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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여성 혼행족을 위한 '노매드헐' 김효정 대표

  • 등록일2020.12.21
  • 4722

이화투데이는 혼자 여행하는 떠나는 여성 혼행족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노매드헐'의 대표 김효정 동문(광고홍보·15년졸)을 만나 여행과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광고홍보와 스크랜튼을 복수전공한 15년도 졸업생 김효정입니다. 현재는 ‘노매드헐(NomadHer)’이라는 글로벌 여성 여행자 애플리케이션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Q. 올 1월 새로이 론칭한 ‘노매드헐’ 서비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Empower woman through traveling" 노매드헐은 여행을 통해 여성분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드리고 싶다는 취지로 시작된 애플리케이션으로, 지속적으로 영감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예컨대, 71살에 처음 서핑을 시작한 영국의 엘리자벳의 이야기나, 19살의 우크라이나 출신 애리나가 홀로 프랑스에 가서 생활하게 된 이야기 등을 담아서 ‘내가 했으면 너도 할 수 있다’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여성 여행자 앱이니까 오로지 안전만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것보다는 '그녀들이 여행을 혼자 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라는 취지에서 만든 애플리케이션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노매드헐에는 4가지의 기능이 있습니다. 먼저, 여행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올리는 ‘오늘의 이야기’, 여성 동행을 구할 수 있는 ‘멤버 찾기’,  온·오프라인으로 영감을 주고 함께 할 수 있는 액티비티가 올라오는 ‘이벤트’, 노매드가 직접 다녀보고 선발한 여성 친화적인 ‘숙소’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벤트’의 경우 현재는 노매드들이 주체가 되는 이벤트만 올라가고 있지만, 향후에는 개인들이 직접 ‘이화여대 단풍투어해요’라는 식의 이벤트를 올릴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습니다. (노매드헐 웹사이트 바로 가기>>


Q. 여성 혼행족을 대상으로 한 애플리케이션인 ‘노매드헐’을 만드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재학 시절 학부 신문에 실리기도 했는데, 저는 여행을 좋아해서 지금까지 40개국 이상의 나라를 혼자 여행했습니다. 그때마다 많이 들었던 말이 "효정아 나도 가보고 싶은데 조금 겁이 난다", "여성 혼자니 두렵지 않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새벽 3시에 기차 플랫폼에 앉아있는데 술 취한 분이 술병을 깨뜨린 채로 다가오는 것처럼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노매드헐은 남성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특히 안정성과 관련해서 여성만이 공유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기에 여성들이 글로벌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 나오게 된 애플리케이션입니다.

더욱이, 저는 유네스코라는 국제기구에서 2~3년 정도 근무를 하다가 이후 IT 회사인 네이버에서도 일을 했는데, 둘 다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유네스코는 자생적으로 돈을 벌지 않고 기부금을 통해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너무 느리고, 네이버의 경우에는 돈을 벌 수는 있지만 소셜 미션이 결부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 속에서 사회적 임팩트를 가지며 자생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 소셜벤처(Social Venture)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고, 이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서 국가 장학생 신분으로 프랑스 파리에 가게 되었습니다. '노매드헐'은 파리에 있으면서 나오게 된 아이디어입니다. 제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여성'과 '여행'과 관련해 자생적으로 돈을 벌면서 사회적 미션도 가지는 형태로 노매드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때 아이디어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 대학에서 연설할 당시에 말했던 문구인 ‘connecting the dots’, 즉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수많은 경험이 이어져서 지금의 결정을 하게 되었다’라는 것이 제 경우와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노매드헐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해서 이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제가 겪어왔던 일이 모두 엮어져서 아이디어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첫 번째로, 여성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이화에서의 생활이 있었고, 두 번째로는 40개국을 혼자 다니며 겪었던 경험이 있었고, 세 번째로는 '지금 내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라는 생각을 이끌어준 경험들이 있었습니다. 그 경험은 학교 재학 당시에 ‘G20 girls’라는 G20 여성들이 모여 정상회담을 하는 회의에서 한국 대표 여성으로 참석하며 겪었는데요. 그때 사회적인 임팩트를 이루어내는 제 또래 여성들의 모습을 보며, 나이가 들어야만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내 자리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 점들(dots)이 엮어져 노매드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Q. 40개국을 여행하셨다고 하셨는데요. 다녀오셨던 여행지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어디였나요? 또, 여행을 갈 때 가장 중시하는 점이 있으신가요? 어떻게 여행 계획을 짜고, 재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여러 국가가 있는데, 쿠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쿠바에서 여행을 하는 1개월 동안 핸드폰을 쓰지 않고 인터넷 없이 여행을 했는데요. 지도 애플리케이션조차 없어서 수많은 질문을 통해 여행을 하는 과정을 겪으며 느리게 여행하는 방법에 대해 배운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쿠바 사람들의 모습, 자연환경, 헤밍웨이와 연결되어 있는 역사도 좋았고, 먹었던 모히또도 맛있었습니다. (웃음)

제 경우는 여행 계획을 짜지 않는 편입니다. 계획을 안 짠다는 것이 준비를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연적인 부분을 즐겨 한다는 것인데요. 저는 약간 ‘가서 보자’라는 스타일로 여행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연히, 뜻하지 않은 재미를 만난 부분도 굉장히 많았는데요. 에스토니아의 탈린에서 호스텔이 모두 차서 버스편을 알아보려고 버스 정류장에 있었는데, 버스정류장에 있던 분께서 집에 초대해 주신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 우연들이 좋은 인연을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준비는 많이 하고 많이 알되, 촘촘히 계획을 세우지는 말자. 왜냐하면 내가 알지 못하는 우연이 다가올 수 있으니까.’가 제 조언입니다.


