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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방송계] KBS 아나운서 이규원 동문 인터뷰

  • 등록일202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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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라디오·내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제45회 한국방송대상’ 및 ‘2019 아나운서대상’ 수상에 빛나는

KBS 이규원 아나운서를 만나다



이화는 수많은 언론인들과 방송인들을 배출해왔습니다. 그중 뉴스, 교양, 예능, 스포츠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방송하는 아나운서는 누구나 한 번쯤 꿈꾸어 봤을 분야일 텐데요. 이화투데이는 오늘 <인간극장> 내레이션의 주인공이자 본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겸임 교수, 이화언론인클럽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계신 KBS 아나운서 이규원 동문(교육학·87년졸)을 만나보았습니다. 본교 최초의 교환학생이자, 3대 이화가족이기도 한 이규원 동문과의 특별한 인터뷰, 지금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동문님! 먼저 이화인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교육학과 83학번 이규원입니다. 1987년에 KBS 공채 14기 아나운서로 입사해 34년째 방송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5년부터는 본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의 겸임 교수로서 방송스피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Q. 현재 KBS 아나운서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맡고 있으며, 또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KBS 제1라디오 <정오 종합뉴스>와 <라디오 전국일주>를 진행하고 있고, KBS 1TV <인간극장>의 내레이션을 맡고 있습니다. 세 개의 프로그램 모두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1988년부터 1994년까지 KBS 1TV <9시 뉴스> 외 다수의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KBS 제1라디오의 시사 프로그램인 <라디오 정보센터 이규원입니다>, KBS 1FM의 클래식 음악 방송인 <당신의 밤과 음악>, <이규원의 가정음악실> 등도 진행했습니다.


Q. '2019 아나운서대상' 대상 수상과 '제45회 한국방송대상' 내레이션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을 텐데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을 받은 그날도 더빙과 라디오를 진행하느라 정말 바쁘게 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30년이 넘어서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방송이지만, 신기하게도 여전히 마이크 앞에 서면 설레고 행복합니다. 그리고 아나운서로서 ‘최초’라는 수식어도 몇 개 얻었지만, 돌이켜 보면 만족스러울 만큼 잘한 방송은 얼마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늘 부족함을 느꼈고 지금도 방송을 잘하는 능력 있는 후배들을 보면서 배울 점을 찾고 있습니다. 또 아나운서 대상이라는 과분한 상을 받고 보니 그간 도돌이표 같은 방송 생활에 치여서 제 자신과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은 아닌가, 후회도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 상은 제가 잘해서 받는 상이라기보다는 지금부터 후배들을 더 아끼고 격려하면서 아나운서 생활을 잘 마무리하라는 편달이라 생각합니다. 칭송을 받으려 애쓰는 선배가 아니라 칭찬을 많이 하는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죠.


Q. 지금까지 뉴스, 시사/교양 프로그램, 라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오셨는데요, 이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9시 뉴스>와 <인간극장>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둘은 흥미롭게도 같은 맥락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뉴스에는 세상사와 인간사가 들어있어 그것을 통해 세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간극장>에도 마찬가지로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인지 뉴스를 통해 얻은 저의 경험과 경륜이 내레이션에 녹아들 수 있었습니다. 뉴스에 대한 저의 열정이 내레이션으로 이어진 거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Q. 아나운서 일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만 말씀해 주세요.

몇 년 전 지상파의 한 여성 앵커가 안경을 착용하고 뉴스를 진행한 게 이슈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저는 이미 30년 전, 심한 눈병을 앓아 일주일간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했던 적이 있어요. 저 역시 그 당시에 시청자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답니다. 그런데 주 초반 빗발치던 항의 전화가 후반으로 가면서 확연히 줄어들더군요. 이를 보고 시청자들의 눈에 익으면 더이상 이슈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습니다. 또 다른 에피소드가 있다면 제가 기혼여성으로서는 최초로 9시 여성 앵커로 다시 캐스팅됐고, 이후 임신 9개월까지 뉴스를 진행했다는 겁니다. 그때는 이것이 방송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라 불렸었던 게 기억이 남네요.


