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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삼성전자 사회공헌단 이희경 동문 인터뷰

  • 등록일2020.05.20
  • 4925

오늘 이화투데이는 #삼성전자 사회공헌단 이희경 동문(경영·08년졸)을 만나보았습니다. 기업의 성장과 발전이 사회나 국가 전체의 경제 구조를 바꾸고 규모를 조정할 수 있을 만큼 파급력이 커지고, 환경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사회공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데요. 2015년 UN이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로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발표하며 기업의 사회 공헌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국을 넘어 세계의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삼성전자 사회공헌단 이희경 동문과 인터뷰, 지금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동문님! 이화인들에게 자기소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회공헌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희경입니다. 2008년 #경영학과 를 졸업하고 그 해 바로 생활가전사업부 해외마케팅 부서로 입사했습니다. 2014년까지 해외 영업 지원과 마케팅 기획 업무를 하다가 2015년에 경영지원실로 이동하여 대외 업무를 거쳐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사회공헌단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Q. 경영지원실의 사회공헌단이라는 직무가 익숙하지 않게 느껴지는데 동문님이 맡고 계신 직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까요?

먼저 '경영지원'에 대해 쉽게 설명 드리자면 회사의 살림을 담당하는 곳이라 보시면 됩니다. 삼성전자의 경영지원실 안에는 인사, 재무, 지원, 홍보 등의 업무가 존재하고, 사회 공헌은 최근에 외부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사업입니다. 사회 공헌 업무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활동 외에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 취약층을 돕는 등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의 구성원들과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 일을 합니다. 삼성전자에서 사회공헌 전담조직이 설립된 해는 1995년으로 꽤 오래 활동을 해왔지만 주목을 받게 된 건 비교적 최근입니다. 단순히 브랜드의 제품만 보는 게 아니라 회사의 사회적 가치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즘 지원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 제가 주요하게 담당하고 있는 사업은 교육 분야인데요. 삼성전자는 변하지 않는 핵심 가치인 ‘인재제일’을 뿌리에 두고, 2019년부터 청소년들의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학생과 함께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드림클래스’, 소프트웨어 인재 배양을 위한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디지털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스마트 스쿨’ 등을 통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Q. 어떻게 현재의 일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그리고 많은 회사들 중 특별히 삼성전자를 택하신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제 경우는 회사의 글로벌 입지를 중점적으로 봤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우리나라는 좁기 때문에 그 안에서만 기업 활동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글로벌 입지가 높을수록 직원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고 느꼈죠. 한국은 수출의 비중이 높은 나라이기에 해외에서도 기업활동을 활발히하는 회사를 찾고 싶었고, 그리고 회사 브랜드의 최종 접점인 '소비자 인지도'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직무에 관해 말씀드리자면, 학부 시절 경영학을 전공하면서부터 마케팅 쪽 진로를 꿈꿨었습니다. 마케팅이라는 게 제품을 개발하는 그 순간부터 고객의 손에 제품이 들어갈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말합니다. 상품 기획이나 광고 등에 개입해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이쪽 업무를 택하는 데에 크게 작용했습니다.

사회공헌은 어릴 때부터 관심이 있던 분야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경제적으로 자립하게 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아동 후원을 하고 있고요. 언젠가는 꼭 전문적으로 해보고 싶은 업무였는데, 몇 해 전부터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브랜드를 사회적 가치와 연계하는 것을 보고 기존에 해왔던 해외 마케팅 역량과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지원하였습니다.


Q. 회사 생활을 하시면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셨을 것 같은데 특히 기억에 남는 기획 또는 프로젝트에는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저희는 사업을 주도해서 기획을 할 때 대상 설정부터 제공할 교육 과정과 관리 방안까지 고민을 합니다. 똑같은 프로그램이라도 매년 같은 방식으로 진행을 할 수는 없으니까 계속 개선 방향을 생각해야 하고요. 예를 들면, 현재까지는 학생들에게 코딩 교육만을 제공을 했는데, 이제는 스스로의 사회 기여에 대한 자신감을 배양해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강점을 인지하고, 창의적이고 비판적 사고를 하는 인재 발굴을 위한 교육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삼성 솔브 포 투모로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회 인재를 개발하고 솔루션을 찾는 프로그램입니다. 8개월 과정이 끝났을 때 사회 문제를 그저 지나치지 않고 본인만의 뚜렷한 문제의식을 갖는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요즘은 학교도 점수에 맞춰서 가고, 문제 상황 속에서도 오피니언 리더에 편승해 가는 경우가 많아 그런 것들을 좀 지양해 주고 싶어요.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입시 위주의 교육이 주가 되는 편이기 때문에 창의적 사고를 할 시간과 기회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 기회를 최전방에 있는 기업들이 제공하는 방향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 삼성 솔브 포 투모로우 (출처 : 삼성전자 사회공헌 웹사이트)


Q. 근무하면서 어려웠던 일이나 힘들었던 점이 있으신가요?

가장 힘들었던 때는 23살에 처음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고 6개월쯤 되었을 때입니다. 해외 영업직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담당하는 해외 국가에서 일정한 목표 매출을 달성해야 했습니다. 첫 해외출장 때 6일 동안 세 국가를 돌 만큼 일정이 매우 타이트했어요. 강도 높은 일정 소화보다도 어려웠던 것은 현지 거래처가 우리의 신제품을 매장에 판매하도록 논리를 가지고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설득에 실패하고 본사에 보고할 생각을 하니 스트레스도 꽤 많이 받았고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런 경험들이 전부 축적이 되어서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는거 같아요. 정체 모를 거래상에게 가격 설명해 주고 협의하고 제품 디스플레이 확인까지 하면 제품이 거의 제 자식같이 느껴지거든요. (웃음) 책임감을 가지고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해 노력하면 그게 전부 내공으로 쌓이게 됩니다.