Q. 올해 안에 파리, 런던, 서울, 발리, 치앙마이 등 총 12개 글로벌 도시에서 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글로벌 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조금 더 신경 쓰신 부분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아쉽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올해 안에 12개 서비스를 론칭하지는 못하게 된 대신,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여행에 대한 영감을 공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노매드헐 앱을 다운로드하신 분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보통 지금 여행을 못 가기에 여행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다운로드했다는 것이 많았어요. 그래서 현재 집중하는 부분은 '여행에 대한 영감은 지속되어야 한다'라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천천히 가되, 정확히 가자’라는 신념 하에 노매드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앱을 다운로드하시는 한 분, 한 분 찾아서 메시지를 드리는고 있는데요. 적은 사람이더라도 노매드헐이 필요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Q.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하시면서 힘든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가 궁금합니다.

너무 많아요! (웃음) 노매드헐 앱을 만들 때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코딩을 배워보기도 하고, 디자인 툴도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하나하나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또, 처음에는 앱을 만드는 게 코딩을 잘 하고, 디자인만 예쁘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 부분도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어서 이 부분에 있어서도 공부를 했습니다. 얼마나 심미적으로 디자인이 되어 있는가를 나타내는 user interface(UI)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반응에 따라 논리적으로 디자인이 되어있는가를 나타내는 user experience(UX)까지 공부를 하였고, 그래서 더욱 재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Q. 기업적, 혹은 개인적 목표가 있나요?

네이버에서 일할 때 상사분에게 노매드헐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말했는데, 여자들이 그렇게 여행을 많이 하냐는 질문과 함께 소셜 벤처는 잘 안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후에 오히려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한국 사람이 만든 서비스도 글로벌적으로 잘 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여러 여성에게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비단 국내뿐만이 아닙니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창업가가 1,000명이면 남성이 980명, 여성이 20명이고, 그 20명의 여성 중에서도 백인 여성이 18명이고 나머지 2명이 아시아계, 라틴계, 흑인입니다. 그래서 여성 창업가로 더 잘 되고 싶고, 훗날 노매드헐이 가치 있는 기업이 되어서 도전하고 싶어 하는 여성분들께 본보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목표로는 여성 창업가에게 투자할 수 있는 투자자도 되고 싶습니다.



Q. 대학시절 동문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사실 저는 "또 쟤야?"라는 소리를 많이 들을 정도로 설치는 학생이었어요. (웃음) 제가 좋아하는 부분에 꽂히면 적극적으로 하다 보니 "효정이는 뭐라도 하겠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살았습니다. 대학교에 다닐 때 다양한 경험을 많이 했는데요. DAE라는 영어 토론 동아리에 들어가 자신감도 쌓고, 해외에 다니며 토론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언어를 좋아해서 북경대학교 교환학생도 가보고 언어 교환도 해보고, HCAP이라는 하버드와 교류하는 프로그램도 해보았습니다. 이렇게 참여했던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Q. 동문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화 DNA는 무엇인가요? 이화의 교육, 정신, 가치관이 동문님께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요?

'미친 당당함'. 지금 제가 아는 여성 창업가 중에는 이화여대 출신이 정말 많습니다. 해외에서 공부했을 때도 느꼈지만, 이화여대생이라면 당당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당하다'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요란한 당당함이 아니라, '내공이 있다'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우리는 수많은 과정을 거치면서 '여성이 리더가 될 수 있다', '저 자리에 갈 수 있다'라는 개념이 내재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주눅이 들기 보다 당당한 모습, 그것이 참 보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이화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노매드헐에 많은 관심 가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웃음) 저는 지금 스타트업을 하며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가슴이 벅찹니다. 그만큼 노매드헐은 많은 애정이 담긴 작업인데, 후배분들이나 다른 친구들로부터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이화여대를 다니며, 학생 시절 동안 원하는 일이 있으면 도전해보고, 많은 경험을 해보고, 거절을 당해도 '뭐 어때'라는 마음가짐으로 많은 문을 두드려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두렵지 않으면 도전이 아니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분이 현재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그건 정말 잘 하고 있다는 신호니까 당당하게 도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노매드헐 앱 더 알아보기 iOS : https://apps.apple.com/kr/app/nomadher-%EB%85%B8%EB%A7%A4%EB%93%9C%ED%97%90/id1473787837

- 노매드헐 앱 더 알아보기 Android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nomadher.nomadher2&hl=ko&gl=US




지금까지 노매드헐의 대표 김효정 동문의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김효정 동문의 조언처럼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이화인 여러분을 저희 이화투데이 리포터가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