Q. 어떤 계기로 아나운서라는 꿈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화에서 첫 번째로 시행했던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해 미국의 Thiel College에서 1년간 생활했는데요. 전공은 교육학이지만 미국에서는 심리학 공부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돌아온 후에도 계속 심리학 공부가 하고 싶어 유학을 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 때문에 우선 돈을 벌고 대학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유학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원했던 곳들 중 하나가 KBS였습니다. 그때 MBC 아나운서였던 언니의 영향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공채로 아나운서가 되었고, 사내 오디션에 뽑힌 후 <9시 뉴스>까지 진행하면서 방송에 빠져들게 되었어요. 유학을 가겠다는 꿈을 잠시 잊어버렸을 정도로 방송 일이 재밌었어요.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원래의 목표를 떠올렸지만 이미 너무 늦은 후였고, 저에게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잘 맞아서 큰 후회는 없습니다.


Q. 대학시절 동문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동아리 활동도 많이 하지 않았고, 주로 과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던 학생이었어요. 그런 학부생 시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위에서도 언급한 내용인데 '이화여대 제1회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에 다녀왔던 겁니다. 당시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로망이 굉장히 컸어요. 그래서 교환학생 모집 공고를 보자마자 교환학생을 목표로 영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낯선 환경에 선뜻 뛰어든 걸 보면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교환학생 당시 학교의 Choir에 들어가서 노래했던 경험이 일종의 발성 연습이 되어서 지금 아나운서 생활을 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도 해서 더 기억에 남네요. 교환학생을 준비하고, 실제로 미국에서 생활하고 오는 기간만 2년 정도였으니 학부생 시절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교환학생 경험이 연상됩니다.


Q. 동문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화 DNA는 무엇인가요? 이화의 교육, 정신, 가치관이 동문님께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요?

이화가 제게 안겨준 것들이 참 많아요. 이화에서의 시간은 모두 도전의 시간이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우리 학교 최초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됐었는데요. 1년간 낯선 환경에서 스스로를 단련하고 여러 난관들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겪을 수 있었어요. 그로 인해 얻은 의지력과 자신감은 KBS 아나운서 합격으로 이어졌고, 지금까지의 삶에 가장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학교로부터 받은 고마움을 갚기 위해 이화의 끈을 이어가는 것은 제 삶의 중요한 모토가 되었어요. 그래서 현재 본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의 겸임 교수로서 사회에서 얻은 전문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화언론인클럽 의 회장으로서 이화와 언론 현장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후배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언론인의 꿈을 실현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합니다. 

이화와 저의 인생은 운명의 사슬처럼 이어져 있는 것 같아요. 어머니는 생물교육학과 57학번, 언니는 시청각교육과 81학번, 저는 교육학과 83학번, 그리고 제 두 딸들은 체육과학부 14학번,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18학번으로 진학하며 3대 5명의 이화인이라는 영광을 갖게 되었거든요. 저희 모두 이화의 명예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려 합니다. 언제나 그래왔듯, 이화는 저에게도, 제 딸들에게도 변함없이 든든한 언덕이 되어줄 것 같네요. 


Q. 아나운서, 즉 언론인이 되려면 어떤 역량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요즘은 정보의 홍수 속에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이에요. 그럴 때일수록 진위를 가릴 진실에 입각한 언론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속보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뉴스를 신념으로 삼는 사람이 언론인이 되어야 하겠죠. 특히 아나운서는 방송에서 인성이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시선과 심성이 요구됩니다. 또한 시청자들에게 뉴스와 정보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발음과 발성 연습, 본인의 건강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이화의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의 겸임 교수를 맡으면서 학생들을 많이 만나는데 하나같이 모두 능력 있는 후배들이에요. 그런 후배들을 보며 드는 생각은 성실하게 준비하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겁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해도 '성실함'의 가치는 영원해요. 그러니 무엇에 몰입하든지 포기하지 말고 한번 해보길 바랍니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단순히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걸 넘어서서 더는 못할 때까지, 죽을 각오를 하고 도전해보세요. 그런 경험을 해본 사람이 유형, 무형의 자산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큰 성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 경험이 다른 일을 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인생을 100m 경주라고 하면 여러분은 아직 5분의 1 정도밖에 오지 않았죠. 아직 다 똑같은 출발선에 있는 셈이에요. 그러니까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보다는 무엇을 하면서 달리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건강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거예요. 취미로 할 수 있는 스포츠를 하나씩 만들어서 열심히 운동하는 것을 추천해요.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도 있잖아요? 젊을 때부터 건강 관리를 하셨으면 좋겠어요.




방송 일에 대한 넘치는 열정과 애정으로 오랜 시간 아나운서로 활약 중이신 이규원 동문님과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언론인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정보를 비롯해 인생에 대한 조언도 함께 들려주셨는데요. 각자 하고 싶은 일에 열심히 도전 중인 이화인 여러분들을 저희 이화투데이가 응원합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1기 황정인, 12기 양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