? 

3학년이 되던 해, 그러니까 2015년부터 학원을 등록해 준비를 시작했어요. 준비 초반에는 1차 서류 통과도 안돼서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학원은 기초반, 심화반 딱 두 강의만 수강하고 그 이후로는 스터디만 줄곧 했습니다. 화요일, 목요일은 ECC에서 시사상식 스터디를 했고 금요일에는 실기 스터디를 했습니다. 

먼저 필기는 스터디원들끼리 신문 하나씩을 맡아서 브리핑을 하고, 그날 신문에서 나온 시사용어들을 시험 봤습니다. 작문은 따로 스터디를 하지 않았어요. 주로 문장력이 좋다는 평을 받는 작가 김훈, 은희경, 정유정 작가의 책을 읽고 작문 시험에 쓰면 좋을 비유들, 표현들을 노트에 적으면서 어떤 주제가 나와도 그 비유를 녹여서 글을 쓰는 연습을 했습니다. 실기는 전날 저녁 방송 프로그램 원고를 받아 적고, 그걸 가지고 휴대폰 카메라로 녹화한 다음 스터디원들과 함께 보면서 피드백을 주고받았습니다. 내 음성과 비슷한 아나운서의 뉴스를 매일 챙겨 보면서 따라한 것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전국 팔도를 돌며 100번에 가깝게 지원하고, 무수히 떨어졌어요. 준비한지 1년 정도가 지난 후부터 면접 기회를 얻기 시작했고, 경제채널 기자를 거쳐 KBS 포항 방송국에서 프리랜서로 방송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아나운서라는 진로와 관련해 학창 시절 도움이 되었던 활동이나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저는 모 항공사 대학생 마케터, 신문사 인턴기자, 매거진 에디터 같은 다양한 대외활동을 했어요. 그런데 마케터 활동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는 거예요. 심지어 ‘내가 이걸 왜 하나’하는 생각도 들 만큼 재미도 없었고요. 반대로 글을 쓰거나 취재를 할 땐 괜한 희열도 느껴지고 보람도 있었어요.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꿈이 현실이 돼도 괜찮겠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대강당에서 대화 채플을 진행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진은영 시인을 인터뷰하는 자리였는데요, 진행자로 선발되기 위한 오디션도 진지하게 임했습니다. 수 백 명의 벗들이 지켜보는 그날의 떨림과 벅참이 여전히 생생해요.


대화채플에서 사회를 맡은 송지원 동문


Q. 이화에는 아나운서를 꿈꾸는 이화인들이 많은데요, 아나운서를 꿈꾸는 이화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아나운서의 위기라고들 해요. 뉴스는 기자가 진행하고, 프로그램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진행하는 게 소위 대세가 되어버렸죠. 그런 의미에서 아나운서도 전문 분야를 키우는 게 중요해졌습니다. 단순히 전문가와 시청자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로만 남아서는 아마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 같아요. 아나운서를 꿈꾸고 있다면 어떤 분야의 전문 진행자가 될 것인지 고민해 보길 바랍니다.


Q. 학창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무엇인가요?

단연 <여성학> 수업이에요. 인생을 바꾼 강의인데요. 당시에 강남역 여성 혐오 범죄가 일어났었고 수업에서 그 문제를 가지고 열띤 논의가 펼쳐졌던 걸로 기억해요. 지금껏 일상적으로 느껴왔지만 범죄를 통해 가시화된 혐오를 보면서 사회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이후로 여성학 관련 수업을 매 학기 한 과목씩은 찾아 들으면서 젠더 감수성을 키운 것 같아요. 사용하는 단어 하나에도 민감해지고, 미디어를 소비할 때도 불편한 것들이 늘어났어요. 조금 피곤해지기는 했지만 불편하지 않았던 과거보다 사사건건 불편한 지금의 모습이 훨씬 마음에 듭니다.


Q. 선배님이 생각하시는 ‘이화 DNA’란 무엇인가요?

당돌함이요.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용기는 지금껏 학교에서, 사회에서 만난 벗들의 공통점이었어요. 불평등한 구조에 제일 먼저 질문을 던졌던 것도 이화였고, 결론적으로 틀을 깨는 변화를 만든 것도 이화였죠. 아마 학교에서 배운 건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이런 태도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기꺼이 쓴소리를 하는 당돌함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어요.




송지원 동문님과의 인터뷰 재밌게 보셨나요? 소수의 목소리를 조명하고, 그 소리를 잘 듣는 진행자가 되고 싶다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화에는 언론인과 방송인을 희망하는 이화인들이 정말 많은데요. 송지원 동문 님의 스토리가 여러분의 도전에 큰 힘이 되길 바랍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3기 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