Q. 해외 영업을 담당하시면서 혹시 언어적인 어려움도 있으셨나요? 

어릴 때 해외 거주 경험이 있어서 다행히 영어를 구사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영어를 함에도 불구하고 느꼈던 언어적 난관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의사소통에 문제를 일으킬 때였어요. 말을 빠르게 하거나 돌려 말하거나 하는 식으로요.

처음에는 사실 너무 부담되고 그만 두고 싶을 때도 많았어요. 그런데 바꿔 생각해보면 그 쪽도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가기 위한 선택이었겠죠. 해결하고 싶다면 방법은 두 가지에요. 저도 그만큼 언어를 잘 구사하거나, 언어를 사용하지 않거나.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최대한 숫자로 소통하는 방법이 있죠. 도움은 되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저는 중요한 회의 때는 미리 나올 수 있는 질문들을 속으로 생각해보고 그에 대한 답을 시나리오처럼 영문으로 정리했어요. 이게 습관이 되어서 회사 생활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Q. 경영학부에서 수강한 수업들 중 실질적으로 회사 생활에서 도움이 된 수업들이 있었나요?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느낀 건 경영학과의 마케팅 수업이었습니다. 마케팅 수업은 거의 대부분 케이스스터디 후에 이를 프로젝트로 발표하는 수업인데, 저는 일부러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들었습니다. 한국어 수업도 있었고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도 있었는데 일부러 영어강의를 것이 지금 생각해도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 들어가면 발표를 잘 하는 것이 큰 메리트이고, 특히 영어 발표를 잘할 수 있다는 건 더 큰 메리트이거든요. 저는 수업에서 연습했던 것이 실제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 베트남어 등 제2외국어를 잘 하는 것도 상당한 강점이 됩니다.


Q. 학과 이외에 기억에 남는 활동이나 수업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 전공인 경영학 외에 경제학을 부전공했습니다. 그때 배운 경제학의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일상생활에 기초 소양이 되었습니다. 대외활동으로는 경제 스터디를 했는데 Financial Times의 경제 기사를 읽고 분석하여 영어로 토론하는 스터디였어요. 그때 경제 신문을 읽는 습관을 들인 것은 취업 준비, 특히 면접 때 그리고 나중에 회사 생활을 할 때도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Q. 동문님과 같은 직군의 진로를 꿈꾸는 많은 후배 벗들이 있습니다. 현직자로서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회사마다 각기 다른 인재상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곧 그 회사의 문화와 연결됩니다. 그렇기에 가고자 하는 회사의 인재상에 본인의 성향이 부합하는지 확인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구글이 보다 창의적인 사람을 원한다면 삼성은 기획력을 가지고 끈기와 책임감 있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수 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갖춰진 시스템 안에서 일할때 성과가 높은사람이 있고, 보다 제약이 없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더 큰 부가가치를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본인이 어떤 기업 문화와 분위기에서 더 잘 활약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하나는 '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몰입해 본 경험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얕게 굉장히 많은 스펙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들을 자신의 경험 이상으로 부풀려서 말하는 건 면접을 해보면 다 드러납니다. 그것보다는 ‘깊은 애정을 가지고 한 분야에 몰입해보았더니 어떤 문제 상황에 봉착했고, 그 과정을 이런 노력을 통해 해결해 보았다. 그 결과 이러한 결과물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와 같은 경험이 훨씬 중요하고 의미가 있습니다. 몰입하는 분야가 꼭 지원하는 직무와 연관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사실 회사는 학생들에게 직무에 있어 큰 전문성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내가 어떤 어려운 상황을 직면했을 때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잘 개척해 나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동문님이 생각하시는 이화 DNA는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이화인들은 다 끈기가 강합니다. 이화인들 모두 열심히 하다 보니 학점 따기도 어려워서인지, 자연스럽게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는 것 같습니다. 졸업하고 취직을 해서도 그게 연장이 되어 발현하는 거죠. 사회에서 보면 다른 사람들이 이대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들이 있는데, 이화인들은 그걸 깨부수고 내가 경쟁력 있고 버틸 수 있다는 걸 다들 부단히 노력해 보여주려고 합니다. (웃음) 제 경우 입사 직전에 영화 <타짜>가 개봉을 해서 ‘이대 나온 여자’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는데요. 그분들은 별 의미 없이 그냥 하시는 말씀일 테지만 제 스스로는 ‘혹시 내가 어려운 일을 마다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 잘 하려고 나름대로 굉장히 노력했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향후 커리어와 관련해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진행하고 있는 삼성의 사회 공헌 활동들이 더 잘 알려져서 보다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유도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우리 회사가 이런 사회 공헌을 하고 있다고 홍보하기보단 외부 사람들의 참여와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방향으로 사회 공헌 활동들이 알려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이화인들이 진출하기를 꿈꾸는 삼성 그리고 삼성의 핵심 모토인 ‘인재제일’을 직접 실현하는 사회공헌단에 대해 이희경 동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조금 생소한 직무인 만큼 이화인들이 보다 다양한 직무 및 분야로 진로를 설계하고 꿈을 펼쳐나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1기 전민경, 12기 김소연